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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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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동반 성장'을 말했다. 그리고 '가족'을 강조했다. 소비자의 감동을 이야기했고, 사회 공헌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고개를 갸웃거린다. 투자는 여전히 판매사들의 몫이고, 판매 성과는 수입 자동차 회사로 돌아간다. 수조 원에 달하는 매출과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어도, 사회공헌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이야기다.

16일 낮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신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지난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탓이다. 폴크스바겐 사태 이후, 작년 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매우 힘든 시기를 지내온 것과는 정반대다. 실라키스 사장은 "작년 한 해 동안 총 5만6343대를 판매하면서 2015년 대비 20%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께 벤츠코리아는 이미 연 판매 대수 5만 대를 넘어섰다. 국내 수입차 가운데 11개월 만에 5만 대 이상 자동차를 팔아 치운 곳은 벤츠코리아가 유일하다. 그동안 국내 고급 수입차 시장을 양분해온 독일의 베엠베(BMW)를 월등히 제치고, 11년 만에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실라키스 사장은 "한국시장은 글로벌 벤츠 시장에서 판매 대수로 8번째 큰 시장"이라며 "(한국시장이) 벤츠의 아시아태평양 시장 판매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젤게이트 이후, 한국 수입차 시장서 나홀로 독주하는 벤츠

그는 이같은 성장 배경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고객 서비스라고 말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작년 한 해 동안 11개 달하는 신차 등을 전략적으로 내놨다"면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 네트워크를 확대했고,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벤츠코리아가 내놓은 세단 이(E)-클래스는 작년 한해 동안 2만3000여 대가 팔렸다. 웬만한 국산 차들의 판매를 뛰어넘는 수치다. 차량 판매가 급증하면서 그만큼 고객들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는 작년 전국에 걸쳐 전시장을 42곳으로 늘렸고, 올해는 5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비스센터 역시 작년 48곳에서 55곳으로 늘어나고, 중고차 전시장도 20개로 키운다고 밝혔다.

이상국 네트워크 개발 및 트레이닝 부문 부사장은 "2017년은 벤츠코리아에서 네트워크를 최대로 확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 확장되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들은 미래지향적인 설계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츠코리아는 이같은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전국의 판매회사(딜러사)들과 함께 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 확장에 벤츠코리아가 실제로 투자하는 돈은 없다. 이날 회견자리에서 '네트워크 투자 과정에서 벤츠 코리아가 실제로 부담하는 규모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실라키스 사장은 "벤츠 코리아가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신 "네트워크 확충 투자 대신에 이미 경기도 용인 등지에 교육센터 건립에 250억 원을 투자해왔다"고 해명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 인프라 2천억 투자는 딜러사...강요는 없다"

16일 서울 신라호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년기자간담회자리에 나온 차량들.
 16일 서울 신라호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년기자간담회자리에 나온 차량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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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같은 판매사의 투자가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벤츠코리아 차원의 강요도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실라키스 사장은 "그와 같은 지적에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벤츠코리아와 11개 딜러 그룹(판매회사)들은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제품 전략부터 전시장 등 투자 계획 등을 함께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딜러 그룹들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한국 사회에서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교육과 안전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면서 "모바일 키즈와 모바일 아카데미 등과 함께 사회공헌기금으로 31억 원을 조성했으며, 올해는 40억 원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규모는 벤츠코리아의 이익이나 경쟁 수입차 등에 비하면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여전하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4년 사회공헌기금으로 12억 원을 집행한 이후, 2015년 24억 원을 썼다. 작년에는 31억 원이었고, 올해 40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것. 매년 수백 억원에 달하는 이익과 함께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기금 증가액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작년에 발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벤츠코리아는 올 2월부터 차량 가격도 올리기로 발표했다. 대부분의 수입차가 국내 경기침체 등의 이유를 들어 차 값을 동결하거나 소폭 내리는 것과 다르다. 이에 대해 마틴 슐즈 세일즈담당 부사장은 "차량 물류비 등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다"면서 "그럼에도 2월 출시 차량에는 스타뷰 등 과거 옵션으로 제공되던 사양들이 기본으로 장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부터 불거진 벤츠 일부 차량 화재사고에 대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임원진들은 별다른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실라키스 사장은 "올해는 상대적으로 작년보다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는 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올 상반기 중 정치적으로도 불안정성이 예상돼 성장 자체가 둔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 한해 한국시장에서 6만 대 이상 판매할 계획도 내비쳤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올해도 벤츠의 독주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신뢰받는 회사로 '독주'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태그:#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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