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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미래 정책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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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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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정당 '우리미래'가 탄생했다. 우리미래는 지난 13일 정책토론회 [경제편] "김제동 vs 김종인"을 시작으로 오늘 두 번째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두 번째 토론회는 [헌법편]으로 김선택 교수(고려대 법학대학원)와 김제동(우리미래 자문위원장)이 패널로 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됨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서 개헌이 이슈로 떠올랐다. 대선 후보들도 각각 개헌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오늘 치러진 토론회의 현장을 취재했다.    

<우리미래 정책토론회> 김선택교수(왼) 김제동우리미래자문위원장(우)
 <우리미래 정책토론회> 김선택교수(왼) 김제동우리미래자문위원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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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3당이 이번 대선에서 개헌을 하자고 했다.
김선택: 개헌 내용이 아직 없다. 대선이 5/9일로 정해졌는데 과연 가능할까? 어렵다고 본다. 이번 개헌안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개헌이 요구되는 이 상황이 만들어진 배경이 뭘까? 촛불혁명이다. 국민들이 헌법을 바꾸자는 판을 연 것이다. 그럼 여기서 누가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야 하나? 헌법을 고친다는 것은 국민의 일이다. 헌법은 모름지기 국민에게 저작권이 있고, 소유권도 국민에게 있다고 얘기한다. 개정 역시 국민이 한다. 헌법 개정안은 국민이 한다고 나와 있다. 국민 동의 없이 개헌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이번 국회에서 만든 개헌안은 대선과 함께 추진될 것이 아니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들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제동'을 걸어야 한다.

김제동: 헌법의 최종 해석권자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가 고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페북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도 수정하려면 계정 주인만이 바꿀 수 있다. 야 3당이 무슨 권한을 가지고 저렇게 얘기하는 걸까? 헌법을 한번이라도 읽어보기는 했을지 의문이 든다. 헌법 중에 헌법은 1조 1항, 2항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든 130조까지의 정신을 설명하는 게 헌법 전문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데 겨우 헌법 40조부터 시작하는 입법부가 바꾸자고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가. 개헌특위 이전에 국민의 뜻을 모아야 한다.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더 강화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겨우 40조~65조(입법부)에 있는 사람들이 어디 1조에 명시되어 있는 사람들을 빼고 개헌을 이야기를 하냐. 건방지다. '제동'을 걸어야 한다.   

김선택: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1919년부터 쓴 내용이다. 헌법 전문이야말로 헌법의 핵심적 가치를 모아둔 것이다. 과거에는 우리가 헌법을 고칠 때는 내용에 무엇이 들어가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절차가 중요하고, 그 절차 속에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는 헌법 개정에 있어 국민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도록 하는 그 절차를 어떻게 짜는지에 중심을 두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절차부터 확정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뜻을 담아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미래 정책토론회> 김선택교수(왼) 김제동우리미래자문위원장(우)
 <우리미래 정책토론회> 김선택교수(왼) 김제동우리미래자문위원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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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에 담길 핵심 내용, 방법, 시기는?

김제동: 헌법의 주인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 절차적으로 정당성을 가지겠냐. 개헌특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공개는 해놨지만 우리는 사실 잘 모른다. 정치는 투명하게 알려져야 한다. 어떤 헌법을 만들 것인지를 국민들과 논의하는 것이 순서이다. 국민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 이게 먼저가 아니겠느냐. 본인들의 권한 구조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이 관심 있는 건 '대통력 탄핵, 국회의원 소환은 할 수 없을까?' '국민 30만이 동의하면 법을 발의할 수는 없을까?' 이런 게 아닐까? 이런 건 논의 조차 안 되고 있다. 어떻게 만들 건지에 대한 합의가 없다. 합의가 있어야 시기를 얘기할 수 있다. 
 
김선택: 시기는 국민의 의견수렴을 거쳐봐야 한다. 시기를 정해놓고 할 필요는 없다. 담겨야 할 핵심은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가 아니고,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게' 아닐까 한다. 권력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는데 사실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헌법 발의권은 담겨야 한다. 법안 발의도 국민이 하고 확정할 권리도 국민에게 있어야 한다. 지금 헌법으로 충분하지 않냐? 이상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다.    

천사들이 만든 세상에서는 헌법을 만들 필요가 없다. 1948년 헌법은 이상적이었다. 그러나 5.19 쿠데타로 망가졌고 유신헌법, 전두환 정부를 겪으면서 헌법이 많이 유린됐다. 그리고 6월 항쟁으로 조금 회복되는 듯했다. 지금의 헌법으로 제왕적 대통령제가 계속 발생한다. 6명의 대통령이 87년 헌법 이후로 바뀌었고 이번에 바뀌면 7번이 된다. 근데 뭐가 바뀌었나? 87년 헌법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면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을 탄생시킨 것은 아니다. 문제는 헌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가 행정명령을 내리자마자 법무부 장관이 반대하고 지방 판사가 중지시켰다. 오늘도 하와이 지방 판사가 또 정지를 시켰다. 우리나라 헌법은 마련되어 있는데 작동되고 있지 않다.    

