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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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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공간 행위 예술이다. 특히 논밭 농사는 1년에 한두 번씩 논과 밭에 그림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미술이다.

지금 장만하는 감자밭을 예로 들어보자. 우선 겨울을 난 푸실푸실한 밭에 거름을 골고루 뿌리고 밭을 간다. 갈고 난 밭은 흙빛 도화지다.

이번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두둑을 만든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긴 두둑은 패턴을 이루며 밑그림이 된다. 오늘 관리기로 23골을 만들었다. 두둑을 똑 고르게 예쁘게 만들면 보기 좋다.

다음은 검은색 비닐을 두둑에 씌운다. 검은 물감으로 줄을 그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기농 한다며 비닐 쓴다고 비난 마시라. 김매기 할 일손이 없다.) 여기까지가 감자 심기 준비 단계다.

감자를 심고 흙을 덮어주면 검은색 줄 위에 흙빛 점이 찍힌다. 그 자리에서 감자 싹이 올라오고 잎이 무성히 자라면 검은색 줄과 흙빛 도화지는 6월 하순까지 초록빛으로 서서히 물든다.

초록빛이 삭아내리고 검은 물감을 걷어내면 흙 속에서 흙빛을 닮은 감자알들이 쏟아져 나온다. 갓 캐낸 햇감자를 쪄서 먹으면? 그 맛이 상상이 되나? 감자 농사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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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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