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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농민회가 예산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예산군농민회가 예산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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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과 정부의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환수 조치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 농민회 회원들은 지난 23일부터 충남 당진, 공주 등 전국의 시청과 군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 농민들은 '트랙터 몰고 청와대로'라는 기치 아래 또다시 집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전봉준투쟁단이 '쌀값 폭락 규탄'과 동시에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3차 궐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농민들은 지난해 말 2차례에 걸쳐 트랙터를 몰고 '청와대 진격'을 시도한 바 있다.

장명진 농민회 충남도연맹 회장은 "중요한 것은 쌀값이 30년 전으로 떨어졌다는 점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21만 원의 쌀값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먹는 쌀까지 대량으로 수입한 정부가 쌀값을 떨어뜨린 주범인데, 정부는 그 책임을 전적으로 농민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28일 오전 10시 30분, 10여 명의 예산군농민회 회원들은 예산능금조합 앞으로 집결했다. 농민들은 예산군청까지 대략 3km 정도를 트랙터를 몰고 행진했다. 이날 농민들이 동원한 트랙터는 총 6대이다. 

문제는 예산군청 앞에서 발생했다. 예산군청(군수 황선봉) 입구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농민들을 막아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예산군청 관계자는 "민원업무에 방해가 되는 데다 주차장이 협소해 트랙터 진입을 부득이하게 막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군청에서 농민 진입을 막은 것은 처음"
경찰이 예산군청 앞에서 농민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경찰이 예산군청 앞에서 농민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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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농민들은 "트랙터가 무기도 흉기도 아닌데 진입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이와 관련해 장명진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회장은 "수많은 집회를 했지만 시·군청에서 농민들의 진입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또 "예산군은 예부터 농업의 근간이 되었던 소중한 지역"이라며 군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는 예산군에서 농민을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27일 예산군농민회는 황선봉 예산군수와 면담을 갖고 "트랙터를 몰고 군청으로 들어가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이 지나자, 농민들은 두 대의 트랙터를 예산군청 정문에 세운 상태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형 예산군 농민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쌀값 폭락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트랙터를 몰고 청와대로 진격하겠다고 선포했다. 박형 회장은 "우리 농민들은 정부의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 환수조치에 응할 수 없다"며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청와대로 진격하는 순간 박근혜 정부는 수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은 쌀을 천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날 농민들은 예산군청 앞에 소량의 나락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일부 젊은 농민들이 더 많은 나락을 뿌리려고 시도하자, 한 70대 농민이 이를 말리고 나섰다.

70대 농민은 "비록 정부가 쌀을 천하게 여겨도 우리 농민은 절대 쌀을 천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후배 농민들을 달랬다. 그는 또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예산군청 직원들과 경찰들에게도 쓴소리를 날렸다.

이 농민은 "만약 당신(공무원)들의 월급이 반 토막 났더라도 지금처럼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예산군 농민들은 몰고 온 트랙터를 예산군청 앞에 놓아둔 채 자진 해산했다.

예산군청 앞으로 향하고 있는 예산군 농민들. 이들은 전봉준 투쟁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예산군청 앞으로 향하고 있는 예산군 농민들. 이들은 전봉준 투쟁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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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예산군농민회 , #전봉준 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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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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