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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반대 평화버스>를 타고 김천에 온 영남권 연대단체들이 연명리 마을회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사드배치 반대 평화버스>를 타고 김천에 온 영남권 연대단체들이 연명리 마을회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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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19일) 아침, 고즈넉하던 김천시 농소면 연명리 마을회관 앞이 북적였다. 영남권 노동자들과 청년, 학생,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사드배치 반대 평화버스(아래 평화버스)>를 타고 김천 농소면에 모인 것이다. 여느때와는 다른 소란에 놀란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으로 직접 발걸음을 했다.

평화버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 연명리 마을회관 앞에서 간단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각 지역별로 결의발언을 들어보는 시간에 이어 연명리 주민의 즉석 발언도 청해 들었다.

연명리 주민들의 즉석 발언
 연명리 주민들의 즉석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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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마이크를 건네받은 주민들은 연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눈물을 훔쳤다.

"(오늘 행사를) 진작 알았더라면 뜨신 국시라도 준비했을낀데..."라며 아쉬워 했다. 구호를 부탁하니 수줍게 사양하다가 이내 우렁찬 목소리로 "사드는 미국으로! 평화는 대한민국으로!"라고 외쳤다.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 김종경,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 이태환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 김종경,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 이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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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김종경 공동위원장은 "여러분들을 보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김종경 공동위원장은 "사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일부 분열세력들이 '외부세력'이라 호도하는 바람에 여러분들께 손을 내밀지 못했다"며 "사드배치는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반대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종경 공동위원장은 "연대의 힘으로 183일까지 촛불집회를 이어 왔다"며 감사를 전한 뒤 "사드는 필요없다 남북대화 재개하라! 대한민국 어디에도 미국사드 필요없다!"라며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이태환 통일위원장은 결의발언을 통해 "우리는 뭔가를 돕거나 지원하러 온 것이 아니다. 김천 주민들께 배우러 온 것이다"라며 "사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문제이며 설치되어서는 안 될 흉물"이라고 말했다.

이태환 통일위원장은 "오늘 활동을 통해 평화를 향한 김천 주민들의 마음을 좀 더 깊이 알고 배워서 사드를 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평화버스 소식을 뒤늦게 들은 마을 주민들이 부랴부랴 커피를 타와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국시 대신 커피 평화버스 소식을 뒤늦게 들은 마을 주민들이 부랴부랴 커피를 타와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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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대회를 마친 평화버스 참가자들은 인적이 드문 곳까지 직접 찾아가 주민들을 만났다.
노동자 뿐만아니라 청년, 학생, 시민단체 회원도 함께 한 이 날 행사는 참가자 500여 명이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사드배치 반대 활동들을 펼쳤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회가 선전 활동 후 기념사직을 찍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회가 선전 활동 후 기념사직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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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반대 펼침막과 포스터를 김천시 일대에 부착했고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에서 만든 유인물을 배포했다.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는 관리실의 동의를 얻어 아파트 우편함이나 차량에 유인물을 꽂아 놓기도 했다.

김천 시민들은 평화버스 참가단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고, 하교길의 초등학생들은 아파트 우편함에 직접 유인물을 넣겠다며 한 뭉치의 유인물을 받아 가기도 했다.

실천활동 후 오후 5시 30분, 롯데마트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박석운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박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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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재하 본부장은 "자주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김천과 성주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한 뒤 "지난해 부산에서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깨고 소녀상을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했다. 사드도 마찬가지다. 끝까지 싸우면 결코 배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대표는 "롯데가 사드부지 제공을 결정했지만 천만촛불이 반대하니 멈칫거리고 있다"며 "야당들이 사드에 대해 오락가락 하는데 촛불의 힘을 보여줘야 딴 마음 먹지 않을 것이다. 사드 투쟁이 성주와 김천의 외로운 투쟁이 아님을 보여주자"라고 말했다.

행진차량을 이끌어 준 인디 밴드 <스카웨이커스>
 행진차량을 이끌어 준 인디 밴드 <스카웨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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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로 환호해 주는 김천 시민들
 박수로 환호해 주는 김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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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앞에서 결의대회를 한 참가자들은 촛불집회 참가를 위해 김천역까지 행진했다.
폭우가 쏟아졌지만 비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사드 반대 구호를 외쳤고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 사무소 앞에서 약식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천 시민들은 박수로 평화버스 참가단을 맞았으며 일부는 인디 밴드 <스카웨이커스>가 이끄는 행진 차량을 따라 함께 걷기도 했다.

이날은 <사드배치 결사반대 김천시민 촛불집회>가 183일을 맞는 날이었다. 원불교에서는 즉석에서 반죽해 구워주는 '평화 호떡'을 준비했고 김천시민대책위에서는 따뜻한 떡과 과일, 음료를 준비했다.

발언과 대학생들이 준비한 연극, 인디 밴드 <스카웨이커스>의 공연이 이어졌다.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 위원장단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 위원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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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 위원장단은 한 목소리로 감사를 전하며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보는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다. 충천이 필요한 시기였다. 눈물겹게 감사드리며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나비 율동팀>과 <율동맘>의 몸짓
▲ 공연 <평화나비 율동팀>과 <율동맘>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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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께 평화버스 참가자들은 김천 시민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버스에 올랐다. 오는 3월 8일, <사드배치 결사반대 김천시민 촛불집회>는 200일을 맞는다.



태그:#사드반대, #박근혜퇴진, #김천,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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