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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자료사진)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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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오는 7일 새로운 신한은행장이 나온다. 현재로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유력하다. 하지만 위 사장을 두고 시민단체 등이 나서서 행장 선임에 반대하고 나섰다. 야당 등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신한은행장 선임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금정연)은 지난 1일 위 사장을 위증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위 사장이 지난 2010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신한 사태를 기획·실행하고, 검찰 조사와 법원에서 위증하고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신한 사태는 2010년 9월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횡령,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드러난 경영 내분 사태를 말한다.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신 전 사장에 대한 배임·횡령 등 대부분 혐의는 2심까지 무죄를 받았다. 은행 주변에선 그동안 '윗선'의 불법 행위를 감추고자 이들이 신 전 사장을 거짓 고발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회삿돈으로 개인 변호사 수임료 지급... "신 전 사장 위한 것" 위증 혐의

금정연 쪽에서 위 사장에 대해 제기하는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라응찬 전 회장의 변호사 비용 마련 과정에 대해 검찰과 법원에서의 위증 혐의다. 또 하나는 이명박 정부 시절 라 전 회장의 지시로 정부 실세에 3억 원을 전달한 것에 대한 은폐와 위증 교사 의혹이다.

라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박연차 당시 태광실업 사장에게 50억 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위 사장은 라 전 회장의 핵심 참모였고, 채정석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를 맡게 했다. 문제는 변호사 수임료 2억 원을 회삿돈으로 지급하면서부터다. 업무상 배임에 해당될수 있는 사안이었다.

위 사장은 검찰과 법원에서 변호사 수임료 지급이 라 전 회장이 아닌 신상훈 전 사장을 위한 것이고 거짓 진술했다는 것이 금정연의 주장이다. 라 전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위 사장이 위증했다는 것.

김형진 현 신한금융 부사장은 검찰에서 이같은 위증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 김 부사장은 2009년 당시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일했었다. 조서에 따르면 "위성호로부터 라 회장의 변호사 선임비용 2억 원을 만들어달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고, 신상훈으로부터 그와 같은 말을 직접 들었던 것은 아니지요"라는 질문에 김 부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MB정부 실세에 '3억 전달한 사람' 찾아가 "다른 나라 도망가 있어라"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정치권 비자금 전달과 관련한 위증교사 및 위증 혐의다. 지난 2007년 송왕섭 신한은행 비서실 부실장 등은 라응찬 전 회장 지시로 남산 자유센터에서 이명박 정권 실세에게 3억 원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이 돈의 출처는 신한금융이었다.

금정연은 위 사장이 당시 검찰 조사 때 관련자에게 위증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위 사장이 당시 이상수 지점장을 일본에 보내 송왕섭 부실장을 만나 위증하도록 회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법원 속기록 등에 따르면 증인으로 출석한 송왕섭 부실장은 "이상수는 증인에게 '3억 원은 민감한 문제니까 너는 가만히 있어라', '자유센터 간 적도 없고 3억 원을 건네준 적도 없다고 말한 다음,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도망가 있어라'라고 말했죠"라는 질문을 받고, "예"라고 대답했다.

박중헌 은행 비서실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일본에서 이상수를 만났는데, 그때 이상수가 '나는 위성호 부사장이 보내서 왔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위 사장의 위증이 의심되는 배경이다.

물론 위성호 사장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한마디로 송 부실장의 위증을 회유하기 위해 이상수 지점장을 일본에 보낸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정의연대의 고발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위 사장의 신한은행장 선임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논평에서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유력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경우 2010년 신한 사태의 주범일뿐더러 진실 은폐를 위한 위증과 위증 교사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고발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300조 원에 달하는 자산 관리 책임을 지는 신한은행이 수많은 이들의 관심과 비판과 우려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며 무시하는 폐쇄적 태도는 또 다른 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경영상의 문제와 무관한 사안이므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7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최종 행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태그:#신한은행, #위성호, #신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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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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