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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 합천자연학교어린이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 합천자연학교어린이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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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평화 메시지를 적어 놓았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평화 메시지를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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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경남 합천에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72년 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투하의 책임을 물으며 미국의 사과와 피폭자에 대한 배상 등을 촉구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사)위드아시아와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 탈핵 그리고 원폭 피해자"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열었다.

경남 합천은 원폭 피해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선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날에 맞춰 매년 '비핵평화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열린 '이야기 한마당'에서는 많은 발언이 쏟아졌다. 사회를 맡은 강제숙 한벗재단 이사는 "매년 이맘때쯤 합천에는 일본과 한국에서 평화운동 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며 "이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용복 아시아태평양생명학연구원 원장은 "합천은 우주적 생명공동체의 핵심에 있고, 합천은 히로시마의 히로시마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통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피폭자는 10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 희생과 수난의 이야기는 그 깊이와 넓이, 강도에 있어서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제 식민 지배의 억압 속에서 살던 합천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원폭 지옥의 히로시마에 가서 살게 되었다"며 "조선인으로서 히로시마에서 살던 합천 사람들은 원폭 피해로 더 억울하고 비참했다"고 했다.

그는 "히로시마는 조선인에게 노예 노역의 현장이었고, 히로시마 조선인은 인종 차별의 극치를 경험하며 살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천은 반핵, 탈핵 평화운동의 거점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며 "합천 원폭피해자 공동체는 원폭 피해의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 김봉대 한국원폭2세환우회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 김봉대 한국원폭2세환우회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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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 강대현 한국원폭2세환우회장과 강제숙 한벗재단 이사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 강대현 한국원폭2세환우회장과 강제숙 한벗재단 이사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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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현 한국원폭2세환우회장은 "정부와 국회는 원폭 피해자 2세 등 후손들의 질환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피해자 2세 등 후손들을 실태조사에 포함시키고, 그 결과에 따른 건강 등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이상 피폭의 대물림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후손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희망을 대물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재일교포들도 많이 참석했다. 재일교포 2세 최승구(72)씨는 "평화는 전쟁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동시에 차별과 억압이 없는 것이다"라며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했고, 그것으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피폭되었다.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배상 소송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반전평화단체 이또간지 활동가는 "미국은 일본에 원폭 투하했던 것에 대해 아직도 사죄하지 않고 있다"며 "몇해 전 미국인이 일본에 와서 개인적으로 사죄한 적 있다. 미국의 사죄를 이끌어 내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폭2세 환우 고 김형률씨의 아버지인 김봉대 한국원폭2세환우회 고문은 "원폭투하 72년이 되었지만 미국은 아직도 한 마디 사죄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얼마 전 대구지방법원에 미국을 상대로 배상소송이 제기되었다. 소송에서 이겨 원폭 2세, 3세 환우들도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는 '비핵평화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합천자연학교 어린이합창단과 박추자, 이정미, 이동순, 고규미 등이 무대에 올라 공연했다.

하창환 합천군수는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원폭 피해자 가운데도 합천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그것은 아픈 상처다. 숨기고만 있을 수 없다"며 "피폭자 실태를 정확히 알고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핵에서 안전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성만 합천군의회 의장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 한은정 창원시의원, 탁무권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한 일본 반전평화단체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한 일본 반전평화단체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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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한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운영이사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에 참석한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운영이사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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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합천, #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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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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