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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tcheck [논란]

한여름 찜통더위가 찾아오면 옷차림은 가벼워진다. 긴소매 옷은 일찌감치 벗어던졌고 반소매도 모자라 민소매에 핫팬츠를 입은 사람들도 거리에 넘친다.

정부에서도 옷이 짧을수록 시원하다며 노타이에 반소매 차림인 '쿨맵시'를 권장하지만 반론도 만만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여름에 반소매 셔츠보다 긴소매를 권한다. 긴소매 옷이 강한 햇볕을 가리고 땀 흡수도 잘 돼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쪽 말이 사실일까? <오마이팩트>는 "옷소매가 짧을수록 더 시원하다"는 여름 옷차림 상식을 검증했다.

쿨맵시가 체감기온 2℃ 낮춘다? 실내온도 오르면 효과 줄어

 환경부 2016년 쿨맵시 캠페인 포스터
 환경부 2016년 쿨맵시 캠페인 포스터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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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땐 긴소매, 더울 땐 반소매.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던 여름 옷차림 상식을 새삼 일깨운 건 이른바 '쿨맵시' 캠페인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2009년부터 여름마다 직장인들에게 짧은 옷차림을 권장하는 쿨맵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쿨맵시'는 2000년대 초 일본에서 시작된 '쿨비즈' 캠페인을 이어받은 것으로, 한여름에도 넥타이에 긴소매 정장을 고집하는 사무실 복장 문화를 캐주얼하게 바꿔 실내 냉방온도를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09년 쿨맵시 옷차림(노타이+반소매 셔츠)이 일반 옷차림(넥타이+긴소매 셔츠)보다 체감기온을 2℃ 정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실내온도 27℃에서 쿨맵시를 입었더니 평균 피부온도가 0.47℃ 정도 낮아져, 실내온도 25℃에서 일반 옷차림일 때와 같았다는 것이다([국립환경과학원] '제품·생활패턴별 온실가스배출량 산정 및 감축잠재량 평가' 60쪽~).

 환경부 쿨맵시 실험 자료. 여름철 실내에서 쿨맵시 복장을 착용하면 피부온도가 떨어져 실내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쿨맵시 실험 자료. 여름철 실내에서 쿨맵시 복장을 착용하면 피부온도가 떨어져 실내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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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대로라면 넥타이에 긴소매 차림보다는 노타이에 반소매 차림이 더 시원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피부온도가 낮아진 게 넥타이를 풀었기 때문인지, 반소매 때문인지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노타이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반소매 효과'를 부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박창규 건국대 섬유공학과(현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난 2008년 건강정보사이트 <코메디닷컴> 기사에서 "똑같은 면 소재의 반팔 와이셔츠와 긴팔 와이셔츠를 입으면 더 시원한 쪽은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긴팔을 입었을 때"라며 "긴팔 셔츠를 입으면 흡수한 땀을 공기 중으로 빨리 증발시키기 때문에 반팔을 입었을 때보다 더 시원해진다"고 밝혔다. 박 교수 주장은 지난 수년간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해 확산됐다('긴팔 셔츠가 반팔보다 시원?…남자도 패션을 알면 덜 덥다').

"땀 많이 흘릴 땐 긴소매 셔츠가 반소매보다 시원"

과연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일까? 박창규 교수는 지난 24일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실험 결과를 가지고 한 얘기는 아니다"라면서 "일반적으로 반소매가 긴소매보다 더 시원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긴소매 옷이 더 시원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한 말이지, 모든 상황에서 똑같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는 "옷이 땀을 흡수하면 마르면서 몸의 열을 빼앗아 가는데, 긴소매 옷이 짧은 소매보다 땀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더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 "바람이 많이 불 때 효과가 있지만 비가 내려 습도가 높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주변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땀이 많이 나고 건조한 상황에서 긴소매 옷이 반소매보다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땀의 효과'는 앞서 쿨맵시 비교 실험에서도 나타났다.

