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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석문면에 있는 초락초등학교는 초락도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초락도는 원래 섬이었습니다. 1971년 삼봉 제1제방과 삼봉 제2제방의 공사완공으로 삼봉저수지를 만들면서 섬이었던 초락도는 내륙이 되었다고 합니다.

초락초등학교는 58년의 긴 역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교생 26명의 작은 학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중 5명은 병설유치원생이니 정확하게는 21명만이 초등학생입니다.

당진 시내권과 석문 통정리와 삼봉리가 빠르게 성장한 반면에 초락초등학교는 여전히 작은 학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초락초등학교 앞길은 민가 몇 채에 작은 1차선 도로인 것은 여전합니다. 농로와 다름이 없지요. 이곳에 노영심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찾아 왔으니 마을 전체가 들썩였습니다.

학교 입구에 걸어 놓은 플랭카드를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 초락초등학교 입구 학교 입구에 걸어 놓은 플랭카드를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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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해질 무렵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하는 공연을 위해 아이들은 여러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일단 플랭카드를 직접 디자인했고, 직접 만든 시화를 입구에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손님맞이 준비를 한 거지요.

공연을 준비한 '정성조 빅밴드'(지휘 정중화)는 낮 시간에 아이들에게 타악기, 관악기, 현악기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1시간 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어서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처음보는 악기가 많아 흥미로왔던 모양이었습니다. 전교회장을 맡고 있는 주하은(6학년) 학생은 "처음 보는 악기도 있어서 연주해보니까 재미있었어요. 6학년이 저까지 3명인데 2명이 남자애들이라 좀 별로였는데, 연주회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같은 나이인 여자 학생이 없어서 힘든 점이 있었나봅니다. 또 이번 공연이 흥미를 준 것 같기도 합니다.

초락초등학교에 있던 피아노라고 합니다.
▲ 초락초 피아노를 연주하는 노영심씨 초락초등학교에 있던 피아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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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전시대 앞에서
▲ 초락초 전교회장 주하은 학생 시화 전시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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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예정된 시간 즈음에 열렸습니다. 영화음악으로 시작해 노영심씨의 피아노 연주도 있었고, 가수들의 노래 공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관람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도 있었고, 초락초 학생들의 간단한 율동과 교가 제창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선곡이 아이들이 듣기에는 좀 어른스러운 음악들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노영심씨가 말씀해 주시더군요. 노영심씨는 "아이들을 위한 음악이 별로 없어서 이상하셨죠? 사실 오늘 공연은 초락초 학생들이 어른들을 초청한 공연입니다. 초락초등학교 같이 작고 아름다운 학교가 사라지지 않게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그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이번 공연을 준비했어요. 초락초등학교에 애정을 마음껏 표현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영심씨와의 친분으로 공연을 주선한 김승유 전하나증권 대표. 조용히 사진만 찍고 계셨습니다.
▲ 초락초 건물 김승유 대표 노영심씨와의 친분으로 공연을 주선한 김승유 전하나증권 대표. 조용히 사진만 찍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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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회가 거의 없다. 작고 아름다운 학교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공연이 벌어져 특별하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더 좋다"
▲ 김영식, 김보경씨 가족 "이런 기회가 거의 없다. 작고 아름다운 학교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공연이 벌어져 특별하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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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이미 낮 동안에 다 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공연의 일부가 되었고 동네 어른들이 초청이 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임을 다한 공연 후반부에는 놀이기구에 매달려 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의 초청에 이종윤 당진시의장과 심병섭 당진부시장도 참석해 끝까지 공연을 함께 했습니다. 특히 심병섭 부시장은 노영심씨 어머니의 고향이 정미면이란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이래서 관공서의 힘은 무섭습니다. 본인도 정확히 모르는 어머니의 고향 지명까지 알려주니까요.

조명이 필요할 때까지는 공연을 하겠다던 약속처럼 날이 어두워져서야 공연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작은 마음들이 모여 대화하듯 진행된 이번 음악회에서 많은 이들이 마음에 온기 하나씩 가져갔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을 노영심씨도 어쩌질 못합니다.
▲ 율동공연을 마치자 뛰어 다니는 아이들 아이들을 노영심씨도 어쩌질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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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태그:#노영심, #큰마음 빅밴드, #초락초, #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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