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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석회 처리 4자 협약 인천평화복지연대는 5월 31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에 폐석회 처리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 폐석회 처리 4자 협약 인천평화복지연대는 5월 31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에 폐석회 처리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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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남구 용현ㆍ학익 1블록(=옛 동양제철화학 부지) 도시개발사업의 실시계획 인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폐석회 처리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각했다. 시민단체는 5월 31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석회 처리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용현ㆍ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OCI(=옛 동양제철화학)그룹이 공장으로 사용했던 부지를 공동주택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시가 4자(=시ㆍ남구ㆍOCIㆍ시민위원회) 협약이라는 사회적 합의로 폐석회를 공장부지 내에 관리형 매립시설을 설치해 처리하게 했으니, OCI는 개발이익의 일부를 공공부지로 제공하는 게 골자다.

OCI가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한 DCRE는 지난 2008년 남구 학익동 587-1번지 일원 156만㎡를 개발하겠다는 도시개발계획안을 시에 제출했다. 지난해엔 부동산경기 침체로 개발이 어렵다며 공동주택을 중ㆍ소형으로 변경하는 계획안을 제출했고, 시는 원안대로 가결했다.

개발계획 변경으로 공동주택 세대수가 8149세대에서 1만 3149세대로 5000세대 늘었다. 중ㆍ소형으로 변경해 3880세대가 늘었고,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용지를 추가해 1120세대가 늘었다.

하지만 개발이익 환수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게다가 조세 감면 대상 여부를 두고 시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에게 소송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비판도 거셌고, 폐석회 처리 의무 또한 명확하지 않아 파문이 컸다.

DCRE는 OCI가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2008년 5월 기업분할로 설립한 회사다. 기업분할 당시 OCI와 DCRE는 지방세 약 1700억원을 감면받았다.

그러나 DCRE는 OCI의 땅을 자산으로 승계한 반면 부채에 해당하는 폐석회 처리 의무는 승계하지 않았다. 이는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게 아니라서 '조세 감면 대상 기업분할'이었는지를 두고 시와 소송 중이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시가 도시개발 실시계획 인가를 검토하면서 폐석회 처리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한 것이다. 폐석회 처리 문제는 OCI가 1990년대에 개발사업을 처음 추진할 때 불거졌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OCI가 '처리주체 DCRE' 알렸지만, 남구 변경 안해 

폐석회 처리 문제가 불거지자 시와 남구, 시민위원회, OCI는 지난 2003년 12월 지상 폐석회(=침전지 상부 폐석회, 약 563만㎥) 처리를 위한 1차 협약을 체결했다.

그 뒤 지하(=침전지 하부)에도 폐석회(약 262만㎥)가 매립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2009년 3월 침전지 하부 폐석회 처리를 위한 2차 협약을 체결했다. 논란은 여기서 비롯한다.

2008년 5월 기업분할로 DCRE가 설립됐으니, 2009년 2차 협약 체결 때 주체는 땅 주인이 된 DCRE로 변경해야했다. 그러나 이 협약서에 폐석회 처리 '일체의 의무부담자'는 여전히 OCI로 돼있다.

공교롭게도 2차 협약을 체결하기 전 OCI가 남구에 보낸 공문이 최근 드러났는데, 2차 협약 체결 당시 시와 남구가 폐석회 처리 주체를 변경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변경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OCI는 2차 협약 체결 전인 2008년 4월 25일 남구에 보낸 공문에 "(기업)분할계획서상 분할 기준일인 2008년 5월 1일에 인천공장 사업부문의 부동산 등 분할 대상 자산뿐만 아니라 귀청과 2003년 12월 31일자 폐석회 처리 협약상 당사의 협약 당사자 지위도 상법 및 분할계획서가 정한 바에 따라 분할 신설법인(=DCRE)에 당연 포괄 승계된다는 점을 알려 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명시했다.

OCI는 DCRE 설립으로 폐석회 처리 의무를 DCRE가 승계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린 것이다. 하지만 협약 주체는 바뀌지 않았다. 대신 남구는 2009년 3월 2차 협약 체결 후 두 달 뒤에 'DCRE가 처리한다'는 이면 약정서를 협약서에 첨부했다.

남구, 고문 변호사한테 법률 검토 받고도 주체 변경 안해

2009년 2차 협약 체결 다음날(=3월 18일) 남구는 고문변호사에게 협약 주체 논란과 관련해 법률 검토를 의뢰하고, 같은 달 25일 회신을 받았다. 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받아야할 법률 검토를 사후에 받은 것도 문제지만, 받고도 변경하지 않았다.

