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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 보궐선거는 없다'고 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의 '꼼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경남도에 보낸 공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이 궐위된 시점부터 통보 의무가 발생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도지사 보선은 없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다. 홍 후보는 지난 3월 31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었지만,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공직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홍 후보가 5월 9일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려면, 30일 전인 4월 9일까지 도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홍 후보는 그 시점에 임박해 '일요일'인 9일 자정께 사임서를 내겠다고 했다.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도지사 자리를 놓고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도지사 사임 통보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궐위 사실을 언제 통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공직선거법에는 대통령 궐위의 경우 '즉시' 통보하도록 되어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즉시' 내지 '동시에'라는 규정이 없다.

선관위는 대선 30일 전인 9일 이전까지 '궐위 통보'가 있으면, 대선일에 같이 경남지사 보선을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도지사 궐위 사실 통보'를 10일 이후에 하게 되면, 보선은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지사 궐위 사실을 통보해야 하는 류순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가 하나의 관건이다. 류 부지사는 홍 후보의 도지사 사임서 통보 시점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류순현 부지사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류 부지사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거부했다. 민주당은 공문을 보내 답변해 달라고 했지만, 6일까지 답변이 없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5일 전국 광역시도에 보낸 '제19대 대통령선거 관련 입후로 예정 공무원 등 사직 현황 파악 요청' 공문.
 행정자치부가 지난 5일 전국 광역시도에 보낸 '제19대 대통령선거 관련 입후로 예정 공무원 등 사직 현황 파악 요청' 공문.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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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행정자치부가 5일 경남도에 공문을 보낸 것이다. 공문은 '제19대 대통령선거 관련 입후보 예정 공무원 등 사직 현황 파악 요청'이란 제목이다. 이 공문은 전국 광역자치단체에도 보내졌다.

행정자치부는 공문에서 "대통령선거에 입후보 예정인 공무원은 공직선거법(제53조)의 규정에 따라 선거일 전 30일(4월 9일)까지 그 직을 사임하여야 한다"며 "각 시·도에서는 입후보 예정 공무원의 사직 현황을 파악하여 10일까지 우리 부 공명선거지원상황실로 제출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자부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보궐선거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궐위된 시점부터 직무대행자에게 지방의회 의장 및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궐위사실 통보 의무가 발생하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궐위 발생 시 공직선거법(제200조 제5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대행자는 지방의회의장 및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통보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행자부는 공문에서 '즉시' 내지 '동시에'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궐위된 시점부터 직무대행자(행정부지사)에게 궐위사실 통보 의무가 발생한다"고 했다.

정영훈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얼마 전 행자부에 유권해석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아직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그런데 공문을 경남도에 보낸 것으로 안다"며 "공직선거법 제정 취지뿐만 아니라 행자부 공문대로 하더라도, 행정부지사는 '도지사 궐위 사실'을 즉시 선관위에 통보해야 한다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행자부가 경남도에 동시 통보 의무를 공문으로 요청한 것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 사유가 되거나 인사상 불이익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되면 홍 지사의 꼼수가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고 했다.

홍 지사 사퇴와 상관없이 경남지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이 5~6일에 받은 경남지사 보선 후보자 공모에는 정영훈 위원장과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신청했다.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도 경남지사 보선 출마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은 아직 출마 선언이 없다.


태그:#대통령선거, #행정자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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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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