인하대 의류학과 연구팀(강누리·나영주)은 지난 2010년 6월 국립환경과학원 쿨맵시 비교 실험 결과를 분석한 논문('냉방환경에서 쿨맵시 착용에 따른 생리적 반응과 주관적 감각')에서 땀 발생량(발한량)이 피부온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시 두 옷차림 사이의 '시원함'을 비교하려고 이마와 가슴, 팔, 손등, 허벅지, 종아리, 발등 등 7가지 부위의 피부온도를 측정했다. 실내온도가 낮을수록 피부온도가 떨어지는 '쿨맵시 효과'가 컸는데, 실내온도 27℃에서는 팔과 손등 정도를 제외하면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마 부위는 오히려 쿨맵시를 입었을 때 평균 피부온도가 더 높아졌다.

연구팀은 "일반복장에서 발한(땀)이 많이 분비되어 오히려 피부온도를 낮추었기 때문"이라면서도 "발생한 열과 땀은 개폐구 및 직물을 통해 체외로 발산되지 않을 경우, 체내에 정체되어 체온이 상승하게 되며 불쾌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두 복장 사이에 체온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실험 대상자들은 같은 실내온도에서 쿨맵시 복장이 더 시원하고 쾌적하다고 느꼈다.

온도 높을수록 커지는 '땀의 효과'... "땀 흘리는 게 더위 적응에 유리"

우리 몸은 주변 온도가 올라가면 체온을 유지하려고 땀을 배출한다.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빼앗아 가는데, 실내온도가 높을수록 이 같은 '땀의 효과'는 커졌다.

건강의복연구회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지난 2014년 진행한 쿨맵시 비교 실험에선 '노타이-반소매 효과'가 이전보다 줄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달리 에어컨을 틀지 않아 실내온도를 25~27℃에서 32℃ 내외로 높였고, 실험 대상자들도 40분 쉬고 10분씩 걷게 해 충분히 땀을 흘리게 했다(건강의복연구회 '여름과 겨울철 실내 에너지 절약을 위한 건강한 의생활').

 건강의복연구회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2014년 쿨맵시 복장 비교 실험 결과, 섭씨 32도 실내에서는 노타이와 반소매 효과가 반바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의복연구회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2014년 쿨맵시 복장 비교 실험 결과, 섭씨 32도 실내에서는 노타이와 반소매 효과가 반바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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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건강의복연구회는 "넥타이 미착용이나 반소매 셔츠 차림이 주관적으로 시원하게 해 줄 수도 있으나 실제 체온(직장온도)을 낮추는 효과는 없다"면서 "반소매를 입었을 때 팔 부위는 더 시원하나 전체적으로 긴소매와 큰 차이 없다"고 밝혔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저온 환경에선 땀 배출량이 적어 반소매 셔츠가 긴소매보다 훨씬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주변 온도가 올라가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 차이가 줄어들고 긴소매 셔츠가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라톤동호회 '달리는의사들' 회장인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 원장도 지난 27일 "긴소매 셔츠는 땀을 잘 흡수할 뿐 아니라 햇볕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어 운동선수들도 한여름에 일부러 긴소매나 팔토시를 착용한다"면서 "더울수록 옷소매 길이보다 중요한 건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마르는 섬유 소재"라고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건강의복연구회는 "더위에 노출돼 땀을 자주 흘리는 게 더위 적응에 유리하고 너무 시원하게 지내는 생활은 장기적으로 더위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팀도 "27℃에서 쿨맵시 권장 복장은 환기·통풍이 커서 방열이 비교적 원활하므로 피부온도가 신속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시간 경과에 따른 피부온도 하강 현상은 줄어들었다"면서도 "25℃ 환경에서 쿨맵시 복장의 피부온도는 환경온도(주변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였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쿨맵시 관련 연구 결과로 볼 때, 일반적으로 옷소매 길이가 짧을수록 통풍이 잘 돼 팔을 중심으로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주변 온도가 올라갈수록 옷소매 길이의 영향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고, 땀이 많이 흐르는 환경에서 긴소매 셔츠가 오히려 반소매보다 피부온도가 더 떨어지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오마이팩트>는 '옷소매가 짧을수록 더 시원하다'는 주장에는 이처럼 일부 사실과 일부 거짓이 섞여 있어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논란'으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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