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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의 패러다임 변화, 그 불편한 진실

(해설) 한국외교가 유치하면, 국민은 치욕이고 위태롭다
17.01.13 14:4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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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의 패러다임 변화, 그 불편한 진실
(해설) 한국외교가 유치하면, 국민은 치욕이고 위태롭다

개혁보수신당(가칭) 하태경 의원이 2017년 1월 6일, 창당준비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방중한 민주당 의원들이 역대 최고위급 인사를 만났다고 한 데 대해 "실소를 금치 못하며 국회를 모욕한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난 사진을 보여주며 "민주당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고 나서 역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만난 최고위급이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한중관계에 무지한가를 말해준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2017.1.6.). 하태경도 우상호도 유치하다. 정치인의 외교에 대한 이해는 이런 수준이다.

한국외교에는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1945년 이래 한국에는 외교다운 외교가 없었다. 그 이유는 한국이 약소국이면서 정치지도자의 철학부재, 외교당국자의 전략 부재, 외교경험의 부재, 한국형 외교의 부재 등에 기인한다. 한국형 외교의 원형으로 거론될 수 있는 것은 역사학자 신채호가 평가하는 '묘청의 난'에 대한 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글은 당시 '묘청의 난(1135년)'에 나타난 지배계급 간의 알력을 두고 신채호의 평가가 맞는지 아닌지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신채호형, 즉 자주적 발상과 의지를 기준으로 2017년 현재 한국외교의 패러다임 문제를 검토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세계사적 외교에서 1972년의 미중 수뇌회담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핑퐁외교로 설명되는 미중관계 정상화에서 키신저의 패러다임 전환은 결정적이다. 이는 미중화해, 베트남전쟁의 종결, 중소대립, 중국과 베트남의 대립을 초래했다. 지금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으나, 당시로 봐서는 혁신적 변화였고 누구도 예상 못했다. 그래서 키신저는 대물이었다. 2017년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한다면 이런 혁신적 변화 및 패러다임의 변화를 구상해야한다. 여기에 그 이야기를 풀어낸다.

21세기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시간은 중국편이다. 대략 2000년 역사에서 중국이 중심적 무대에서 비켜간 것은 200년 남짓이다. 미중시대이다. 미일시대이기도 하다. 일본은 잠시 미국의 적국이었다. 미일동맹은 갈수록 견고하다. 중국의 대국굴기는 미일을 더 강하게 붙들어 맨다. 한반도는 어떤가? 남북의 대치와 갈등, 대립과 반목이 갈수록 커진다. 주변국은 이를 즐기면서 조장한다. 한국외교의 자주적 발상과 의지는 없다. 외교적 대안을 내놔봐야 친미이거나 친중, 반일이거나 친일이다(서정주 시인은 친일문제를 친일/부일/순일로 분류했다).

남북한은 서로 비방과 질시에만 능하다. 남북의 지도자가 서로를 비난하지만 제3자가 보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남북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공존이 아닌 타자의 소멸방식을 취한다. 이래서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거리가 멀다. 1900년 이래 한국외교는 미국과 일본의 추종자, 미일의 말단(末端)이었다. 이러한 한국외교를 말단외교라고 규정한다. 미국이 리드하는 세계질서에서 일본은 동반자이거나 공동이익의 분담자이다. 한국은 형식적으로 한/미/일 관계에서 그런 듯 보이지만 내용은 말단(부속물 혹은 소모품)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미일은 자국국민의 구출에 1순위를 둔다. 한반도 유사시 미일에게 한국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는 2순위이다. 이런 관계의 한국외교는 말단외교이기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주적 발상과 의지가 필요하다. 그 방책을 내놓는다.

첫째, 유엔의 활용이다. 미국중심의 유엔운영이라는 형식적 측면이 있더라도 유엔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역할도 크다. 한국은 유엔에서 중국의 역할을 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외교의 자주적 발상과 의지는 이 지점에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질서의 안정과 평화가 중요하다면 유엔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엔에서 중국의 역할과 책임이 더 중요하면 할수록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그것도 더 중요해진다. 여기서 한국은 중국에게 힘을 실어주도록 노력해야한다. 동시에 한국은 미국에게 중국이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주문해야한다. 한국은 중국이 미국의 주문을 받도록 중국의 편에서 외교노력을 경주해야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 지점이다. 즉 중국 편에서 유엔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둘째, 중국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미국과 함께 중국이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에게, 중국은 북한에게 압박을 가해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를 해결하는 순환논리이다. 그러면 한반도에는 중국에게 우호적이면서 미국에게 친화적인 정권이 수립되고 한반도는 대립이 아닌 미중관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구축할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미국의 대중투자, 대한반도투자는 늘어날 것이다. 서태평양 및 동북아지역은 알래스카로 연결되면서 미국에게 실익이 가는 환태평양 공동체영역이 될 것이다. 한국외교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 지점이다. 즉 미중의 한반도 헤게모니 공유, 동시에 남/북/러/일을 포함한 6자에 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다.

셋째, 한국은 말단외교 패러다임을 버리고 아시아의 관점에서 중국을 대하는 것이다. 한/중/일은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이다. 아시아질서는 아시아에게, 그러면 미국은 유럽과 중동, 러시아를 대하는 데에 여력이 생길 것이다. 1970년대 미중화해를 통해 미/중/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듯 아시아질서도 바뀌어야한다. 한국이 말단외교를 털어내는 것은 이 지점이다. 즉 아시아의 패권자가 일본이든 중국이든 한국은 말단이었는데,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서 아시아의 관점에서 중국문제를 미국에게 주문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은 미국을 대하는 외교기법이 바뀌어야 한다. 한국은 미일의 말단국가가 아닌, 아시아질서 수립의 참여자로 달라져야한다.

중세에는 중국이, 근세에는 일본이, 현대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질서 및 한반도질서는 달라져야한다. 한국외교는 미일의 말단이 아니고, 중국의 말단도 아닌 아시아질서 수립의 참여자로 달라져야한다. 여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한국외교의 자주적 발상과 의지, 안중근 총사령관의 패기와 기개의 지도자라는 필요조건이다. 이 조건충족은 불편하고 어렵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해야 민족생존과 한반도 통일과 평화의 길은 열린다. 한국외교가 유치하면 국민은 위태롭고 치욕이거나 굴욕이다. 1000만 촛불혁명의 저력, 이는 한국외교가 자주적 발상과 의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도 됨을 확인한 사건이었다. 2017년, 안중근 총사령관의 패기와 기개를 가진 지도자 선택이 또 하나의 사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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