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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세 아이들과 해수풀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방학을 맞이했어도 큰 딸 아이는 시립도서관에 콕 박혀 있었고, 두 아들들은 지역아동센터를 안방 삼아 지내고 있었는데, 모처럼 바닷바람을 쐬러 함께 떠난 것입니다. 그것도 그 유명한 외달도 해수풀장으로 말이죠.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신진페리호를 타고 있는 아이들
▲ 외달도로 향하는 우리집 세 아이들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신진페리호를 타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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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풀장을 제쳐 놓고 굳이 외달도 해수풀장을 찾은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관광공사에서 다시 찾고 싶은 섬 30선'에 선정된 까닭이었습니다. 목포에서 서쪽으로 6km 떨어져 있는 섬이 외달도인데,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순회관광선인 '신진페리호'를 타고 달리도와 율도를 경유하면 대략 50분 정도 걸리는 섬이었습니다.

외달도를 가기 위해서 2층 저곳에서 표를 끊고, 순회관광선인 신진페리호를 타면, 출항하게 됩니다.
▲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 외달도를 가기 위해서 2층 저곳에서 표를 끊고, 순회관광선인 신진페리호를 타면, 출항하게 됩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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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리면 우리 식구들은 물론이요 함께 그 섬을 찾은 피서객들과 여행객들을 환영하는 거대한 아치형 간판이 보입니다. '사랑의 섬 외달도 해변'이라는 간판이죠. 그리고 조금 걷다보면 대합실이 보이는데, 그곳에서 왼쪽 방향을 걷다 보면 마을 입구와 함께 그 유명한 해수풀장이 있고, 대합실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보면 멋진 해변길이 놓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진페리호를 타고 가다보면 목포대교 다리 밑을 통과하게 됩니다. 저 멀리 목포 신항만이 보이는데, 바로 저기에 세월호가 놓여 있습니다.
▲ 목포대교 신진페리호를 타고 가다보면 목포대교 다리 밑을 통과하게 됩니다. 저 멀리 목포 신항만이 보이는데, 바로 저기에 세월호가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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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합실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그 길목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박석이 깔려 있었습니다. 발 지압에도 좋고, 길 옆으로는 예쁜 꽃들이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더욱이 마을 입구에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멋진 풍차집이 우뚝 서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그곳은 다름 아닌 하수처리장이었습니다.

외달도 해수풀장은 바로 그 앞에 멋지게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외달도 해수풀장은 2004년에 전국 최대 규모로 개장한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밀물은 물론이고 썰물에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바닷물을 끌어들여 조성한 802평 규모의 인공풀장이었던 것입니다. 그 해수풀장 앞으로 멋진 소나무 숲과 푸른 바다가 눈부시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와 같습니다.

라이온스클럽에서 세운 '사랑의 섬 외달도 해변' 아치형 간판. 멋지지 않나요?
▲ 사랑의 섬 외달도 해변 라이온스클럽에서 세운 '사랑의 섬 외달도 해변' 아치형 간판.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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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 아이들은 일찌감치 세 곳의 풀장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물 미끄럼틀이 있는 풀장에 몸을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미끄럼틀은 일단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듯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입장이 허용돼 마음껏 미끄럼을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30분 정도 지나고 보니, 다른 아이들까지도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외달도 해수풀장 바로 앞에 있는 하수처리장입니다. 마치 멋진 동화속 집 같지 않나요?
▲ 동화속 집 같죠? 외달도 해수풀장 바로 앞에 있는 하수처리장입니다. 마치 멋진 동화속 집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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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듯 그곳 외달도 해수풀장의 부대시설로는 물 미끄럼틀은 물론이고, 하트사진 촬영대, 비치파라솔, 목재 파고라, 대형 그늘막 등 편의시설이 대량으로 갖춰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게 있었죠. 몸을 씻을 때 느낀 것이지만, 샤워실 물은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차갑고 가장 시원한 물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 정도로 샤워실 물이 차갑고 또 풍부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씻고 난 뒤 물에 젖은 옷을 짤 수 있는 '짤순이'가 없었다는 것이죠. 그것 빼고는 너무나도 좋은 시설이었습니다.

해수풀장 입구에서 한 컷 남겼어요. 벌써부터 신이 난 얼굴과 몸짓입니다. 앞다퉈 뛰어 들어가려는 아이들을 붙잡고 기념사진 한 컷 남기려니, 그마저도 힘들었습니다.
▲ 외달도 해수풀장 해수풀장 입구에서 한 컷 남겼어요. 벌써부터 신이 난 얼굴과 몸짓입니다. 앞다퉈 뛰어 들어가려는 아이들을 붙잡고 기념사진 한 컷 남기려니, 그마저도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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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곳 해수풀장에서 기웃거리며, 물 속에서 몸짓들을 하고 있나 생각했더니, 저 멀리 물미끄럼틀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지나고 보니 어디서 그렇게 나왔을까요?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 아이들 물 속 몸짓 왜 이곳 해수풀장에서 기웃거리며, 물 속에서 몸짓들을 하고 있나 생각했더니, 저 멀리 물미끄럼틀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지나고 보니 어디서 그렇게 나왔을까요?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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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대형 비치파라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해수풀장에 이렇게 멋진 대형 그늘막이 존재하는 곳이 또 있을까요? 덕분에 아이들이 얼굴도
타지 않고 더 마음껏 아이들이 놀 수 있었습니다.
▲ 대형 비치 파라솔 그야말로 대형 비치파라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해수풀장에 이렇게 멋진 대형 그늘막이 존재하는 곳이 또 있을까요? 덕분에 아이들이 얼굴도 타지 않고 더 마음껏 아이들이 놀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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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셋이 그렇게 물속에서 즐겁게 놀고 있을 무렵, 나는 외달도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처음 대합실에서 봤던 그 왼쪽 방향의 해변길이 너무나도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던 까닭이었죠.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섬을 한 바퀴 돌아서 걷는데, 시원한 바람이 자연스레 밀려들었고, 저 멀리 '별섬(別島)'이라는 무인도도 보였습니다. 그 섬은 물이 빠지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진도 앞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을 이곳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는 뜻이겠죠. 하룻밤 묵으면 그 또한 체험할 수 있겠죠?

