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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나노기술, 혁신의 시작.

나노 기술의 4차 산업혁명에서의 역할.
17.05.26 18:55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유치원 시절 일이었다. 바위가 깎여 돌멩이가 되고, 돌멩이는 잘게 부서져 모래가 된다고 유치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때 나는 "모래가 작게 더 작게 부서지면 어떻게 되나요?" 라는 질문을 했다. 그때 선생님은 더 작은 모래알갱이가 되어 눈에 보이지 않게 될 거라 말씀하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 그 시절엔 아무 느낌 없이 지나간 단어였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 단어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작은 크기'는 과학기술에 중요한 요소이다. 트랜지스터 크기를 소형화하여 집적회로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반도체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탄소를 구조화하여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은 더 작은 규모에서 물체를 다루어 세밀한 제조·공정을 진행해왔고, 더욱 작은 세계로 나가길 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노기술이 4차 산업혁명에 한 영역이 되리라 보고 있다. 더 작고 정교하게. 그에 대한 해답이 나노기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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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라는 말의 어원은 'nanos' 라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난쟁이라는 뜻의 이 단어는 굉장히 작은 크기를 나타내는 나노(Nano)가 되었다. 영어단어로서 나노는 접두어로, 10^-9라는 뜻이다. 길이(meter), 무게(gram) 등 SI 기본 단위 앞에 붙어 의미를 부여한다. 적혈구의 너비가 약 10μm이고 박테리아가 1μm, 바이러스가 0.1μm 정도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나노미터 단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나노미터 단위를 사용하는 물질로는 단백질(약 10nm), DNA 지름(1~2nm) 등, 10억 분의 1미터 세계는 분자단위의 물질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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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나노과학이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작기 때문인가? 대답하자면 그렇다. 작아서 특별한 것이다. 크기가 작아지며 특별한 무언가가 생겨난다. 물질 '은'을 예로 들어보자. 은은 연성, 전성을 가지고 높은 전기전도도와 열전도도를 가진 금속이다. 은이 나노단위로 작아지면 항균·살균 기능이 생긴다.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은 나노'가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물질이 작아지면서 외부에 드러나는 체적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에 입자가 가진 성질이 발현된 것이다. 이처럼 나노 단위로 작은 상황에서는 고전적인 물리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과 예상치 못한 성질들이 나타난다. 미시 세상에 우리가 모르는 광대한 미지의 영역이 나타났고, 나노과학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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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산업에서 쓰이는 소형화 기술은 마이크로 기술이라고 한다. 나노기술보다 천 배 큰 단위인 마이크로 단위(10^-6)에서 제품을 제조·공정하는 지금의 기술력은 과학적 한계의 벽에 다다랐다. 반도체 공정과정을 생각해보자. 반도체 공정에서 이용하는 기술은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로 빛을 어떤 패턴을 가진 마스크를 통과시켜 지나게 하면서 그 회로패턴을 감광물질을 바른 실리콘 기판에 찍어내는 기술이다. 같은 면적을 세밀하게 활용하여 기능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포토 리소그래피 기술은 좀 더 복잡한 패턴을 촘촘하게 입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그렇다면 패턴을 새기게 하는 빛을 더 작은 범위에 쏘아야 한다. 이에 따라 빛이 통과하는 구멍을 작게 만들어왔는데, 현재는 이 구멍이 빛의 파장(가시광선 영역 : 약 300nm ~ 800nm)보다도 좁아지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파장보다 좁은 구멍을 통과하게 되면 '회절현상' 이 발생한다. 회절현상이 일어나면 똑바로 진행하던 빛이 구멍을 통과하면서 일직선이 아니라 부채꼴로 퍼져 나가게 된다. 그러면 빛의 포커싱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포토 리소그래피 작업이 어려워진다. 대안으로 사용하는 빛을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사용하지만, 이보다 더 짧은 빛을 이용하기는 기술적, 경제적으로 어렵다. 마이크로 기술의 한계를 나노기술을 통해 극복하면 혁명적인 발전, 즉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이 나노과학기술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나노기술을 활용하면 도구의 소형화를 달성한다. 