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월호참사 1000일(1월 9일)을 맞아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도 추모집회와 영화상영회가 열렸다. 2014년 6월부터 꾸준히 매달 집회를 해오고 있는 뮌헨세기사(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회원들은 오페라 광장에 모여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앞으로도 세월호 유족들과의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이어나가기로 새롭게 다짐했다.

다함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를 제창하며 시작한 이날 추모집회의 대부분은 그간 꾸준히 참여해온 회원들의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https://vimeo.com/199469723).


"세월호 참사 이후 뮌헨에 사는 저희는 하느라고 했습니다. 30회를 훌쩍 넘겨가며 매달 한번씩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한결같이 뮌헨의 거리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계신 시민들은 저희보다 10배쯤 더 많은 노고를 바치셨겠지요. 그리고 유가족 분들은 저희의 100배, 1000배의 희생을 바치시며 진상규명을 외치시고 계십니다.

참사 후 1000일이 지난 오늘날, 100만 촛불의 힘에 의해 밝혀진 것이라곤 청와대에서 자신들의 권력유지에 지장이 있으니 시신인양을 하지말라고 지시했다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정부에 의해 무시받는 국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시 다짐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생존자 학생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자신들의 힘으로 용감하게 탈출해놓고도 배에 두고 나온 친구들을 생각하며 혼자 살아나왔다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1000일을 보냈을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미안하다, 얘들아. 죽은 아이들을 생각하느라고 살아나온 너희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던 이 어른들을 용서해주기 바란다. 앞으로는 상황이 암만 절발하게 돌아가도 너희들도 함께 챙기며 살겠다." - 임혜지

"세월호 참사 후에 슬퍼하던 몇몇이 추모로 시작한 활동이 해를 거듭하는 시위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여러분들이 힘을 보태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지난한 싸움을 하게 될 줄 몰랐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앞으로도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분들이 어렵게 싸우시는 동안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희망을 놓지말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홍명주 뮌헨 세기사 대표

"각자 세월호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가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해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독일 오기 전 3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원칙에 어긋나는 일들을 나름 어떻게든지 하지 않을려고 노력했지만, 주변에 행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내 조직안에 불협화음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싸우기 싫어서, 동료들이 좋아서 라는 이유 등으로 그냥 눈감고 지나간 일들이 많았는데, 세월호를 통해서 그런 나의 모습이 세월호 참사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동시에 원칙에 어긋난 일들을 한 사람들이 처벌 받아서 우리 사회가 조금이나마 변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 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 같은 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해자 그룹에 속하게 되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달 길거리에 나옵니다." - 박수미

"세월호 참사 후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유가족과 시민들의 아픔과 안타까움을 더한 1000일이라는 숫자가 참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때 시민들과 함께한 촛불시위을 보면서 2016년에 못다 한 세월호 문제를 2017년에 시민 즉 우리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희망적 메시지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시민이 이루어놓은 소중한 성과가 정치적 희생양으로 증발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세월호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했으면 합니다." - 유재현

"단원고 희생자 어머니께서 "그냥 기억하는 것보다 마음에 담아두는 게 훨씬 좋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의 삶을 비롯하여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하는 우리 모두의 순간순간이 단순한 기억 속에서가 아니라 마음 속에 담기기를 바랍니다." - 정재은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 추모집회와 영화상영회를 열었다.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 추모집회와 영화상영회를 열었다.
ⓒ 독일세기사

관련사진보기


회원들의 허심탄회한 자유발언 시간후, '세월호를 인양하라'및 참사 관련 구호를 외치기도 했고, 다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마쳤다. 집회후에는 베를린의 정옥희 감독이 제작한 <세월> 다큐멘터리를 영화관에서 같이 관람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뮌헨에서 제작한 세월호 다큐멘터리, <정지된 시간 (연출 박민수)>의 프로듀서, 클레어 함씨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세월호 영화를 만든 정옥희 감독의 보이지 않는 노고에 무척 감사하며, 부족하나마 재외교민들의 세월호 영화 제작으로 힘들게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세월호 가족들의 목소리가 멀리 해외에서도 전해지길 바란다"며 "한국에서도 향후 세월호 참사에 관한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https://vimeo.com/199487244).

앞서 뮌헨세기사는 지난달 <나쁜나라> 영화상영회를 열기도 했고, 2015년에는 <다이빙벨> 상영회와 아울러 독일 앰네스티와 함께 '세월호참사 인권침해토론회'를 개최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독일 인권활동가들과 언론인들의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작년 봄에는 세월호 유가족 및 4.16연대와 함께 뮌헨에서 거리캠페인을 진행하며 현지에서 꾸준히 세월호 참사를 알리고 연대하고 있다.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 추모집회와 영화상영회를 열었다.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난 14일 독일 뮌헨에서 추모집회와 영화상영회를 열었다.
ⓒ 독일세기사

관련사진보기




태그:#세월호, #독일, #뮌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