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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달봉교 공사 재개

겨우내 중단돼 있던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문제의 달봉교 공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행하는 하천공사로 지난 연말에 착공했다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나간 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봄이 오면서 공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관련 기사 : '꼼수' 국토부, '구경' 환경부... 낙동강이 망가진다).

그러나 달봉교 공사는 문제가 많아 결코 착공되어서는 안된다. 달봉교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그리고 교량이 꼭 있어야 할 곳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것도 사회적인 문제다.

낙동강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낙동강 달봉교 공사가 재개됐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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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문제의 공사는 부산국토관리청의 꼼수에 기반해 착공되는 것으로 경제정의 관점에서 결코 간과되어선 안된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달봉교 공사가 왜 착공되어선 안 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져보도록 하자.

경관미가 빼어난 바로 그곳에 교량을 건설한단다.
 경관미가 빼어난 바로 그곳에 교량을 건설한단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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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교 공사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

첫째, 달봉교 공사는 국토부의 꼼수 공사다. 문제의 달봉교 공사는 원래 2014년도 내성천 용궁지구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이었던 사업으로 당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제척된 사업이다.

그런데 부산국토청은 다음해 공사규모를 대폭 줄였다. 교량의 폭을 11미터에서 5미터로 줄이고, 공사비도 112억에서 75억으로 줄였다. 면적도 7800㎡로 줄어들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1만㎡ 이상)도 안 된다. 즉,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조차 피해가도록 꼼수를 부린 것이다.

달봉교 공사가 재개되는 곳은 명백히 낙동강 구간이다. 국토부는 낙동강 구간에 공사를 하면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달봉교 공사가 재개되는 곳은 명백히 낙동강 구간이다. 국토부는 낙동강 구간에 공사를 하면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 다음지도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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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문제의 달봉교 구간은 내성천이 아니다. 이곳은 내성천의 마지막인 삼강 합수부에서 1킬로미터나 떨어진 낙동강 구간으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공사다. 국토부가 두번째 꼼수를 부려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에 낙동강 구간을 슬쩍 끼워 넣은 것이다. '꼼수 국토부',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달봉교가 착공되고 있는 이 구간은 경관이 아주 아름답다. 특히 달봉교 바로 아래 조성돼 있는 모래톱은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모래톱이다. 낙동강의 원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구간에 달봉교가 들어섬으로써 낙동강 유일의 모래톱이 교란당하면 그 아름다움을 잃을 것은 뻔하다.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 남은 거의 유일한 모래톱이다. 이 귀한 모래톱이 달봉교 공사로 인해 교란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4대강사업 후 낙동강 본류에 남은 거의 유일한 모래톱이다. 이 귀한 모래톱이 달봉교 공사로 인해 교란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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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교량공사 강행?


넷째, 삼강유역에서부터 문제의 이 구간은 생태자연도 1등급지로 생태적으로 아주 귀중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세 개의 강이 만나고 그렇게 이룬 물줄기가 빚어내는 경관적 풍미가 문제의 구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곳에 교량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귀한 생태적 자원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다섯째, 부산국토청이 내세우는 이 사업의 목적은 주민불편 해소 차원과 제방관리용이다.  강 건너 문경 쪽 주민들을 반대쪽 예천 쪽으로 연결해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강 건너 문경 쪽 주민들의 이동로가 없는 건 아니다. 문경 쪽과 상주 쪽으로 난 길이 두 개나 존재한다. 다만 야트막한 재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겨울철 눈이 오면 교통이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4대강사업 후 낙동강의 빼어난 경관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
 4대강사업 후 낙동강의 빼어난 경관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곳.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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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풍경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달봉교 조감도
 이곳의 풍경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달봉교 조감도
ⓒ 부산지방국토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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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논리를 다 들어줄 것 같으면 이 나라에 하천을 따라 얼마나 많은 교량이 생겨야 할지 모른다. 차라리 제설차를 하나 마을에 제공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고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그것 때문에 75억이나 쓴다는 것은 국민혈세 낭비다.

여섯째, 활주사면(모래가 퇴적되는 곳)에 해당하는 곳에 교각을 세우면 침식과 세굴이 급격히 이루어져 생태계의 서식처 일대가 변한다. 그로 인해 생물상과 생태계 기능과 구조도 변형된다.

멸종위기 1급종 흰수마자 이동통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일곱째, 이곳은 중요한 생물이동통로다. 포유류, 조류, 어류의 이동에 위협적인 요소가 없었는데 교량과 도로가 만들어짐으로써 강의 연속적인 생태계를 단절시킨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종 흰수마자의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 건설을 해버리면 그들의 산란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구간은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가 내성천과 낙동강을 오가는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공사를 벌인다고 한다
 이 구간은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가 내성천과 낙동강을 오가는 이동통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에 교량공사를 벌인다고 한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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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상기와 같은 구체적인 이유로 달봉교 공사는 불가하다. 삼강유역부터 그 아래 2~3킬로미터 구간은 생태적으로 귀중한 공간이고 경관적으로 무척 아름다운 구간이다. 이런 구간은 이제 낙동강에서 마지막 남은 귀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잘 보존해서 누대로 물려줘야 할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국토부는 상기의 달봉교 공사가 불가한 일곱 가지 이유에 대한 답을 주길 바란다. 이 지면을 빌어 공개적으로 요청한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8여년간 낙동강과 내성천 취재했습니다. 4대강과 내성천의 재자연화를 희망합니다. 올해 4대강과 낙동강이 펄펄 살아 흘러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태그:#낙동강, #내성천, #달봉교, #삼강, #모래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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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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