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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태 전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사진)이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특조위는 활동 초기부터 시종일관 방해를 받고 곤란을 겪었다. 오히려 (청와대의) 그런 지침이 없었다면 더 이상하고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 전 위원장이 작년 7월 말,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분향소 옆에서 특조위 활동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을 진행 중인 모습.
 이석태 전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사진)이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특조위는 활동 초기부터 시종일관 방해를 받고 곤란을 겪었다. 오히려 (청와대의) 그런 지침이 없었다면 더 이상하고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 전 위원장이 작년 7월 말,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분향소 옆에서 특조위 활동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을 진행 중인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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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이석태 전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이 "특조위는 활동 초기부터 시종일관 방해를 받고 곤란을 겪었다. 오히려 그런 지침이 없었다면 더 이상하고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전 정부의 지침과 주요 언론의) 딱 집어서 둘의 인과관계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조선일보> 등 보수성향 언론에 의해 세월호 특조위 사정이 오도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JTBC는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 당시 수석비서관 회의 정리 문건 중 특조위 무력화 지시가 담긴 문건을 확인했다고 한 사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전 정부가 "(정부에 우호적인) 언론과 협조해 일탈 행위 등을 부각, 세월호 특조위 자체를 무력화하라"라고 주문했다고 하는데, 이 전 특조위원장도 이런 지시가 실제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관련기사: [단독] "세월호 특조위 무력화"…박근혜 정부 문건 확인)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조선일보>는 평소에는 아예 특조위 기사를 안 쓰면서 아예 보도하지 않다가, 꼬투리를 잡을 만한 게 있으면 기사를 썼다. <조선일보>는 우리와 관련해 5건인가 썼는데 그중 4건을 정정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선일보>는 이석태 전 위원장이 현직 참여연대 공동대표라는 보도(2015년 4월), 이 전 위원장이 변호사를 겸직하며 급여가 지나치게 많다는 취지의 기사(2015년 11월), 특조위 예산이 9.11테러조사위의 2배가 넘는다는 사설(2016년 4월), 특조위가 호화 출장을 가려했다는 기사(2016년 6월) 등을 보도했으나, 이후 이를 모두 "잘못 보도했다"며 '바로잡습니다'란을 통해 정정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2015년 11월 말, 해양수산부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관련 조사를 특조위가 진행할 경우 여당 추천 위원들이 전원 사퇴를 표명하라는 등 내부지침을 마련한 사실이 문건으로 확인된 바 있다. 실제로 해당 위원들은 이후 '전원 총사퇴' 기자회견을 하기도 해, 청와대 지침이 있었으리라는 의혹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관련 기사: '대통령 7시간' 조사 막는 여권, 해수부 지침 탓?).

다음은 이날 <오마이뉴스>가 이 전 위원장과 나눈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일부 언론, 특조위 일부러 보도 안 해... <조선>은 5건 보도 중 4건 정정보도"

- 박근혜 정부 문건 중 '세월호 특조위 활동 무력화' 지시 문건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떻게 봤나.
"아시다시피 특조위가 출범 초기부터 시종일관 곤란을 겪지 않았나. 해양수산부 문건이 나왔을 때도 그 내용이 굉장히 적나라했다. 문건이 발견됐다는 이번 보도를 보고 놀랍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런 지침이 없었다면, 그게 더 놀라웠을 것 같다."

-아직 문건이 발견되진 않아 의혹 단계다.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말씀드렸다시피, 그런 지침 같은 게 없다면 오히려 이상했을 정도로 일관되게 특조위 초기부터, 시작한 무렵부터 여러 일이 발생했다. 일부 국회의원(김재원 의원)의 '세금 도둑' 발언부터 해서 특조위 구성원 임명장을 뒤늦게 주고, 당시 여당(새누리당) 추천 위원의 줄사퇴 등…. 하여간 제가 처음 왔을 때는 상상할 수도 없던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 시종일관 그랬던 걸 보면 그런 청와대 지침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여기엔 "정부 우호적 언론과 협조해 (특조위·유가족 등) 일탈행위를 부각시키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혹시 겪은 사례가 있나.
"딱 집어서 둘의(청와대-보수 언론) 인과관계를 말하긴 어렵겠지만, 주요 언론에 의해서 우리 사정이 오도됐다고는 말할 수 있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평소에는 아예 기사를 안 쓰다가. 꼬투리를 잡을 만한 게 있으면 기사를 썼다. <조선일보>는 우리와 관련해 5건인가 썼는데 그중 4건을 정정 보도했다. 이건 미디어지에서도 비판했던 내용이다. 한 언론이 특정 기구에 대해 그렇게 정정보도를 많이 한 경우도 없을 거다."

 <조선일보>가 이석태 전 위원장 및 특조위와 관련해 보도했다가 정정보도한 내용(사진).

- 소위 보수 성향 언론들의 조직적 공세를 느낀 적도 있었나?
"일단 <조선일보>는 워낙 그랬고, 다른 비슷한 성향 신문 매체는 아예 거의 보도를 안 했다. 제가 '정부는 특조위 조사 활동을 보장하라'며 단식을 시작했을 때도, <동아일보> 기자가 취재했는데 저를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쓰더니 나중에 제게 와서 사과하더라. MBC 등 주요 지상파도 그렇다. 특조위가 세월호 청문회를 세 번 했고, 보도할 만한 게 있었는데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 해당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나.
"그렇다. 전혀 보도하지 않은 건, 국민들로부터 세월호를 잊히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거다. 저희로서는 활동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국민들과의 가교 역할로서 언론이 정말로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당시 주요 일간지나 공영방송, 지상파 TV에서 전혀 보도를 안 했던 건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렇다 보니 저희로서는 (언론에) 아쉬운 게 많았다."

-현재 세월호 선체 조사위 활동이 진행 중이다. 어떤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보나.
"지난 달인가, 선체조사위 위원장(김창준 위원장)이 오셔서 한 번 면담한 적이 있다. 그때 제가 '폭넓게 조사해달라. 단순히 침몰 자체만이 아니라 국정원 소유권과 세월호 인허가 관련, 침몰 전 사고 원인부터 이후 정부의 구조 실패까지 세월호에 관한 의혹은 다 조사해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그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가족들도 사망자 보상 이전에 왜 배가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가라앉았는지를 가장 궁금해하고 있고, 이건 아직 국민의 의혹과 관심이 있는 부분이라서다."

- 어쨌든 앞선 특조위는 활동이 종료됐다. 아쉽지는 않았나.
"정부의 지속적인 방해 여부를 떠나서, 당시 특조위는 국민의 성원 속에서 국회 입법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국민적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그렇게 마치게 돼서 아쉽게 생각한다. 활동 자체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니 위원장인 저의 리더십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든다."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기사 보기>

[1차 청문회]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가 밝혀 낸 '사실과 의혹' http://omn.kr/foi6
[2차 청문회] "가만히 있으라 방송은 청해진 본사 지시 따른 것" http://omn.kr/i592
[3차 청문회] '없다'던 세월호 CCTV 영상 "있다" 정부가 삭제·편집했을 가능성 제기  http://omn.kr/l18m


태그:#세월호 특조위 무력화,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 #이석태 위원장, #조선일보 오보, #박근혜 세월호 특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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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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