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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고덕 상장리, 아래 농협통합RPC)의 주도권을 놓고 예산지역농협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갈등은 예산읍면지역 농민간의 배타적 문제로까지 불똥이 튈 조짐이 보여 현명한 문제해결이 요구된다.

농협통합RPC는 지난 2011년부터 관리주관조합을 고덕·삽교·덕산농협이 2년씩 돌아가며 운영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2년 동안 고덕농협이 주관조합 역할을 했고, 4월 1일부터는 덕산농협이 관리주체가 될 차례다.

그런데 고덕농협이 3월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주관조합을 내줄 수 없다고 결의했다. 이에 앞선 3월 17일, 고덕면이장단협의회가 고덕농협과 통합RPC에 '관리주관조합을 고덕농협으로 계속 유지하라'는 요구서를 내면서 문제의 발단이 됐다.

소식을 접한 덕산농협은 '발끈'했고, 삽교농협 또한 '원칙에 어긋난다. 상생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덕산·봉산지역 민심도 "앞으로 RPC 주관조합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며 술렁이고 있다.

고덕이장단협의회와 농협이사회가 요구서를 낸 이유는 "각 읍면의 벼가 통합RPC가 있는 고덕으로 모아지고 도정이 이뤄져 주민들은 먼지 등 환경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배려나 우대가 없었다"는 것이다.

즉 관리주관조합을 타지역 농협에 내줄 수 없으며, 요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타지역 벼수매 거부 또는 통합RPC 탈퇴 및 해산"이라는 강수를 뒀다.

고덕농협 윤관호 조합장은 이장단 및 농협 임원의 입장에 대해 "오래 전부터 조합원님들이 요구해 온 사안이다. 서천, 보령, 세종, 당진 등 충남 7개 통합RPC 중 예산만이 윤번제로 하고 있다. 먼지 등 환경피해 민원은 우리 농협에서 해결해야 하고…. 특히 통합RPC를 돌아가며 관리하면 책임성이 약해져 흑자경영을 할 수 없다. 통합RPC 소재지 농협이 전문적으로 지속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덕산농협 이연원 조합장은 "주관조합을 혼자서만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덕산·봉산지역 이장님들을 비롯한 농민들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삽교농협도 우리와 의견이 같다"면서 "윤번제로 돌아가면서 하기로 한 것은 지켜져야 할 약속이다. 솔직히 주관조합이 되면 연간 60억이 넘는 신용사업 자금(정부수매자금 상환 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쌀 판매대금)이 생긴다. 이런 작은 이권 때문에 조합간의 신뢰가 깨져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통합RPC 운영 주도권을 놓고 농협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자 내부사정을 웬만큼 아는 농민들은 "결국 여유자금을 굴려 떨어지는 이자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농협통합RPC는 오는 18일 조합장, 이사, 이장 등 각 지역농협 대표 4명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고 운영주관조합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농협통합RPC가 겪고 있는 진통에 대해 한 농협 전직 간부직원은 "10년 전 정부가 요구한대로 각 지역농협RPC를 통합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원료곡 미질이 떨어지고, 판로확보도 어렵고, 제값 받고 팔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니 해산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 농민정서도 험해졌다"고 개탄했다.

한편 농협통합RPC는 국·도·군비 27억여원을 지원해 지난 2007년 설립했다. 참여지분은 고덕농협 27.53%, 덕산농협 26.04%, 삽교농협 24.36%, 광시농협 17.45%, 예산농협 4.62%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농협통합RPC, #RPC, #주관조합,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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