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무궁화 꽃을 길거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것도 일본의 거리에서 말이다. 무궁화가 나라꽃인 한국에서 특히 서울 같은 경우에는 거리에서 무궁화를 보기가 어렵다. 대관절 이래서 무궁화가 나라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은평구 홍제천변 등을 걸어보면 새로 심은 벚나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구파발역에서 가까운 삼송농협 하나로마트 길에도 새로운 거리를 조성하면서 벚꽃만 무더기로 심었다.

기자는 지난 2주 동안 와세다대학 도서관에 가기 위해 지인 집에서 묵으면서 4개의 정거장을 걸어 다녔다. 지인 집이 있는 시미즈로부터 메구로역까지는 쇼보쇼, 모토케바죠, 오오도리신사, 곤노스케자카를 지나야 역이 나온다. 이렇게 걸으면 걸음수로는 5천보 정도이고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걷는다는 것은 몸에도 좋은 일일뿐더러 동네를 샅샅이 관찰하기에도 좋다. 그것이 이국땅이면 더욱 좋다.

 도쿄 메구로 다마대학 부설 고등학교 앞, 손바닥 만한 공간에 심은 무궁화꽃이 활짝 피었다
▲ 고등학교 앞 무궁화 도쿄 메구로 다마대학 부설 고등학교 앞, 손바닥 만한 공간에 심은 무궁화꽃이 활짝 피었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개인 사유지도 아닌 길거리 가로수를 심은 좁은 공간에 무궁화를 비롯한 각종 꽃을 가꾸는 일본인들
▲ 가로수의 무궁화 개인 사유지도 아닌 길거리 가로수를 심은 좁은 공간에 무궁화를 비롯한 각종 꽃을 가꾸는 일본인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한 회사의 손바닥 만한 정원에 활짝핀 무궁화꽃이 인상적이다.
▲ 회사 정원의 무궁화 한 회사의 손바닥 만한 정원에 활짝핀 무궁화꽃이 인상적이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한 건물 앞 화단은 그야말로 손바닥만하지만 무궁화꽃이 활짝 피었다
▲ 건물 앞 화단 한 건물 앞 화단은 그야말로 손바닥만하지만 무궁화꽃이 활짝 피었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손바닥만 한 공간만 있으면 꽃을 심는 일본인들의 습관이다. 그것도 자기 정원도 아니고 큰길가의 가로수가 있는 작은 공간을 이용해 온갖 꽃을 가꾸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더 인상적인 것은 심은 꽃 가운데 무궁화 꽃이 많다는 점이다. 누가 왜, 무궁화를 심었는지는 알아볼 길이 없지만 우리의 나라꽃이라 그런지 반갑기 짝이 없다. 말로만 무궁화 삼천리이지 대관절 한국땅 어디서 무궁화를 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가운데 오는 12일(토)부터 15일(화) 광복절까지 나흘간 서울시는 '서울로 7017 상부와 하부 만리동 광장'에 무궁화 860여 그루를 심어 "깜짝쇼"를 한다고 한다. 서울시와 우리은행이 광복 72주년을 맞아 '무궁화와 서울, 그 새로운 탄생' 을 주제로 하여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로 7017에서 '우리의 꽃, 무궁화축제'를 연다는 것이다.

오오도리신사 정거장 앞에도 무궁화꽃이 피었다
▲ 오오도리신사 앞 무궁화 오오도리신사 정거장 앞에도 무궁화꽃이 피었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무궁화꽃이 피어 있는 좁은 가로수 화단
▲ 좁은 가로수 화단의 무궁화 무궁화꽃이 피어 있는 좁은 가로수 화단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하얀 무궁화꽃도 피어있다.
▲ 하얀 무궁화 하얀 무궁화꽃도 피어있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무궁화의 변종(?)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무궁화 꽃을 가로수가 있는 좁은 땅에 심어 꽃을 즐기고 있다
▲ 무궁화의 변종 무궁화의 변종(?)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무궁화 꽃을 가로수가 있는 좁은 땅에 심어 꽃을 즐기고 있다
ⓒ 이윤옥

관련사진보기


이러한 '깜짝쇼'도 때론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무궁화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점이다. 자기 나라꽃을 자기 나라 거리에서 볼 수 없다면 그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이참에 도심에 심은 가로수로 무궁화꽃을 제안하고 싶다. 다른 지역은 둘째치고라도 서울시 곳곳에 도시정비를 하는 구간의 가로수를 유심히 보면 언제나 벚꽃 일색이다. 서울시는 각 구청별로 가로수 현황을 조사하여 새로 정비하는 구간만이라도 우리꽃 무궁화를 심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깜짝쇼는 깜짝쇼대로 하면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신한국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무궁화, #도쿄 거리, #일본의 무궁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