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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 인사청문회 개회 기다리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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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시작 1시간 만에 파행됐다. 후보자는 입 한 번 떼어보지 못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에서는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선서가 끝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청문회 무기한 연기를 주장했다. 후보자가 도덕성 검증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는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뭘 검증" vs. "지나친 발목잡기"

야당 의원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자료는 후보자 아들과 어머니 관련이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 어머니가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 자금 출처와 후에 이 아파트를 판매하면서 거둔 시세차익을 아들에게 증여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어머니 재산내역을 요구했지만, 후보자가 사생활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뭐를 더 검증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결혼한 후보자 아들의 전세금과 자금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장남이 사회생활 시작한 지 1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 시세 3억 원짜리 전셋집에 어떻게 입주했는지 당연히 의문이 든다"면서 "이와 관련해 증여세 납부 기록도 없다, 탈세와 연관되는 의혹"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후보자 가족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 진상은 후보자의 입보다 자료로 검증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자료 제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청문회 자체를 거부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 때마다 자료 제출 논란이 있었지만, 이를 이유로 인사청문회를 아예 실시하지 않은 적은 제가 경험에선 없었다"면서 "인사청문회를 일단 진행하고 추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의혹을 해소하자"고 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청문회 정상 진행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시민들이 검찰개혁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다"라며 "박 후보자가 법무부와 검찰 개혁에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중에는 인사청문회와는 상관없는 부분도 꽤 있어 보인다"라며 "일단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되 꼭 받아야 하는 자료가 있다면 서면으로 제출하면 된다"라고 요구했다.

1시간 가까이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자 '지나친 발목 잡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번 넘게 인사청문회를 해봤지만 이번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미 의혹의 상당 부분이 해소됐는데도 야당 의원들이 반복적으로 낙인찍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벌개혁을 맡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개혁 과제를 맡은 후보자들의 청문회만 야당이 거부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야당 측은 "모욕적 언사"라고 반발했다.

결국, 오전 11시 5분께, 권선동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4개 정당 간사들이 모여 합의한 결과다. 여야 의원들은 박상기 후보자에게 다시 한번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 자료를 받은 뒤 오후 2시에 다시 모일 예정이다.


태그:#박상기,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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