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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입구 등에서 사드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모인 주민들을 강제로 고립시키고 있다.
 경찰이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입구 등에서 사드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모인 주민들을 강제로 고립시키고 있다.
ⓒ 금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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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주한미군의 사드(THAAD) 장비가 26일 새벽 군사작전을 벌이듯 전격적으로 성주 롯데골프장 안으로 이송됐다. 사드 배치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배치를 감행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알박기'로 해석된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부터 80여 개 중대를 동원해 남김천IC 등 고속도로를 통해 성주군으로 들어가는 길을 통제했고, 성주군 초전면 초전삼거리에서는 소성리로 향하는 길을 통제하는 등 모든 도로를 막고 차량이동과 주민들의 이동을 막았다.

경찰은 또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주민들을 고착하고 롯데골프장으로 들어가는 진밭교 앞에서 기도회를 갖고 있던 원불교 교도들을 에워싸기도 했다. 주민들은 긴급하게 SNS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지만 소성리 마을로 들어가려던 성주 주민들은 경찰에 막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있던 주민들은 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막았지만 경찰은 오전 4시경부터 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견인을 시작했다. 경찰은 번호판을 뗀 렉카차량을 이용해 모두 20여 대의 차량을 견인했다.

주민들은 차량을 견인하자 항의에 나섰다. 경찰이 주민들을 고착시키면서 주민들과 충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영재씨 등 일부 주민이 다쳐 군 앰블런스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박희주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이 연행돼 구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태 성주군투쟁위 청년위원장은 "주민이 다쳐 119에 신고했는데 군 앰블런스 차량이 왔다"며 "군과 경찰이 이미 충돌을 예상하고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이라고 분개했다.

▲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가는 사드 차량 주한미군은 26일 오전 사드 반대 주민들을 경찰을 이용해 고립시킨 뒤 사드 발사기 6기와 요격미사일 등 사드 장비를 전격적으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골프장 부지에 반입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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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은 경찰이 도로를 확보하자 사드 발사기 6기와 사격통제레이더, 요격미사일, 발전기, 유류차 등 사드 장비 대부분을 오전 4시 40분부터 성주골프장에 반입해 배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이른 시일 내 장비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오전 7시부터 도로통제를 해제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주민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소성리 마을회관에 도착한 주민들은 집회를 갖고 정부와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드 차량이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은 힘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강태씨는 "자꾸 눈물이 나고 애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좋겠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조은학씨는 "군사작전을 우리가 막을 수 있었겠느냐"며 "저들의 만행과 우리의 울음, 소성리의 분노를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가지 못했던 석명희씨는 "가 보지 못해서 미안하고 참담하다"며 "자꾸 눈물이 난다. 다들 열심히 싸우셨는데 부상 당한 분들이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주민들도 "소성리 암흑의 날을 잊지 못할 것"이라거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끝까지 사드를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이 26일 새벽 미군의 사드 차량을 막기 위해 소성리에 세워놓았던 주민들의 일부 차량 유리창을 깨고 강제 견인을 했다.
 경찰이 26일 새벽 미군의 사드 차량을 막기 위해 소성리에 세워놓았던 주민들의 일부 차량 유리창을 깨고 강제 견인을 했다.
ⓒ 이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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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드 부지 공여 절차를 완료했지만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작업이 남아 있고 성주군이 군사보호구역 지정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미군이 이날 전격적으로 사드를 성주골프장에 반입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알박기'에 나선 것이라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시설 설계와 장비 배치 공사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야간시간을 이용해 경찰의 통제하에 신속하게 배치에 나선 것은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오전에 자료를 내고 "한미 양국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사드체계의 조속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부지에 배치하여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어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일부 전력을 우선 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 관련 절차는 앞으로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사드, #성주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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