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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11시경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안흥외항 정비공사 현장에서 태안해경이 대형 굴삭기 동원 불법 매린된 폐기물의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 현장 조사 나선 태안해경 지난 10일 오전 11시경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안흥외항 정비공사 현장에서 태안해경이 대형 굴삭기 동원 불법 매린된 폐기물의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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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의 유일한 국가지정 1종어항인 안흥외항(신진항)의 정비 공사 과정에서 보강사업 구간인 동방파제의 뒷채움(옹벽, 석축 등의 뒷면에 물 빠짐이 원활하도록 자갈 등을 채우는 것) 하단부에 불법 폐기물이 매립되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사법 기관의 신속하고 정확한 재수사를 통해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 인천어항사무소가 지난 2012년 5월 30일 발주한 안흥외항 정비 공사는 오는 2019년까지 진행되는 7개년 연차사업으로, 당초 500억 원을 들여 서방파제와 물양장을 새로 신설하고 기존 노후시설을 보수하는 공사였다. 하지만 현재는 설계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596억 원 사업비로 진행 5년차 사업이 주 도급사 현대건설(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공사 주요공정은 서방파제를 260m 신설하고 기존 방파제를 63m 제거한 뒤 두부시설 20m를 보강, 동방파제를 560m 보강하는 것이다. 경사식 물양장 40m와 유어선부두 20m, 기존물양장 978m 길이를 각각 보수·보강하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안흥외항 정비 공사는 뜻하지 않게 최근에 동방파제의 뒷채움 하단부에 폐기물로 처리되어야 할 테트라포드(파도나 해일을 막기 위해 방파제에 사용하는 콘크리트 블록)가 불법으로 매립됐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채 사법 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사법기관(국민안전처 산하 태안해안경기안전서, 아래 태안해경)이 불법 폐기물이 매립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하고도 현장에 대한 발굴 작업을 형식적으로 하고는 수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제보와 함께 동방파제의 공사 초기 사진을 몇 장 보내왔다.  
익명의 제보자가 기자에게 보내온 동방파제 뒷채움부분 공사 초기 사진에 20여개의 폐 테트라포스가 보인다
▲ 사진속 폐 테트라포스는 어디로 갔을까? 익명의 제보자가 기자에게 보내온 동방파제 뒷채움부분 공사 초기 사진에 20여개의 폐 테트라포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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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기자는 이 사진을 해양 공사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문의한 결과 "사진상으로 봐도 당연히 폐기물 처리할 정도로 오래된 폐기 테트라포드로 이 정도면 폐기물 처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전해왔다.

이를 확인한 기자는 지난 10일 오전 11시경 테트라포드가 불법 매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흥외항 정비공사 동방파제의 뒷채움 부분을 찾았는데, 당시 현장에선 대형 굴삭기가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기자의 방문에 현대건설 관계자들은 "무단 침입이다, 안전장비를 안 했으나 나가라 신분증을 달라, 공문을 보내고 취재하라" 등의 신경질적이고 함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기자는 제보에 의해 현장에서 불법 폐기물 발굴 작업을 한다기에 오게되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에는 현대건설 최고 책임자 등 관계자와 태안해경 수사계 직원들이 굴삭기 발굴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현장 사무실에서 만난 현대건설 최아무개 파트장에게 제보 사진을 보여 주자 그는 "아마도 동방파제 초기 현장의 사진으로 보인다"며 "나는 당시 근무자나 책임자가 아니기 때문에 무어라 말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 현장에 그 당시 근무자는 하나도 없기 때문에 아는 직원이 없다"며 "감독관청(대산항만청)이 공문으로 민원에 의해 수사 중이니 현장 확인 차 발굴 작업에 협조해 달라고 해서 4일째 하고 있지만 나온 것이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제보자의 또다른 사진은 공사 초기 테트라포스를 옮기는 사진은 있으나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폐기물 처리 내역을 못 찾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사진속 테트라포스는 어디로 제보자의 또다른 사진은 공사 초기 테트라포스를 옮기는 사진은 있으나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폐기물 처리 내역을 못 찾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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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사를 벌인 태안해경 수사팀 관계자는 "이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공사 초기 테트라포드 20여 개가 나왔으나 당시 현장에서 4~5개만 처리하고 나머지는 불법으로 매립되었다는 민원이 접수되어 조사에 착수 했다"며 "민원제기 내용이 신빙성이 있어 현대건설에 당시 폐기물 처리 현황을 요구했으나 찾고 있다며 제출을 미루고 있어 관계기관에 협조를 얻어 현장 발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진이나 여러 정황을 보아 현재 동방파제 뒷채움 부분의 공사 초기에 분명히 불법 폐기된 테트라포드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으로 4일간의 조사에서 (테프라포스) 덩어리 4개가 나왔으나 제대로 된 테트라포스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아쉬움을 표하며 "향후 수사 계획은 상부와 협의를 해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현장 조사에 대해 익명의 제보자는 "태안해경이 4일간 작업을 했다고 하나 현장 여건상 하루에 3~4시간도 제대로 못했고 뒷채움 부분이 계속 굴러 떨어지고 원청사(현대건설), 감독기관(대산수산청), 감리단 관계자들이 매립이 추정되는 위치에 대한 발굴을 방파제에 균열이 간다, 위험하다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발굴 조사를 방해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 감독청인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우리에게도 민원이 제기되었고 수사기관에서 협조 요청이 있어 4일간 현장 발굴 작업을 지켜보았다"며 "우리가 왜 외압을 하겠느냐 우리는 현장을 같이 본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공사 감독기관으로 공사 중에는 모든 권한이 현대 건설에 있고 우리는 준공이후 관리권이 넘어온다"며 "수사로 인해 공사가 늦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태안해경이 굴삭기를 불러 현장을 파 볼 정도면 분명히 이곳에 불법 폐기물이 매립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건설이 페기물 처리 내역을 계속 찾고만 있다고 발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즉시 제대로된 재발굴 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공사 현장은 멈추어진 가운데 태안해경이 조속히 재발굴 조사를 통해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어 태안해경의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가 보낸 사진에는 동방파제의 뒷채움공사가 한참 진행중에도 불법 폐기된 테트라포스가 그래도 있는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공사 진행중에도 그대로 있었던 테트라포스 익명의 제보자가 보낸 사진에는 동방파제의 뒷채움공사가 한참 진행중에도 불법 폐기된 테트라포스가 그래도 있는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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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안흥외항정비공사, #현대건설, #태안해경, #대산해양수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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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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