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자퇴에 관련된 기사를 쓰고 난 뒤, 많은 학생이 물어본 거의 모든 질문 내용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자퇴를 고민하고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생각을 듣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친구는 '자퇴'라는 단어를 꺼내자마자 부모님께서 눈물을 보내셔서 더 말씀드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어떤 친구는 자퇴 얘기를 한 뒤로 부모님과 대화가 단절되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물론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시진 않겠지만 생각보다 자퇴에 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분들이 많으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기사를 통해, 그렇게도 궁금해하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법'에 대해 조금 도움을 줄까 한다.

첫 번째로, 우리는 먼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퇴는 절대 쉽게 내릴 결정이 아니다. 훗날 자신의 남은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선택이고, 그 결과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자녀가 되도록이면 편한 방법으로,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부모님은 불투명한 결과가 보이는 자퇴를 쉽게 허락하실까? 내가 부모라도 처음엔 안 된다고 말할 것 같다.

가끔, 자신의 생각만 하며 "어차피 제 인생이 아닌가요?" 라고 답변이 오는 친구들이 있는데, 잊지 말자. 당신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까지 낳고 키워주신 분이 부모님이시라는 것을.

특히나 가정환경에 따라서 상황이 많이 바뀔 수 있으니 자신의 가정환경과도 관련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부모님의 노력을 이해했는가? 그렇다면 두 번째로 할 일은 보고서 작성이다.

자퇴 후 사용할 하루 일과 계획표, 매월 계획표, 매년 계획표, 나의 경우는 10년 뒤까지 예상 진로를 썼다. 이 과정을 통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내가 어떤 대학교를, 어떤 방법으로 갈 수 있을지 혹은 그것을 위해서 어떤 학원에 다니고 어떤 자격증을 취득할 것인지. 이렇게 쓰다 보면 두 가지의 반응이 나타난다.

'자퇴는 정말 나랑 잘 맞는 것 같아!' 라는 반응과 '이건, 좀... 아닌가?'라는 반응이다. 전자라면 정말 자퇴를 선택할 의지가 있는 것이고, 후자라면 그냥 다시 학교에 집중하면 된다.

보고서 작성이 다 끝났는가?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면 된다.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매체는 되도록 가지고 있지 않을수록 좋고,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보고서를 딱 놓고 시작하면 더욱 좋다. (보고서 표지는 필수이다.)

많은 친구들이 실수를 하는 점은, 자신이 원하는 내용과 기대하는 효과만 구구절절 나열한다는 것이다. 굳이 이 상황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타협할 때 정말 좋지 않은 화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거쳐온 이 세 단계의 준비는 바로 '부모님께 신뢰를 드려 나를 믿으실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해온 것이다.

"엄마는 ~해서 걱정하겠지만, 보고서 이 부분을 보면 이렇게 해결할 수 있어요."

이처럼 부모님이 걱정하실 부분들, 의심하실 부분을 미리 다 파악한 뒤 차근차근 준비해서 말해야 한다.

실제로 내가 엄마와 대화를 나눌 때, 엄마께서는 "넌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나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대학 면접관 같은 너를 모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득시킬 거야?" 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그 말씀이 정말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은 가장 작은 문턱이자, 혹은 가장 높은 산 같은 존재일 수 있다. 그것을 끈기를 가지고 정복해야만 자퇴생으로서 시간을 보내며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 과정은 정말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것보다 더 고된 상황도 충분히 닥칠 수 있으니 준비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자퇴라는 선택이 자신에게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족에게도 충분히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항상 염두하며 선택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dkwnrmftj@naver.com
자퇴에 관련된 상담 받습니다.



태그:#자퇴, #자퇴생, #자퇴상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