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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퇴직한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재채용하며 일반 직원은 승진에서 대부분 누락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 주변에선 인건비 감축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하지만 단기간 근무하는 이들이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대출 심사 등에 소홀, 자칫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19일 임직원 1199명에 대한 상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은행권 처음으로 퇴직한 지점장을 다시 채용해 눈길을 끌었다. 성과 우수지점장 4명을 지점장으로 다시 불러들인 것이다.

이들을 2년 계약직으로 채용한 것은 인건비를 아끼려는 목적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새어 나온다. 기존정규직 직원을 추가로 지점장으로 승진시키는 것보다 퇴직금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본부직원의 영업점 발령과 구 하나·외환은행 영업점 직원의 교차 발령이 주를 이뤘고, 지점장 승진 58명을 제외하면 일반 직원 승진 인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지점장 채용 인사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문제는 계약직 형태로 지점장을 채용하게 되면 은행 전반의 건전성이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출 심사 등 은행 업무 특성상 장기적 안목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하면 이들이 가시적 성과에 급급해 실사 등에 소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업이나 개인의 신용리스크 등을 꼼꼼히 살펴 다소 보수적으로 영업을 해야 하지만 이러한 유인이 기존 직원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은행과 또 은행을 믿고 거래하는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돌아갈 수 있어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성과급 비율 확대... 임원 승진 카드까지

이 같은 우려는 KEB하나은행이 이번 인사에 '성과주의' 전략을 내세운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퇴직 지점장을 재채용하면서 이들의 성과급 비율을 기존 15%에서 50%로 확대했다. 또 실적이 좋은 이는 임원으로도 승진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조 쪽에선 이와 같은 채용 형태가 확대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전례가 없었던 인사 형태였으나 앞으로 타 은행들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 산업 전반의 건전성 문제로 부상할 여지가 있다.

김정한 KEB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실적만 채우면 그만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남은 직원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승진 누락에 따른 사기 저하는 물론 리스크까지 떠 앉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 실적이 좋았으면 그대로 지점장으로 남기든지 해야 하는데 퇴직시켜 놓고 다시 채용한다는 건 비용 감축의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고용을 확대할 경우 노사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노조 쪽 입장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어떠한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함영주 행장의 이같은 인사 스타일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함 행장은 다음 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은행 주변에선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퇴직한 이들 가운데 실적 좋은 이들로 재고용한 것"이라며 "채용에 있어 이들의 실적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능력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1월, 7월에 인사가 이뤄졌지만 빠르면 4월에도 추가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변종 성과연봉제로 볼 수 있다"며 "과거 보험사들도 지점장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고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행태로 문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해도 연봉을 삭감하고 이어서 채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또 농협의 경우 하나은행의 55세 기준보다 높은 57세 기준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2년 계약직 채용에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태그:#KEB하나은행, #하나은행, #임금피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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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01094037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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