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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예정지 토지매매계약 여부 시점이 임박하자, 인천대책위원회 상인들은 지난 1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의 재검토와 신세계의 자진 철회를 촉구했다.
▲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예정지 토지매매계약 여부 시점이 임박하자, 인천대책위원회 상인들은 지난 1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의 재검토와 신세계의 자진 철회를 촉구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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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책위, '부천시 재검토와 신세계 자진 철회' 촉구

부천시와 신세계가 8월 말까지 연기한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토지매매계약 체결 여부 결정이 임박하면서 '부천·삼산동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인천대책위원회(아래 인천대책위)'와 부평구가 더욱 분주해졌다.

특히, 부천시와 신세계가 '인접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국회 처리가 늦어지는 틈을 타 8월 말 이전에 토지매매계약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자, 인천 상인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부천시와 신세계는 지난 3월 복합쇼핑몰 조성을 위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려했다. 하지만 인천대책위가 부천시청 앞 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지난 5월 계약 체결 여부 시점을 8월로 연기했다.

그 사이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7월 11일 발표한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시와 유사한 수원시 사례의 경우 롯데복합쇼핑몰이 진출한 지 3년이 지나 매출액과 고객 수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쇼핑몰 진출 이후 점포 경영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74.6%를 기록했고, 월 매출액은 진출 전보다 29.1%, 하루 평균 고객 수는 38.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류·패션잡화·화장품' 업종의 경우, 3년차 매출 감소율 36.6%, 고객 감소율 48.6%로 조사됐다. 이는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시 반경 2km 안에 해당하는 부평역 일대 지하도 상가와 지상 상점가에 형성된 의류·패션·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음을 방증했다.

이에 시민단체와 상인단체가 구성한 인천대책위는 지난 1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만수 부천시장은 같은 당 대통령 정책에 반하는 복합쇼핑몰 유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신세계는 출점을 자진 철회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의당 인천시당 또한 같은 날 "부천시장은 자신이 속한 민주당이 20대 총선과 19대 대선 때 복합쇼핑몰 규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천시의 재검토와 신세계의 철회를 촉구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 "사안 커, 정부가 중재해 달라"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대규모 점포 입점 시 '인접 지자체와 협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가 늦춰진 상태에서 부천시와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홍 구청장은 "부천시와 신세계가 '부평 소상공인들과 대화 노력'을 약속해 놓고도, 주민들을 통해 부천 상동 백화점 건립 요청 간담회를 여는 등, 민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건은 대기업과 영세상인, 관련 지자체가 알아서 처리하기엔 이제 너무 큰 사안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고 나서 사업을 추진하든, 법 개정 이전에 5자(=부천시·부평구·계양구·인천대책위·신세계) 상생 협의 테이블에서 결정해 추진하든, 아니면 정부의 7.16 소상공인 지원대책 중 3단계 입지 규제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추진하든, 정부가 경제정의를 실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사진 우측)은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정부 중재’를 요청하기에 앞서 지난 14일 부평깡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민관대책협의회를 진행했다.
▲ 부평구 홍미영 부평구청장(사진 우측)은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정부 중재’를 요청하기에 앞서 지난 14일 부평깡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민관대책협의회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 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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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허탈해하자, 유정복 시장 "조금만 지켜봐 달라"

인천 상인들이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을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지난 18일 그동안 보류했던 청라신세계복합쇼핑몰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그러자, 인천대책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시는 '법률상 더 이상 건축허가를 보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상인들은 그동안 시가 상인들과 함께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반대했다는 점에서 더욱 허탈해했다.

상인들이 허탈해하자, 유정복 시장은 지난 21일 인천대책위와의 간담회에서 "청라복합쇼핑몰 건축허가로 인한 우려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 뒤 "시는 골목상권 피해를 막기 위해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만 지켜봐 달라"며 복합쇼핑몰 입점 반대 의견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인천대책위 관계자는 "건축허가 전까지 시가 입점 반대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인천대책위와 공조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건축허가는 행정소송까지 불사하며 반대했던 다른 지자체 사례에 비춰 깊은 유감이다"라며 "유정복 시장은 인천대책위에 한 입점 반대 약속을 철저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천시장, 청라 건축허가 승인한 유정복 시장 규탄

김만수 부천시장은 인천시의 청라신세계복합쇼핑몰 건축허가를 두고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괴상한 행정'이라는 글을 올려 "지난 18일 인천시는 청라신세계스타필드 건축허가를 기습적으로 내주면서 소가 웃을 이유를 들어 나를 아연실색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천시는 청라스타필드는 되고 부천신세계는 안 된다고 하면서 두 가지 이유를 댔다"라며 "청라는 신속한 입점을 원하는 주민 민원을 고려해서 허가했다? 그럼 부천시도 부천시민이 찬성하고 민원 내니 추진하는 게 당연하고 인천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부평 상인들도 부평구청장도 당연 청라스타필드를 반대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라고 쓴 소리를 했다.

이어서 "청라는 상업진흥구역이고 부천은 상업보호구역이라 인천은 되지만 부천은 반대한다? 참으로 대단한 인천시다"라며 "상업보호구역은 해당 지자체가 주민의견을 들어 시의회에서 조례 제정으로 정하는 거다. 도대체 경우도 없고 사실도 아닌 일을 거짓말로 꾸미는 인천시 행정을 개탄하며, 이에 대한 인천시장의 공식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낼 것이고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해 (부천)시민의 의견을 듣겠다"라고 밝혔다.

그 다음날인 22일 부천신세계쇼핑몰 입점을 찬성하는 부천시의원들이 부평구를 항의 방문했다. 부천시의원들은 부평구 청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며 홍미영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세계, '의견수렴 5자 협의' 제안했지만 '빈손'

한편, 입점 반대 여론이 있는 만큼 의견 수렴을 위해 토지매매계약 체결 연기를 요청했던 신세계는 지난 18일 '의견 수렴을 위해 5자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니 참석해 달라'고 인천대책위에 요청했다.

하지만 인천대책위는 22일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천대책위는 "우리는 이미 상반기에 '5자 협의회에 김만수 부천시장이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면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불참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철 인천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대규모 점포의 입지와 영업규제 강화를 위한 7.16대책을 발표했고, 7월 19일에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골목상권 보호와 적합 업종 법제화, 복합쇼핑몰 입지·영업 제한을 명시했다"며 "이제 정부가 복합쇼핑몰 출점 실태를 조사하고, 입지 규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법 개정 전이라도 출점 가이드라인을 권고하고, 정부 차원의 '대기업·중소상인 상생협약' 중재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신세계는 여태 가만있다가 이제와 의견 수렴한다면 빈축이다. 신세계는 인천대책위의 의견을 수렴해 입점을 자진 철회해야 한다. 아울러 신세계가 입점을 철회하면, 부천시는 정부정책 변화에 맞춰 도시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천시, #인천시, #부평구,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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