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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경남지사 선거 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와 경쟁했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국회의원(김해을)은 홍 후보에 대해 "경남도민들로부터 사실은 낙제 평가를 받은 도지사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인 김 의원은 4일부터 양산과 창원 등지를 돌면서 지역 지원유세에 나섰다. 선거운동 뒤 줄곧 문 후보의 '입'이 되었던 김 의원이 지역에서 문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문 후보 지지선언을 했던 경남체육동호회 회원들을 만나 인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권영민 전 경남도체육회 상근부회장 등을 만나 고마움을 전했다.

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문 후보를 대신해 10여명한테 '문 후보 선대위 보육특별위원 위촉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하루 전날 있었던 문 후보의 마산․진주 유세와 관련해, "분위기가 좋다"면서도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경수 의원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통합정부추진위 주최로 열린 '통합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 축사를 마친후 국회 의원회관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수 대변인.
▲ 의원회관 나서는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통합정부추진위 주최로 열린 '통합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 축사를 마친후 국회 의원회관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수 대변인.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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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홍준표 후보와 경쟁했는데?
"당시 쟁점 가운데 하나가 옛 진주의료원 폐쇄였다. 홍 후보는 당시 진주의료원 폐쇄를 자신의 정치적 발판으로 삼고자 했고, 대선가도에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다. 또 무상급식 중단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경남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다. 그러자 도민의 강력한 저항이 있었던 것이다."

- 그래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되었는데.
"도민들은 홍 전 지사에 대해 더 이상 경남이 자신의 정치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하게 저항했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자, 자유한국당은 인물 부재 속에 홍 후보가 된 것이다. 그것 자체가 보수진영의 불행이다. 홍 전 도지사는 무능한 지도자였고, 대한민국을 맡긴다는 것은 불행이다."

- 2014년 지방선거 때와 지금의 유권자 분위기는?
"2014년만 해도 경남에서는 여전히, 당시 새누리당 일당지배구조가 강고했다. 조직이나 도민 분위기로 볼 때 아무래도 그때는 야권이 열세였다. 그래도 도심은 좀 달랐다. 경남 분위기가 달라지게 된 것은 지난해 총선 때부터였다. 창원, 김해, 양산에서 야권이 당선되었다. 거제와 '마산회원'에서 야권후보가 떨어지더라도 아슬아슬한 표차이였다.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달랐다. '3당합당'(1990년) 이후 경남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던 일당지배구조에 대한 균열이 나타난 것이다.

어제 마산과 진주 유세 분위기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지금은 달라졌다. 이번 대선에서 변화의 물꼬가 생긴 것이다. 선거운동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과거와 전혀 다르다. 도민들이 이제는 민주당도 지역에서 주요 정치세력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 지지 표명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과거에는 약간 꺼려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 벽이 완전히 무너졌다. 지역주의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치르는 첫 대선이고, 과거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 이번 대선은 어떤 성격이라 보는지?
"전국적으로 보면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 제대로 된 정권교체냐 불안한 정권교체냐 하는 선거다. 그런데 경남은 좀 다른 것 같다. 홍준표 전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되면서, 대한민국을 제대로 개혁할 수 있는 확실한 정권교체냐 아니면 탄핵 반대 세력의 정권연장이냐 사이의 대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2014년 경남지사 선거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후보에 대한 평가는?
"경남도민들로부터 사실은 낙제 평가를 받은 도지사다. 지난 2년 연속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최하위권이었다. 그는 교육과 공공의료를 망치고, 독선행정을 보였으며, 주민소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경남 경제 성장률이 전국 평균에도 한참 못 미쳤다. 경남이 우리나라 경제 중심축인데, 하위권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우리 경제와 민생을 파탄 낸 책임을 져야 하는데,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번에 도민들이 그런 후보에 대해 확실하게 심판해 주어야 한다."

- '경남 자존심'을 강조하는데?
"문재인 후보는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고, PK(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화 활동을 하고, 창원의 노동자와 시민들을 위한 인권 변호사 활동을 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퇴임 후 여생을 경남(양산)에서 보낼 것이다. 진짜 경남 사람이다. 그러나 홍 후보는 경남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한 사람이다. 이번 대선은 경남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확실하게 '무늬만 경남'인 후보를 심판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인 김경수 국회의원이 4일 경남도의회에서 문 후보 지지선언한 권영민 전 경남도체육회 상근부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인 김경수 국회의원이 4일 경남도의회에서 문 후보 지지선언한 권영민 전 경남도체육회 상근부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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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인 김경수 국회의원이 4일 오후 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선대위 보육특별위원 위촉장'을 수여한 뒤 사진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인 김경수 국회의원이 4일 오후 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선대위 보육특별위원 위촉장'을 수여한 뒤 사진을 찍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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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에 대한 생각은?
"진보도 바뀌어야 하지만 보수도 정말 변화해야 한다. 합리적인 보수, 개혁 보수가 주류를 이루어 정치를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홍 후보 중심의 자유한국당은 정치 퇴행이다. 보수 개혁은커녕 수구다. 과거의 낡은 정치를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은 꼭 미래를 위해서 투표하고, 대선을 통해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표로 보여 주어야 한다."

- 몇 차례 텔레비전 토론에서 경남의 현안이 쟁점으로 거론되기도 했는데?
"홍 후보는 무상급식 중단을 해서 주민소환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홍 후보는 토론에서 교육청이 '급식 감사'를 받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억지 논리다. 도민들이 그런 홍 전 지사의 자기 평가를 거의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 홍준표 후보는 경남지사를 '시한 임박'(대선 30일 전인 4월 9일 오후 11시 57분)해서 사퇴해 꼼수라는 지적과 함께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없도록 했는데.
"꼼수사퇴였다. 책임 있는 정치인 자세는 아니었다. 더구나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으로서는 대단히 실망이었다. 국민들이 보기에 민망한 형태였다. 꼼수사퇴를 막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를 하자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때 정치구조와 선거구조 변화를 논의할 때 같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전체 큰 틀에서 정치구조와 선거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함께 정리될 것이라 본다."

-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선 의미는?
"지금 대선이 끝난 게 아니다. 지금 자칫 한눈 팔면 보수에 당한다. 한 명의 지지가 중요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지 않으면 정권교체가 되었더라도 성공한 국정을 할 수 없고, 촛불 민심을 실현하기 어렵다. 개혁 성공을 위해서라도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기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총력을 기울이고 집중하겠다."


태그:#문재인,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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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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