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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5년형을 선고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5년형을 선고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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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재벌의 뻔한 수법인 '나는 몰랐다'는 통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삼성뇌물' 사건의 지시자로 지목하고 징역 5년형을 내렸다. 이렇게 삼성의 '이재용 구하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삼성뇌물죄' 재판을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결론냈다. 우선 이 사건에서 삼성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진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최고 현안인 상황이었다. 이를 인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지원을 요청했고, 이 부회장은 승계 작업에서의 도움을 기대하고 거액을 건넸다. 이렇게 넘어간 돈은 약 89억 원이다. 이 중 64억여 원은 회삿돈을 횡령한 액수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왜 실패했나

지난 4월부터 50여 차례 진행된 공판에서 삼성은 '이재용은 몰랐다'는 입장이었다. 이 부회장도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서 최순실과 정유라의 존재를 몰랐고, 뇌물로 판명 난 승마 지원도 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최후진술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서 판단력이 흐려진 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며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특검을 이를 교통사고에서의 '운전자 바꿔치기'라고 비판했었다.(관련기사: 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이재용은 정말 몰랐나)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수상한 지원'이 2014년 9월 15일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의 단독 면담 이후 시작됐다는 게 첫 번째 근거다. 지원이 이뤄지는 기간 이 부회장은 최지성 실장 등 다른 피고인들에게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고 진행상황을 챙겼는데, 재판부는 이를 포괄적 지시라고 봤다. 그저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만 했을 뿐이라는 이 부회장의 주장은 기각됐다.

1심 선고 받은 삼성 전 임원들 25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왼쪽부터)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은 징역 4년형을 받고 법정구속되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 1심 선고 받은 삼성 전 임원들 25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왼쪽부터)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은 징역 4년형을 받고 법정구속되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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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관계자들이 말을 바꾼 점도 한 요소로 작용했다. 장충기 전 차장은 "2016년 2월 15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한 뒤 최지성 전 실장을 불러 청와대가 준 것이라며 (영재스포츠센터 자료를) 건넸다"고 했다가 후에 법정에서 "자료를 제가 받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진술의 신빙성을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할 수 없다"며 영재센터 지원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고 결론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이 이 모든 과정의 최대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법정에서 "진정한 경영권 승계는 지분 확보가 아니라 경영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했다.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이 허구라는 뜻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성에서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있었고, 실제로도 이 부회장이 직간접적 이득을 봤다고 했다.

설령 이 부회장이 이 과정을 몰랐다고 해도 이런 항변은 법원에서 잘 통하지 않는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07년 '정몽구 회장 유상증자 사건'에서 정 회장이 구체적인 행위를 지시·승인하지 않았더라도 그 행위의 실질적 취득자라면 고의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다만 법원은 이재용 부회장 등 피고인들이 '승계작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청탁을 하고 뇌물을 공여하진 않았다고 봤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 측에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요구를 했고, 이 부회장은 도움을 기대하며 수동적으로 응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승계작업은 이 부회장의 계열사 지배력 확보를 위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삼성그룹과 각 계열사 이익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어, 이를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재판부는 뇌물사건의 '지시자'인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 달라'던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은 각각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짙은 구름 속 삼성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 전 임원 등 5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그룹 서초사옥의 모습. 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 전 임원 등 5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그룹 서초사옥의 모습.
▲ 짙은 구름 속 삼성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 전 임원 등 5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그룹 서초사옥의 모습. 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 전 임원 등 5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그룹 서초사옥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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