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한국시간) 미국행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한국시간) 미국행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면서 "북한의 '핵동결'은 대화의 입구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폐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을 출발해 미국 워싱턴 D.C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공군1호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이상적인 것은 역시 '원샷'으로 완전한 북한의 핵 폐기와 한반도평화체제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순방 전 다수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핵 동결 후 협상을 통한 핵 폐기'라는 2단계 북핵 해결 방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화를 시작하려면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또 핵동결 정도의 약속을 해야 한다"라며 "이후 여러 이행과정을 거칠 수 있다. 각 이행 과정은 하나하나 완벽하게 검증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검증이 확실히 될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한국과 미국도 그에 상응해서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해 나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구상은 지난 2007년 북핵 폐기를 위한 3단계 조치를 이행하기로 한 2,13합의와 부합한다. 당시 한국과 북한 미국 등 6자회담 참여국들은 1단계 '북한의 핵 시설 폐쇄봉인', 2단계 '핵 시설 불능화', 3단계 '검증 가능한 핵 폐기'라는 조치에 합의했다. 북한이 이를 이행하면 다른 국가들은 중유 지원 등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행동 대 행동'을 조건으로 한 합의였다. 그러나 이 같은 2.13합의는 2단계 과정에서 삐걱 거렸다.

북한과 다른 국가들은 서로 상대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2단계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2.13합의는 무산됐다. 문 대통령의 구상도 언제든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된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이 만약 합의를 파기하고 핵으로 돌아간다면 그야말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돼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그에 명분을 세워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 동결과 핵 폐기가 이뤄졌을 때 한국과 미국이 '어떤 보상을 할 것인가'에도 논란이 있다.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보상하는 게 옳은가'라는 비판이다. 앞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동결하면 한미군사훈련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라는 발언을 놓고도 국내 보수야당과 일부 언론은 '한미동맹 균열'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현재 한국과 미국의 공식 입장은 북한의 핵 동결과 한미군사훈련은 연계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런 입장은 아직까지 달라진 바 없다. 그리고 나쁜 행동에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핵 폐기를 이룰 때까지는 행동 대 행동으로 무언가 교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동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핵시설 폐기 단계에 간다면 그때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또 완전한 핵물질과 핵시설 폐기 단계에 가면 그때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그것은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며 "여러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미국도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결 방안에 합의를 이루면 그에 대한 긴밀한 협의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FTA 재협상 논의 가능성을 묻는 말에 "참여정부 때  한미 FTA협정과 그 이후에 재협상을 통해 양국 간에 이익 균형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 수입시장에 미국 비중이 늘었고 미국 수입시장에 한국 비중이 늘어났다. 미국이 문제점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여전히 한국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적자는 미국이 중국이나 일본에서 보는 적자보다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금년 들어서는 적자 폭이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이 문 대통령은 한미FTA의 재협상에 부정적 인식을 보이면서도 "더욱 개선 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다. 언제든지 경제 대화 할 수 있다"라며 재협상 가능성의 문을 열어 놓았다.


태그:#문재인, #정상회담, #북핵, #한미FTA, #사드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