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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과일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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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뇌가 복잡하게 발달했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인간의 뇌만 진화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최근 과일이 뇌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28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에 이와 관련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생물학자들은 영장류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커다란 두뇌'라고 말합니다. 이 커다란 두뇌 덕분에 거미원숭이부터 인간까지 모든 영장류가 도구를 사용하고 먹을 것을 찾고 복잡한 집단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 사이에서 영장류의 뇌가 크게 진화하게 된 최초의 원인이 무엇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것은 '과일'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영장류가 더 큰 집단을 이루기 위해 커다란 두뇌로 진화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른바 '사회적 뇌 가설'(social brain hypothesis)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식이요법과 생태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뉴욕 대학의 생물심리학 연구팀은 어떤 요인이 뇌의 크기와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원숭이, 침팬지 등 영장류 4그룹에서 140종을 선택해 식생활과 사회생활을 방대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큰 뇌를 가진 개체의 특징들을 분석한 결과 일부일처제 여부와 뇌 크기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사회의 복잡성과 집단의 크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 하나, 주식이 과일인지, 나뭇잎인지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뭇잎은 두꺼운 세포벽 안에 영상성분이 가둬져 있어 이를 소화하려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반면 과일은 소화가 쉽고 열량도 무척 높습니다. 이 높은 열량을 뇌가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과일의 열량을 왜 다른 신체 부위가 아닌 뇌를 크게 발달시키는 데 사용했을까요? 연구팀은 복잡한 사회생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집단생활을 한다는 것은 포식자를 쉽게 막아낼 수 있어 생존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복잡한 사회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계를 유지하고 발달시키려면 인지적 지능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인지적 요구가 과일 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해 더 큰 뇌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이요법과 사회생활이 서로에게 필요충분조건은 아닙니다. 풍부한 영양은 단지 진화적 변화를 추동한 연료일 뿐입니다.

과일이 뇌 크기에 미친 영향은 또 있습니다. 나뭇잎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과일을 얻기 위해선 특별한 인지능력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잘 익은 과일을 딸 수 있는지 기억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먹으려면 더 넓은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고, 높은 수준의 탐색기술이 필요합니다. 어떤 과일은 따기 어렵고, 어떤 것은 가시가 있고, 어떤 것은 아주 단단합니다. 영장류는 과일을 먹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야 했고, 도구도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일을 먹은 영장류는 뇌를 크게 만들었고 결국 이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교 인류학 교수인 리처드 랭엄은 "식이요법이 영장류의 진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식이요법이 선택적 압력(생존에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으로 작용해 뇌 진화를 주도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리는 인간 계보를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었다"며 "식이요법이 진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태그:#뇌진화, #뇌크기, #영장류, #과일과 뇌 진화, #식이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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