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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검찰 고위직 일괄 사표 제출 요구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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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한 검찰 고위직의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연방 고위 검사 46명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검사를 즉각 해고했다.

사표 제출을 요구받은 검사들은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로,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검찰의 세력 교체에 나섰다. 그러나 뉴욕 지검의 프리트 바라라 연방 검사가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강제로 물러난 바라라 검사는 성명을 통해 "나는 사임한 것이 아니라 해고당했다(fired)"라며 "미국 뉴욕 지검의 연방 검사로 활동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바라라 검사는 수십 건의 내부 거래와 공직 부패를 엄격히 수사하며 여야 의원 10여 명을 기소하는 등 '월스트리트의 보안관'으로 명성을 떨친 검사다.

바라라 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유임을 약속받았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검사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측근들의 주장에 따라 결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관례적 물갈이"... 민주당 "사법 독립성 방해"

현지 언론은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 검찰 고위직을 비롯해 정무직 인사들을 교체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처럼 수십 명에 달하는 인사의 사표를 일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후임자를 지명하지도 않고 연방 검사들의 사표를 요구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검찰이 진행하는 사법 행정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패트릭 리히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검사들을 갑작스럽게 일괄 해임할 것은 미국 사법 당국의 독립성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과거 관례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했던 많은 검사들이 이미 검찰을 떠난 상태"라며 "이번 사표 제출 요구는 획일적인 조직 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