남구는 폐석회 처리와 관련해 'OCI와 협약된 사항들이 DCRE에 그대로 적용되는지'를 물었고, 고문변호사는 'OCI에서 DCRE가 분할됐음으로, 독립된 별개의 회사이니 DCRE와 협약을 다시 체결해야한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남구는 협약 주체를 DCRE로 변경하는 대신 DCRE와 '폐석회 처리에 관한 약정서'를 2009년 5월 28일 체결하고, 이를 4자 협약서 맨 뒤에 첨부했다. 약정서에 시와 시민위원회는 빠졌다.
OCI 남구 용현ㆍ학익 1블록 전경. 이 부지는 OCI가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2008년 5월 기업분할로 DCRE를 설립해, DCRE에 넘긴 인천공장 부지다. 해당부지는 약 147만㎡로 도시개발사업 용현학익1블록에 해당하며, 지하에 수백만톤에 달하는 폐석회가 묻혀있다.
▲ OCI 남구 용현ㆍ학익 1블록 전경. 이 부지는 OCI가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2008년 5월 기업분할로 DCRE를 설립해, DCRE에 넘긴 인천공장 부지다. 해당부지는 약 147만㎡로 도시개발사업 용현학익1블록에 해당하며, 지하에 수백만톤에 달하는 폐석회가 묻혀있다.
ⓒ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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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주인은 DCRE인데, 협약서상 폐석회 처리 의무는 OCI

남구와 DCRE 간 이면 약정 체결로 4자 협약서에 보장돼있는 시와 시민위원회의 권한은 배제됐다.

4자 협약서 2조(당사자 자격)를 보면, ▲인천시는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휘ㆍ조정ㆍ감독의 권한과 이 협약의 이행을 위해 적용되는 관련 법규 중 광역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권한의 집행기관이고 ▲남구는 이 협약의 이행을 위해 적용되는 관련 법규 중 구청장에게 위임된 권한의 집행기관이며 ▲동양화학(=OCI)은 이 협약의 이행을 위해 적용되는 관련 법규에 정해진 일체의 의무 부담자이고 ▲시민위원회는 2002년 11월에 성립한 인천시ㆍ동양화학ㆍ 시민단체 간의 협약과 시민위원회 정관에 근거해 폐석회 처리 방안의 총괄 조정기관, 이행 과정에 대한 시민적 감시기관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남구와 OCI가 인천시의 지휘ㆍ조정ㆍ감독 권한과 시민위원회의 총괄조정, 이행 과정에 대한 시민적 감시권한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이로 인한 불법 매립 의혹도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협약 주체 변경은 지하 폐석회 처리를 위한 첫 단추를 끼는 것이다. 침전지 하부 폐석회가 남은 상태에서 협약서상 처리 의무자는 여전히 OCI이다. 하지만 땅 주인은 DCRE이다.

즉, 협약서가 법적으로 유효한 상태에서 DCRE가 땅을 매각하거나 파산한다면 협약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OCI와 DCRE 간에는 '상호 채무변제 의무'가 없고, OCI의 약속을 DCRE가 승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협약서상 폐석회 처리 의무는 OCI에 있고, 도시개발 사업권은 DCRE에 있다. 그런데 DCRE는 폐석회 처리 의무가 없고, OCI는 협약서상 의무자일뿐 자기 땅이 아니니 경제 여건 등을 빌미로 의무 이행을 미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매립시설 감리도 없이 준공…"진상조사위 구성해야"

폐석회 처리 주체 논란이지만, 지상 폐석회 처리에 대한 의혹도 여전히 존재한다. OCI는 2011년 6월까지 함수비 141%였던 지상 폐석회 563만㎥를 필터프레스(=탈수기, 25%)와 자연건조(75%)로 함수비 85%인 403만㎥로 압축해 매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8년 2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매립 시 OCI가 집계한 폐석회 케이크의 평균 함수비는 92.9%에 달한다.

또한 폐석회 처리를 위한 관리형 매립시설 건설과 폐석회 매립을 건설사에 위탁한 OCI는 감리업체도 선정하지 않은 채 매립시설을 준공하고 폐석회를 처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당시 시민위원회에 참여했던 시민단체 관계자의 증언을 보면, 지상 폐석회 매립을 시작해 완료할 때까지 시민위원회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았다"며 "시민들이 OCI를 위해 매립시설을 허용했는데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시는 실시계획 인가 검토를 중단하고 폐석회 처리 협약을 다시 체결해야한다. 그리고 폐석회 처리 시설 준공과 처리과정에 대해서도 검증해야한다"며 "시민단체의 참여가 보장된 폐석회 처리 진상조사위원회를 시가 즉각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DCRE 관계자는 "지상 폐석회는 필터프레스와 자연건조로 매립시설에 모두 적법하게 매립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공간에 지하 폐석회를 매립할 계획이다. 매립시설과 매립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라며 "지하 폐석회 처리의 경우 당장 비용이 없기 때문에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처리할 계획이다. DCRE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립시설에 매립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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