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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민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독일 아빠들은 참 가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독일 회사 직원들은 퇴근 후 동료들과 술 마시러 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바로 집으로 가서 아이들을 돌보거나 집안일을 합니다. 때로는 직접 집을 짓거나 꾸미는 일을 하곤 하지요.

한국의 아빠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야근을 하거나 잦은 회식 때문에 아이가 잠든 다음에 집에 돌아오는 일이 많지요. 심지어 주말에도 출근하는 일이 많아 가정에 신경쓰기가 참 힘든 걸로 압니다. 이렇게 일주일 중 6일을 보내면 일요일에는 잠이 쏟아지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이 놀아 달라고 떼를 써도 일어나기가 쉽지 않죠. 육아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엄마들은 속상해 합니다.

놀이터에는 엄마보다 아빠가 더 많아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서 노는 독일 아빠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서 노는 독일 아빠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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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 독일은 회사보다 가정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나라입니다. 하루 10시간 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일요일에 일하는 것도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에 더 신경쓸 수 있지요. 오전 근무만 하고 오후에는 아이 생일 파티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일찍 퇴근하는 아빠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휴일에 공원이나 놀이터에 가면 가족들이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은 독일인 생활의 일부입니다.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서 노는 독일 아빠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서 노는 독일 아빠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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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노는 독일 아빠들
 아이들과 함께 노는 독일 아빠들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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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빠가 각자의 아이들을 공원으로 데리고 나와 일요일 오후를 보내는 모습도 쉽게 볼 수가 있답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는 독일 아빠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는 독일 아빠들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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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요일, 독일 놀이터의 모습입니다. 한국과 달리 독일 놀이터에는 독일 아빠들이 엄마들보다 더 많지요. 또 하나의 생경한 풍경은 부부가 같이 올 경우 주로 엄마들은 주로 벤치에 앉아 쉬고, 아빠들이 아이들과 뛰어 놀아준다는 것입니다. 한국과는 참 다른 모습이지요?

딸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독일 아빠
 딸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독일 아빠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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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빠들의 표정을 보면 귀찮은 내색이 전혀 없습니다.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듯 미소가 끊이질 않습니다.

또한 독일 곳곳에는 큰 운동장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도 아이들과 일요일을 보내는 독일 아빠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은 축구로 유명하지요. 여기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굉장히 즐깁니다. 주로 일요일에 동네 아빠와 아이들이 어울려 축구를 한답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뛰어놀면 아빠와의 유대감 형성에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독일 아빠들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독일 아빠들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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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요일 길거리를 지나가면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아빠들도 많이 볼 수 있어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독일 아빠를 흔히 볼수 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독일 아빠를 흔히 볼수 있다
ⓒ 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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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빠와 독일 아빠의 주말, 왜 이렇게 다를까요?

먼저 한국에서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게 굉장히 힘들지만, 독일은 다릅니다. 대부분의 아빠들이 육아 휴직을 사용하는 편이며, 육아 휴직 중 아내가 돈을 벌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정부가 지원을 많이 해주는 편입니다. 아빠들의 적극적인 참여보다 더 중요한 게 정부 지원입니다. 가족 중심의 기업 문화와 이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현상이 단순히 한국 아빠들보다 육아에 적극적인 독일 아빠들의 성격 때문은 아닐 겁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과 독일 간에는 현저한 노동 시간 차이가 존재하지요.

SBS에서 방영된 아빠의 전쟁 중 "한국과 독일의 노동시간의 차이"
 SBS에서 방영된 아빠의 전쟁 중 "한국과 독일의 노동시간의 차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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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많이 나라에 속하며 1년에 2113시간을 일합니다. 365일 매일, 하루에 약 6시간을 일해야 채울 수 있는 숫자입니다. (OECD가 2015년 고용 통계를 분석해 지난해 발표한 결과)

반면 독일의 노동시간은 현저히 적습니다. 1371시간으로 한국의 60% 수준입니다. 독일은 몇 시간을 일했느냐보다 효율을 중요시하고, 직원들도 이 기준에 맞춰 일합니다. 상사 눈치 보며 퇴근을 미루고 야근하는 사람, 주말에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독일 상사들은 야근한다고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능력한 사람으로 여기는 편입니다.

독일 대부분의 회사는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며, 10시간 이상 일해서 만약 사고가 날 경우 이에 대한 모든 책임과 비용은 해당 그룹장이 져야 합니다. 게다가 일요일에 근무를 해야할 경우 해당 시청의 허가까지 받아야하니 얼마나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사회 인지 느껴지시겠죠? 이런 사회적 배경이 아빠를 육아 참여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일도 한때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 국가로 전락하면서 주 6일 출근하는 힘든 노동 문화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이루면서 주 5일제 근무가 정착이 되었고 야근 문화도 그렇게 없어지게 됐습니다.

한국의 아빠들도 당연히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이 소망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한국도 가정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태그:#독일 육아, #독일 아빠, #독일 이민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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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직장 생활하고 있는 딸바보 아빠입니다^^ 독일의 신기한 문화를 많이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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