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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4일 오후 8시 42분]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불통 상징'인 경남도청 정문 쪽 대형화분이 치워진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어져 있던 '채무제로 기념식수'인 주목을 덮고 있던 차양막도 걷어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의 김영만 상임의장을 비롯한 대표자들은 24일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을 만나 자리에서 '홍준표 적폐청산'을 요구했다. 그러자, 경남도가 이날 당장 일부 조치를 취했다.

홍 전 지사가 남긴 대표적인 '상징물 적폐'는 3가지다. 경남도청 정문에 놓여 있었던 '대형화분'과 정문 화단에 심어져 있던 '채무제로 기념식수', 그리고 구호인 '당당한 경남시대'가 가장 우선적으로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불통 상징' 도청 정문 앞 대형화분 치워

경남도청 정문 앞이 100여개의 대형화분으로 꽉 차 있다.
 경남도청 정문 앞이 100여개의 대형화분으로 꽉 차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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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 대형화분을 없애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4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 대형화분을 없애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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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 놓여 있던 대형화분을 없애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4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 놓여 있던 대형화분을 없애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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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앞에 놓여 있던 대형화분들이 없어진다. 경남도와 창원시농업기술센터는 이날 오후 화분에 심어져 있던 꽃을 모두 뽑아냈다. 이곳에는 대형화분 100여개가 놓여 있는데, 농업기술센터는 25일 오전 차량을 이용해 대형화분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전에는 이곳에 대형화분 몇 개가 있을 뿐이었다. 도청 정문 앞에 화분이 빼곡히 들어선 것은 2014년부터였다. 2012년 12월 19일 홍준표 전 지사가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이곳은 원래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거나 1인시위를 벌이던 장소였다. 때로는 농민들이 이곳에서 나락적재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곳에 대형화분이 들어서면서 시민사회단체나 정당들은 화분 앞 건널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야 했다. 그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았다. 그리고 농민단체들은 지난해 가을 경남도청 정문 옆 인도 쪽에서 나락적재 투쟁을 벌여야 했다.

그후 이곳 대형화분은 '불통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김영만 상임의장은 "대형화분은 불통의 상징이었다. 본래 그곳은 넓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신임 행정부지사한테 그것부터 치워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한경호 권한대행은 "도청에 들어오면서 봤다. 꽃이 놓여 있어 보기 좋게 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기자회견을 연다면 교통사고 위험도 있겠다"면서 "도민들이 그 정도로 그 자리에서 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도청 정문 앞 화분은 어떻게든 처리할 것으로 보였다. 오늘 당장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다"고 말했다.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 덮은 차양막부터 걷어내

경남도청 정문 화단 맨 앞에, 홍준표 전 지사 때인 2016년 6월 1일 심은 '채무제로 기념식수'가 되어 있다. 처음에는 사과나무를 심었는데 고사위기에 놓여 주목으로 바꿨다가 또 고사위기에 놓이면서 다른 나무로 바꿔놓았고, 지금은 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 맨 앞에, 홍준표 전 지사 때인 2016년 6월 1일 심은 '채무제로 기념식수'가 되어 있다. 처음에는 사과나무를 심었는데 고사위기에 놓여 주목으로 바꿨다가 또 고사위기에 놓이면서 다른 나무로 바꿔놓았고, 지금은 햇볕을 가리기 위한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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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쪽 화단이다. 맨 앞에 홍준표 전 경남지사 때인 2016년 6월 1일 세워진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나무가 조형물인 '낙도의 탑'을 가리고 있다.
 경남도청 정문 쪽 화단이다. 맨 앞에 홍준표 전 경남지사 때인 2016년 6월 1일 세워진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나무가 조형물인 '낙도의 탑'을 가리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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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무 화단에 심어져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위에 설치되어 있던 차양막이 24일 오후 치워졌다.
 경남도청 정무 화단에 심어져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위에 설치되어 있던 차양막이 24일 오후 치워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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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016년 6월 1일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채무제로 기념식수'를 했다. 처음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놓았고, 표지석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지난해 사과나무를 심어 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해졌다. 그래서 경남도는 사과나무를 경남산림연구원으로 옮겨 심고, 그 자리에 주목을 심었다. 바꿔 심은 주목이 다시 고사 위기에 놓이자 경남도는 다른 주목으로 바꿔 심었다. 그렇게 하고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주목 위에 차양막을 설치해 놓았다.

경남운동본부는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심을 것을 요구했다. 김영만 의장은 "홍 전 지사는 도청에 들어가면 맨 먼저 볼 수 있는 곳에 기념식수를 해놓았다"며 "그 자리는 기념식수를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다른 곳으로 나무를 옮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기념식수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논의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우선 이날 오후 나무 위에 설치되어 있는 차양막을 걷어냈다.

주목이 '낙도의 탑' 조형물을 가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조경전문가들은 조형물 앞에 나무를 심어 가리면 안 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당당한 경남시대' 구호는?

경남도청 중앙 현관에는 홍준표 전 지사 때 정한 구호인 '당당한 경남시대' 글자가 붙어 있다.
 경남도청 중앙 현관에는 홍준표 전 지사 때 정한 구호인 '당당한 경남시대' 글자가 붙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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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경남시대' 구호도 청산 대상이다. 홍 전 지사는 취임 이후 구호를 '당당한 경남시대'로 바꾸었고, 경남도청 현관뿐만 아니라 곳곳에 이 구호를 써 붙였다. 심지어 시민단체들이 자주 이용하는 경남도청 브리핑실 탁자에도 이 구호가 붙어 었다.

김영만 의장은 "'당당한 경남시대'라는 글자는 생각보다 많다. 그 글자를 보면 자꾸만 홍준표가 생각난다"며 "도민들 사이에서는 '황당한 경남시대'라거나 '당당한 적폐시대'라는 말로 비아냥거린다. 가능한 빨리 이 구호부터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경남도정 구호는 차기 경남지사가 취임해서 해야 할 일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일단 경남도청 브리핑실 탁자 등에 붙어 있는 '당당한 구호'는 없애기로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4월 9일 경남지사를 중도사퇴했고, 한경호 권한대행은 지난 17일 경남도 행정부지사로 부임했다.

경남운동본부 "빠른 소통과 결단에 환영"

한편, 경남도청 정문 앞 화분 철거 조치 소식에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저녁 논평을 내 "한경호 행정부지사의 빠른 소통과 결단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면담 때 요구 내용을 설명한 경남운동본부는 "면담 직후 한경호 행정부지사는 도청 앞 화분을 정리하였다"라면서 "이것은 한경호 행정부지사가 도민의 민심을 적극 듣고 그것을 도정에 반영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며 옳은 것을 행하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러한 한경호 행정부지사의 도정운영을 지지하며 도민과 도청이 소통하고 화합해 민주적 도정을 만들어 나갈 것을 희망하며 민주도정을 위해 힘을 합쳐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홍준표, #경상남도, #채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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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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