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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7개국의 카타르와의 단교 선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중동 7개국의 카타르와의 단교 선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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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리비아, 예멘, 몰디브 등 7개국이 카타르와 국교를 단절하며 중동이 최악의 외교 분쟁에 휘말렸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사우디, 바레인, UAE, 이집트 등 중동 4개국은 이란 적대정책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카타르와 국교를 단절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중동 분쟁 '뇌관' 건드린 가짜 뉴스 소동

포문을 연 것은 사우디다. 이날 사우디 정부는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여러 종파와 테러조직을 포용하는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곧이어 바레인, UAE, 이집트도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하며 중동 지역의 불안을 조장했다"라며 단교를 선언했다. 이들 국가는 카타르와의 육·해·공 왕래를 차단하고 자국 내 카타르 국적자의 출국을 명령했다.

얼마 후 리비아, 예멘, 몰디브도 카타르에 단교를 통보했다. 몰디브는 인도양 섬나라이지만 국민 다수가 이슬람교도다. 카타르는 예멘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결성한 중동 군사동맹에서도 축출됐다.   

그동안 사우디, UAE, 이집트 등이 이끄는 '주류' 수니파 국가들은 카타르 정부가 이란을 옹호하고, 테러조직으로 간주하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는 것을 비판하며 갈등을 겪어왔다.

중동 분쟁의 뇌관을 건드린 것은 지난달 23일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국왕이 국제사회의 이란에 대한 적대정책을 비판했다는 카타르 국영통신의 오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셰이크 타밈은 "이란을 이슬람 세력으로 인정한다"라고 강조했다.

카타르는 즉각 "국영 통신이 해킹당하면서 벌어진 '가짜 뉴스' 사태"라고 해명하며 기사를 삭제했으나, 사우디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했고, 다른 국가들에도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카타르 "부당하다" 반발... 식료품 '사재기' 극성

단교를 선언한 중동 7개국과 카타르의 지리 조건을 설명하는 CNN 뉴스 갈무리.
 단교를 선언한 중동 7개국과 카타르의 지리 조건을 설명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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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정부는 성명을 통해 "부당하고 근거 없는(unjustified and baseless) 불법적 결정"이라며 "단교 선언은 카타르의 주권을 침해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하루아침에 외교적 고립 상태에 빠진 카타르는 증시가 폭락하고, 국제유가도 출렁이고 있다.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농·축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카타르는 국내에서 소비하는 식료품의 40%를 사우디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이다.

카타르 정부는 "단교 사태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또한 카타르에서 2022년 개최할 월드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수니파 국가들이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을 향해 중동 이슬람의 패권 경쟁을 선언한 것"이라며 "카타르에 대한 단교 선언은 사실상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솔직한 외교적 대화가 필요하다"라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가는 아무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들의 이견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모든 당사국들이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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