저 멀리 목포대교도 보입니다. 해수풀장 바로 앞에 펼쳐진 앞바다 모습입니다. 몇 개의 원두막 쉼터가 있는데, 하루 종일 쉼을 얻는데 2만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쉼을 얻고 바닷 바람도 쐬면, 뭔가 어지러운 생각들도 잘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해수풀장 앞에 보이는 고즈넉한 바다 풍경 저 멀리 목포대교도 보입니다. 해수풀장 바로 앞에 펼쳐진 앞바다 모습입니다. 몇 개의 원두막 쉼터가 있는데, 하루 종일 쉼을 얻는데 2만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쉼을 얻고 바닷 바람도 쐬면, 뭔가 어지러운 생각들도 잘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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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 사람들이 제1 해수욕장으로 부르는 곳입니다. 400미터가 넘게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데, 오늘은 입추라 그런지 해수욕장이 썰렁했습니다. 단지 세 명의 가족이 함께 유유자적 놀고 있었습니다. 저기 왼쪽으로 보이는 섬이 바로 '별섬'입니다.
▲ 제1 해수욕장 외달도 사람들이 제1 해수욕장으로 부르는 곳입니다. 400미터가 넘게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데, 오늘은 입추라 그런지 해수욕장이 썰렁했습니다. 단지 세 명의 가족이 함께 유유자적 놀고 있었습니다. 저기 왼쪽으로 보이는 섬이 바로 '별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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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위, 산책로 정상에 서 있는 '하트 모양의 포토존'입니다. 이곳에 서면 사랑하는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제 아내도 그래서 더 애틋하게 떠올랐던 것입니다.
▲ 사랑의 섬 외달도 해수욕장 위, 산책로 정상에 서 있는 '하트 모양의 포토존'입니다. 이곳에 서면 사랑하는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제 아내도 그래서 더 애틋하게 떠올랐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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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별섬을 보면서 이제 그 섬의 반을 돌았나 싶더니, 저 멀리 아담한 외달도해수욕장이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처음 봤던 그 해수풀장을 계속 가로질러 가면 그 너머에 해수욕장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곳을 보통 제1해수욕장이라고 부른다는데, 400m 규모의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절기로 이날이 입추라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가족 세 명이 유유자적 놀고 있을 뿐이었죠. 아마도 7월 말이나 8월 초순 경에는 수많은 인파가 이곳 해수욕장을 찾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곳 해수욕장 위로 저 멀리 하트 모양의 무언가가 크게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버릇이라, 기어코 그곳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그 길목에는 이미 박석을 깐 산책로가 놓여 있었고, 조금 더 올라가 보니 멋진 전망대와 함께 하트모양의 포토존이 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포토존에서 별섬을 바라다보니 더 멋지고 근사한 배경이 잡혔습니다. 그때서야 다른 곳에 가 있는 아내가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그곳 주변 광경을 살핀 후에 민박집들이 있는 곳을 가로질러, 다시금 아이들이 있는 해수풀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물속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고, 서로들 수영솜씨를 뽐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4시 50분에는 나가서 씻고, 5시에는 돌아갈 배를 탈 준비를 하자고 했는데,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10분만 더, 10분만 더, 하는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중간에 컵라면도 사 먹고 아이들에게 '생존수영법'인 배영도 가르쳐 주었는데, 아이들은 그곳에서 3시간 넘게 몸을 담그면서도 지칠 줄 몰랐던 것입니다. 올 여름철에 이곳 외달도 해수풀장을 찾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어땠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5시 20분 배를 타고 돌아오는 그 갑판 위에서, 아이들은 벌써부터 내년을 기약하고 나섰습니다. 내년에는 아침 일찍부터 와서, 더 많이 더 마음껏, 놀고 가자고 말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이미 그곳에 사람들이 살아 온 것으로 전해지는 외달도(外達島). 하지만 1700년대부터 이웃 섬 달리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는 외달도. 지금은 30여 가구에 8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그곳 외달도. 그 섬이 내게는 너무나도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섬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섬의 외곽 해변 길을 걷는데 30분이 채 안 걸렸고, 그 길목은 다정한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삼기에도 제격이었고, 더욱이 아이들이 해수풀장에서 노는데 지칠 줄 몰라 했으니 말입니다. 너무나도 앙증맞은 사랑의 섬, 외달도였습니다.


태그:#목포 외달도, #앙증맞은 섬 사랑의 섬,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해수풀장, #802평 규모의 전국 최대 인공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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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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