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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2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비선실세’ 최순실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노승일 부장 '최순실 재판' 증인 출석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2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비선실세’ 최순실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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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에게 '검사 조사 대응 문건'을 통해 거짓 증언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검찰의 K스포츠재단 관계자 조사 내용이 청와대에 유출됐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의 입을 통해서다. 노승일 부장은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사건 7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증인 신문에서 검사는 노승일 부장에게 "2016년 10월 25일 1회 조사 때 사실 대로 진술하지 않았지만, 그 다음 조사 때부터는 사실대로 진술했다"면서 그 이유를 물었다.

노승일 부장의 답이다.

"사실 대로 진술하려고 했으나,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가 안종범 전 수석의 보좌관으로부터 두 페이지짜리 문건을 받았다. 그 문건에는 미르 재단 직원과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조사 받은 내용이 간략히 나왔다. 또한 '대응 문건'이라고 해서, 어떤 질문이 있으면 어떻게 대답하라, 모르면 모른다, 잘 모르겠으면 기억 안 난다고 대답하라는 식의 모범답안지 같았다. 제가 사실대로 검찰에서 진술하면, (진술 내용이) 청와대로 올라가겠구나 생각해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했다."

문건 한쪽에는 '전 직원 이메일 삭제'라고 기재됐다. 이에 대해 노승일 부장은 "김필승 이사가 '안종범 전 수석의 보좌관한테 듣고 본인이 필기했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안종범 전 수석 쪽이 이 문건을 전달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노승일 부장은 "맞다"라고 답했다.

노 부장은 이 문건에 큰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저(문건) 대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진술 내용이) 청와대에 똑같이 흘러들어가 협박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순실, 'K스포츠재단 기금 1000억으로 늘려라' 지시"

노승일 부장은 또한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 기금을 1000억 원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한 사실도 밝혔다. K스포츠재단은 지금까지 16개 대기업으로부터 288억 원의 출연금을 받았다. 

검사는 노승일 부장의 집에서 압수한 2016년 2월 18일자 회의록을 제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그날 최순실씨의 회사인 서울 청담동 더블루K 사무실에서 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는 회장으로 기재된 최순실씨, 고영태 더블루K 상무,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었다.

회의록에는 '재단에서 할 일 기획할 것(사무총장에게 전달 바람)', '재단 기금 늘리는 사업 기획', '재단 기금 1천억 규모까지 될 수 있도록'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노승일 부장은 "저는 그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런 회의를 많이 했기 때문에 회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 어떤 회의가 진행되면 박헌영 과장이 제게 회의 내용을 전달하려고 저 문건(회의록)을 줬다"라고 말했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2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비선실세’ 최순실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노승일 부장 '최순실 재판' 증인 출석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2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비선실세’ 최순실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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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검사가 노승일 부장을 상대로 한 증인 신문 내용이다.

검사 : "회의록에는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에서 향후 추진할 사업이 기재돼 있나?"
노승일 : "네."

검사 : "당시 회의 주재자인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를 모두 총괄·관리한 것인가?"
노승일 : "맞다."

검사 : "회의록의 재단 업무 관련 항목을 보면, '재단 기금이 1000억 원이 될 수 있도록' 등의 내용이 기재돼있는데, 이 내용을 아나?"
노승일 : "알고 있다."

검사 : "당시 K스포츠재단은 16개 그룹으로부터 288억 원을 출연 받기로 돼있었던 상황이었나?"
노승일 : "네." 

검사 : "피고인 최순실은 K스포츠재단의 기금을 1000억 원으로 늘릴 수 있도록 기업들의 출연금을 받아낼 사업 기획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인가?"
노승일 : "네. SK, 롯데, 부영, 포스코, KT 등 이쪽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보라고 해서, 전달했다."

검사 : "피고인 최순실이 당시 지시했던 내용이라는 건가."
노승일 : "네."


태그:#노승일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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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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