메뉴 건너뛰기

close

1일 열린 아이케이입주저지 대책위 결의대회
▲ 건설폐기물 저지 주민대책위 주민 대표 1일 열린 아이케이입주저지 대책위 결의대회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기존 채석장 부지에 건설폐기물 처리 공장의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케이에 대한 정미면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지역인 봉생리 주민들은 지난 7월 6일 충남민중대회에 참석해 봉생리와 거의 유사한 상황에서 투쟁하고 있는 청양 강정리 주민들을 만난 바 있다. 최근 정미면 전체를 아우르는 확대 대책위를 구성한 후 처음 열린 이번 결의대회에는 아흔이 넘는 어르신이 직접 참여하고, 주민대표단이 삭발까지 하면서 건설폐기물 정미면 입주에 대한 정미주민들의 극렬한 반발을 보여줬다.

'아이케이 건설폐기물업체 입주 저지 결의대회'는 지난 9월 1일 당진시의회동 아래 공원에서 열렸다. '아이케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입주 저지 정미면 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원석·이열용, 이하 아이케이 대책위)가 준비한 이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000명(경찰 추산 500~600명) 정도가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경찰 측은 "인구가 많지 않은 정미면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미면 주민들
▲ 건폐시설 저지 결의대회 정미면 주민들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이 날 집회를 준비한 아이케이대책위 관계자와 당진환경운동연합뿐만 아니라 당진시의회 이종윤 시의장, 홍기후, 김기재, 편명희 의원 등이 참석해 지지와 연대 발언을 이어갈 정도로 당진시의회 차원에서도 정미면민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이원석 공동위원장은 "정미에는 신당진변전소, 송전철탑, 대규모 축사 등 주민의 재산권뿐만 아니라 건강권을 위협하는 유해시설이 가득하다.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이유로 정미면민들은 참고만 살아왔다. 하지만 더 이상 참고만 살수는 없다. 아이케이는 당장 사업계획서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날 집회 중간에 김홍장 당진시장이 예정에 없이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김홍장 시장은 "주민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 예전에는 내가 여러분들과 같은 입장에 있었다. 당진의 환경권을 지키기 위해 당진시 역시 노력하고 있다. 주민 여러분들의 우려를 숙고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당진시장의 발언에 대체로 차분하게 반응했다.

그늘로 가시라는 권유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어르신. 지난 7월 시장 면담시에도 직접 참여해  “평생을 봉생리에서 살아왔다. 그간 석산개발과 아스콘 생산 시설 등으로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았다. 나야 얼마 살지 못하겠지만 동네 주민과 후손들을 위해서 시장을 만나러 나왔다”고 말하신 바 있다.
▲ 결의대회 참가하신 박상금(94) 어르신 그늘로 가시라는 권유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어르신. 지난 7월 시장 면담시에도 직접 참여해 “평생을 봉생리에서 살아왔다. 그간 석산개발과 아스콘 생산 시설 등으로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았다. 나야 얼마 살지 못하겠지만 동네 주민과 후손들을 위해서 시장을 만나러 나왔다”고 말하신 바 있다.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이 날 집회의 절정은 상징의식으로 행한 삭발식이었다. 정미면민들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행한 삭발식에는 이열용 공동위원장, 구본갑 대책위원, 이능용 봉생리대책위원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삭발을 한 후 아이케이 때문에 발생한 피해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약속했다.

이 후 이열용 투쟁위원장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에서 주민들은 아이케이에 대해서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 입주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당진시는 건설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인허가를 불허하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치고 아이케이 대책위 대표단이 당진시장과의 면담을 진행하는 동안 주민들은 당진시청 주위를 인도를 따라 돌며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건폐시설 저지 대책위 간부들이 삭발을 감행해 의지를 보여줬다.
▲ 대책위 대표단의 삭발장면 건폐시설 저지 대책위 간부들이 삭발을 감행해 의지를 보여줬다.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국장은 "충남에는 이와 오랜 기간 석산 개발을 해 온 업체들이 채산성이 악화되자 그 장소에 건설폐기물 처리 업체를 하려고 시도하는 경우 때문에 주민들과 갈등을 벌이는 곳이 많다. 길게는 수십 년을 참아 온 주민들이 더 이상은 피해를 볼 수 없다는 분노가 터져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건설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더 이상 주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 보다는 산업단지에 입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건설폐기물 저지를 위해 정미면 주민들이 94살의 어르신까지 뜨거운 맨바닥에 앉아 투쟁에 나서고 있을 정도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대책위 간부들이 삭발까지 하면서 아이케이의 건설폐기물 시설 입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태그:#(주)아이케이, #건설폐기물업체, #당진시 정미면 봉생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본인이 일하고 있는 충남 예산의 지역신문인 <무한정보>에 게재된 기사를 전국의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픈 생각에서 가입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