삼권 분립? 작동하지 않는다

김제동: 대법원장, 선거관리위원장,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을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는 건 삼권 분립에 위배된다. 지금 헌법으로는 삼권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6명의 대통령의 결말이 좋지 않았던 건 헌법이 잘못되어 있어서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선택: 제헌헌법을 보면 '입법권은 국회가 행한다'고 나와있는데 나중에 와서 '국회에 속한다'로 바뀌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고 행사권만 국가기관에게 부여한 것이다. 권한은 권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안 되는데 넘어서고 있다. 권한 받은 자는 권력자인 국민에게 항상 책임지고, 반응해야 하고, 여기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소환되거나 그만둬야 한다. 미국의 초창기 헌법은 국민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게 맞는 거다. 이번 촛불은 법치주의의 위대한 승리다. 그 누구도 법 위에, 법 바깥에 있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준 거고 이건 단순한 민주주의가 아닌 법치주의의 승리다.

<우리미래 정책토론회> 김선택교수(왼) 김제동우리미래자문위원장(우)
 <우리미래 정책토론회> 김선택교수(왼) 김제동우리미래자문위원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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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헌법을 만들다 ; 아이슬란드 개헌  
 
김선택: 아이슬란드 헌법이 개정될 때 정치인은 배제되고 국민들이 만들었다. 이 비슷한 형태는 아일랜드, 루마니아에서도 진행됐다.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입법절차도 마련했다. 지금은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 대한민국처럼 문맹이 적은 나라가 없다. 이렇게 SNS가 보급된 나라도 없다. 모든 정보가 우리 손에 있다.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같은 국민이 못하면 우리보다 뒤떨어진 나라는 희망을 잃을 것이다.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요구하고, 우리가 권력을 직접 행사하도록 매뉴얼이 바뀌어야 한다. 아이슬란드 인구가 적어 헌법 개정이 가능하였다고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제동: 지금 선관위에서 내놓은 좋은 선거법이 있다. 중대선거구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회의원을 잘 뽑는 방식, 정당활동의 민주적 절차 등등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근데 국회의원들이 통과를 안 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을 뽑는 방식에 대해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 5년마다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근데 대통령이 되면 헌법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헌법을 수정할 권리는 국민에게 있다. 근데 왜 대통령이 안 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대선주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내놔야 한다. 인적청산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대통령제가 잘못되었다고 얘기한 국회의원들이 그런 대통령을 만들어온 사람들이다. 여태 잘못을 저질러온 사람들이 변화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혁명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김선택: 개헌과 개혁이 패키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개헌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 정치개혁과 함께 하지 않는 개헌은 또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국회는 우리가 위임한 권한을 수행하는 곳이다. 오직 개헌만 하자고 하는 것은 의도가 의심스럽다. 같이 가야 한다. 젊은 청년들은 전쟁에 휘말린 적도, 이데올로기에 빠진 적도 없다. 이토록 많은 정보를 가진 적도 없다. 헌법은 우리 삶이다. 꾸준히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행동도 해야 한다.

헌법 다 같이 읽어보자

김제동: 헌법 조문을 1조부터 39조까지 외우게 됐던 이유는 노력해서가 아니라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왜 아무도 이거 우리한테 안 알려줬지? 작년 중순 헌법 처음 읽었을 때 진짜 아름다웠고, 탄생 배경을 떠나서, 조문이 너무 아름다웠다. 헌법의 '갑'이 국가인 줄 알았는데, 국가가 '을'이고 우리가 '갑'이었구나. 그 시대에 헌법을 만들었던 어르신들이 혹시나 미래에도 내 손주 고문당할까 봐 12조 3항, 영장 가져왔냐고 물어봐라. 11조 법 앞에 다 평등하다, 투표권 방해하면 24조, 재산권 방해하면 23조 얘기해라, 양심의 자유 침해하면 19조 대라. 이게 마음속에 와 닿았다. 이런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헌법을 보니까 감동이었다. 확보하고자 하는 목표가 우리와 자손의 안정과 자유와 행복이라는데 눈물이 안 날 도리가 있는가? 국민을 아끼는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헌법 개헌, 해석의 주체는 헌재가 아닌 국민이 되어야 하고 개헌 논의하는 모습 자체가 헌법이라 생각한다.

우리미래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주 금요일엔 [노동편]으로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우리미래 자문위원장 김제동씨가 패널로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일정은 www.우리미래.kr 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태그:#김제동, #우리미래, #헌법, #개헌, #김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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