물건을 작게 만들게 되면 재료비를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성능에서도 큰 물건 못지않은,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나노기술은 위에 언급한 전자공학 외에도 의료, 정보통신, 신소재 공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발전시킬 도구로 해가 갈수록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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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기술 중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신소재 분야이다. 아직 초기 단계의 기술인지라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고 연구하고 있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나노 물질로는 탄소 나노 물질이 있다. 탄소를 재료로 합성된 여러 가지 탄소 나노물질은 신소재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한 평면에 배열된 벌집 형태 즉, 육각형 구조 소재이다. 그래핀이 층층이 쌓여있는 것이 흑연인데, 이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가 떼어서 그래핀 한 층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핀은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며 유연하고 투명한 성질이 있어서 빛이 통과하는 정도인 투과도 또한 높다. 또한, 강철보다 100~300배가량 강한 인장강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얇기가 0.33nm로 얇아서 무게도 가볍다. 이런 특성들이 발견되자, 유비쿼터스 사회 실현에 적합한 소재라는 평가가 이어지며 꿈의 물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곧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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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나노 튜브는 그래핀 한 층이 원통형으로 말려있는 형태이다. 탄소 나노 튜브는 현재 지구 상에 알려진 물질 중 가장 강도가 높은 물질로 알려졌다. 그래핀의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탄소 나노 튜브도 전기전도도나 열전도도 또한 뛰어나다. 튜브 형태를 띠고 있어서인지 탄소 나노 튜브를 전자나 빛을 통과시키고 전달하는 통로 역할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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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탄소를 축구공 형태로 제조해낸 풀러렌(C_60 : Fullerene)은 속이 비어있는데 그 속을 어떤 물질로 채우느냐에 따라 초전도체나 고강도 플라스틱처럼 첨단 산업의 전반에 이용되기도 하고 인체에 필요한 성분을 담아서 화장품이나 주사물질로 삶에 밀접하게 접촉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나노기술이 괜히 포함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탄소나노물질은 많은 분야에서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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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기술향상의 길일 수 있지만, 어쩌면 우리 삶을 파괴할 수 있다. 2017년 봄, 초미세먼지로 대한민국 전 국민이 숨도 마음껏 쉬지 못했다. 미세먼지의 요인은 다양하지만, 중국발 산업 미세먼지가 공기 질을 크게 흐려놓았다는 분석이다. 물품 제조·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먼지들이 여과 없이 대기로 배출되면서 피해를 주었다. 중국의 제조사들은 제품을 만드는데 Top-down 방식(큰 덩어리에서 깎아가며 물품을 만드는 방식)을 활용한다. 그래서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먼지들은 10μm 이하 크기로 마스크를 써도 필터링이 쉽지 않을 정도로 작다. 만일 나노기술이 발전해서 우리 삶 영역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면, 10μm보다도 훨씬 작은 미세먼지가 공기 중에 항시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노 미세먼지가 현재의 초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워낙에 작아서 호흡기로 흡수되는 것 이외에 섭취나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대기오염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나노물질은 토양이나 강, 바다에 스며들어 축적된다. 먹이 사슬 피라미드에 나타나는 순서로 나노물질이 체내 축적되는 일이 진행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이 돌려받게 된다. 또 한 가지 무서운 점은 나노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는 부분이다. 신체에 해가 없다면 걱정을 한 시름 놓을 수 있겠지만, 현재 밝혀진 몇몇 나노물질은 생물체에 유해하다 보고되고 있다. 미래에 개발될 나노물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지만 나노물질을 사용하는데 그 위험성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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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된다면 인간의 삶이 윤택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양자·핵 물리학을 이용하여 대량살상무기인 핵폭탄을 만들었듯, 나노과학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개발하여 사용한다면 인류에게 큰 문젯거리가 될 게 뻔하다. 결국, 사람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나노기술을 모두가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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