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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서 후보자의 답변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서훈 청문위원 정우택 원내대표 29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서 후보자의 답변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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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검증에 나선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되레 검증되지 않는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진행된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우택 : 2007년 12월 동국대 학술지에 2008년 동국대에서 받은 북한의 선군외교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게재한 적이 있나. (중략) 만약 같은 내용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판단하기에 표절이다.

서훈 : 제 기억으론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게재한 게 아니라 부분을 게재했다. (중략) 지도교수와 충분히 논의해서 진행한 것이다.

정 의원이 문제 삼은 논문은 2008년 2월 서 후보자가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에서 쓴 박사학위논문(<북한의 선군외교 연구-약소국의 대미 강압외교 관점에서>)이다. 논문의 분량은 383쪽에 달한다.

앞서 서 후보자는 동명의 논문 요약본(45쪽 분량)을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학술지인 <북한학연구>(제3권 제2호, 2007년 12월)에 게재했는데, 정 의원은 이를 표절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동국대 관계자는 29일 "동국대는 박사학위 논문 취득에 앞서 학술재단 등재지에 소논문 1편 이상을 내게 돼 있다"라며 "그런데 이 소논문이 박사학위논문에 기반이 되는 것이거나, 요약본이어도 표절로 보지 않는다. 그것이 학계의 관행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소논문은 박사학위논문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쓰이는 것인지 사전에 학계에 알리는 성격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학연구>에 게재된 논문 요약본 끝에는 "본 논문은 박사학위논문 요약문임"이라고 적혀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007년 12월 <북한학연구>에 게재한 45쪽 분량의 '북한의 선군외교 연구-약소국의 대미 강압외교 관점에서' 논문.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8년 2월 서 후보자가 동명의 박사학위논문(383쪽 분량)을 제출한 것을 두고 표절이라고 주장하는데, 45쪽 분량의 논문에는 "본 논문은 박사학위논문 요약문임"이라고 적혀 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007년 12월 <북한학연구>에 게재한 45쪽 분량의 '북한의 선군외교 연구-약소국의 대미 강압외교 관점에서' 논문.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8년 2월 서 후보자가 동명의 박사학위논문(383쪽 분량)을 제출한 것을 두고 표절이라고 주장하는데, 45쪽 분량의 논문에는 "본 논문은 박사학위논문 요약문임"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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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이완영이 준 내용", 이완영 "정우택이 질의한 것"

관련 분야 연구자인 한 국립대 교수도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학위논문은 퍼블리케이션(출판물),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컬리피케이션(자격심사)의 영역이다"라며 "둘 다 논문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같은 종류 같지만, 두 논문은 별개의 영역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후보자의 사례처럼) 박사학위논문과 학술지에 실린 요약본이 일부 겹치는 것은 현재 학문 영역에선 표절 문제로 보지 않는다"라며 "서 후보자 사례에 표절이라고 이름 붙이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29일 청문회 직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내가 제기한 의혹은 맞는 이야기인데, 이완영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다"라며 "자세한 내용은 이 의원에게 물어보면 된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30일 "내가 준비한 게 아니다. 정 의원이 질의한 거잖나"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어 "동국대 측에선 표절이 아니라고 한다"라고 묻자 "자기표절이다. (더) 이야기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가운데)과 이완영 의원(왼쪽), 정우택 원내대표가 29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 후보자의 답변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가운데)과 이완영 의원(왼쪽), 정우택 원내대표가 29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 후보자의 답변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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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같은 당 정태옥 의원은 검증되지 않은 '문자제보'를 근거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질문을 던진 바 있다(관련기사 : 한국당, 검증 안 된 '문자제보'로 이낙연 공격).

정 의원은 25일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보 자체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저도) 확신하지 못한다"라며 사실 검증 절차가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자 아내의 미술전과 관련해) 합리적 의심과 국민적 의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혹시 후보자가 인격적 모독을 느꼈다면 죄송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다"라며 "제보의 신빙성이 상당히 위험하다. 제보를 조금 엄선해주길 바란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태그:#자유한국당, #청문회, #정우택, #이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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