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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칙어에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가 사이좋게 지내고, 친구와는 신뢰한다는 항목도 있다. 그런 덕목(도덕의 관점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왕 중심 국가관이라고 지적받는 교육칙어를 용인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견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일본 아베 정권 핵심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일 이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는 전쟁 전과 전쟁 중 일본 교육의 기본이념이 된 교육칙어에 대해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반하지 않는 형태로 교재로서 사용하는 것까지는 부정할 수 없다"며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비판을 우려해서인지 "우리나라 교육의 유일한 근본이 된다고 지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전제를 달기도 했다.

교육칙어는 1890년 메이지 일왕이 '신민'에게 요구하는 덕목을 제시한 것으로, 일왕을 신격화 하고 '국가와 천황'에게 목숨을 바칠 것을 요구하는 군국주의 교육으로 이어지는 역할을 했다.

구체적인 덕목으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가 사이좋게 지내고, 부부 사이는 화목하고, 친구와는 서로 신뢰한다'로 이어지며, 마지막 부분에는 위급한 사태가 일어나면 '국가에 바쳐' 영원히 이어지는 황실의 운명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후에는 '국가 비상시에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정신은 국민주권의 이념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중의원에서 '배제', 참의원에서 '실효'라는 엄중한 결의가 이루어졌다.

일본 정부의 각의결정 후, 국회에서는 문부과학상에 이와 관련한 질의가 이루어졌다. 마쓰노 히로카즈 문부과학상은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와 고등학교 역사과 공민교과서에서 역사적 사실을 배우기 위한 참고자료로 게재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즉, 역사의 이해를 돕는다는 관점에서 사회과 교재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보수층에는 교육칙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유지 헐값매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오사카의 사학법인 모리토모학원에서 운영하는 쓰카모토 유치원이 원생들에게 교육칙어를 암송시키는 모습은 일본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교육칙어를 교육현장에서 사용하게 될 경우 쓰카모토 유치원의 경우처럼 교육칙어적인 교육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TV아사히>에 출연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씨는 "전후에 국가권력의 최고기관인 국회가 배제 혹은 실효를 결정한 교육칙어를 다시 교육현장에 등장시키는 것을 단 한 번의 각의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각의에서도 이론이 없고, 자민당 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태그:#교육칙어, #군국주의교육, #일본천황, #국민주권, #스가요시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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