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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과의 오찬 행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맞이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14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과의 청와대 오찬 행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마주한 상황. 휠체어에 앉은 김 할머니와 눈을 마주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자세를 낮췄습니다.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문 대통령은 유독 허리를 자주 굽혔습니다. 아이와 눈을 마주치기 위함이기도 하고, 자세를 낮춰 상대편의 손을 잡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5월 9일, 당선된 날부터 그랬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선을 축하하려 모여든 사람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허리를 숙였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려 혹여나 무대 아래로 떨어질까봐 곁에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의 허리를 잡아주어야만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후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통령의 첫 휴가, 5월 21일이었죠. 경남 양산 자택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곳에는 대통령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어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아이와의 기념촬영을 위해 문 대통령은 기꺼이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였습니다. 7월 31일 여름휴가 때에도 오대산 등반 중에 만난 어린아이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자세를 낮췄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경남 양산시 매곡동 자택에 도착해 마을을 찾아온 한 어린이 손을 잡고 밝은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겨진 남방, 편한 바지, 등산화 등 집에서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나온 문 대통령 모습이 눈길을 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 이틀째인 지난 7월 31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길 등반 중 만난 어린이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아이와 만났을 때 허리를 굽힌 장면은 여러 번 포착됐죠. 7월 1일 미국 동포 간담회에서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을 때 문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환영의 꽃을 건네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있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 참석하며 어린이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자세 낮춤은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5월 21일,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시 자택 앞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개 '마루'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주인을 만난 마루는 대통령에게 배를 내맡겼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2시 45분께 경남 양산시 자택 앞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마루'를 쓰다듬고 있다. ⓒ 연합뉴스
심지어 사물에까지 허리를 굽힙니다. 문 대통령은 7월 5일 조선현종 어보, 문정왕후 어보가 대통령 전용기로 들어오자 예를 갖추어 인사를 했습니다.

미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해 함께 전용기편으로 들어온 조선현종어보, 문정왕후 어보를 보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 대통령이기에 만나는 사람은 본인보다 직급이 낮겠지요. 그래서인지 공직자를 만날 때 문 대통령은 허리 숙이기 경쟁을 하는 듯합니다. 더 낮게 숙이기 위해서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5월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총리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이낙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장, 도지사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
위로를 위한 허리 굽힘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을 마치고 나오던 길. 문 대통령은 밀양 송전탑 할머니가 바닥에 앉아 오열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대로 다가가 손을 내밉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을 마치고 나오다 밀양 송전탑과 관련된 할머니가 오열하자 다가가고 있다. ⓒ 연합뉴스
6월 15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오찬' 행사에서 국가 유공자가 대통령에게 '경례'를 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답례를 했죠. 국가 유공자가 걸어온 세월에 대한 대통령만의 예우였습니다.

국가유공자의 '경례'에 대한 대통령의 답례는?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위한 따뜻한 오찬'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경례하자 허리숙여 답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8월 8일, 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들 앞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과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드러난 이후 대통령 사과는 처음이었습니다. 6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피해자 가족이 대화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이 장면, 긴 설명이 필요없겠죠.

생후 3일 만에 아버지 잃은 김소형씨,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생후 3일 만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때 문 대통령이 한 얘기입니다. 섬김의 정치, 자세를 낮추는 데서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이쯤 되니 한 가지 걱정이 드네요. 대통령님, 허리 괜찮으시죠?
태그:#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낮은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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