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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서청원 의원 옆을 지나고 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서청원 의원 옆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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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0일 오후 8시 34분]

'무한한 책임으로 다시 뛰겠다'던 새누리당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주류와 친박계의 갈등은 점점 골만 깊어지고 있다.

10일 친박계는 '인적 청산'을 내건 인 비대위원장에게 또 다시 퇴진을 요구했다. 반격에 앞장 선 것은 친박계의 핵심,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었다.

"갈등 만드는 건 인명진" "2선 후퇴 실천, 개혁 걸림돌 아냐"

이날 오후 국회 제2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 의원은 목소리를 높여가며 인 비대위원장을 비난했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을 '목사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당에) 분파를 만들고 갈등을 만드는 건 목사님 자신"이라며 "이걸 고치지 않으면 당을 떠나야 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이 패권을 요구하며 사당(私黨)으로 만들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 자신이 탈당을 약속했음에도 인 위원장이 망신을 줘 쫓아내려 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탄핵 이후 최다선 의원으로 괴로웠다"며 "목사님이 인적청산을 말해서 '제가 당을 떠나려고 한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 그러나 탈당할 타이밍은 제게 맡겨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를 썩은 종양이라고 했는데, 저는 대한민국에 땅 한 평, 주식 하나 없다"며 "정말 저에게 하실 말씀이 아니다, 성직자는 사람을 살리고 돕는데 어떻게 할복하라고 하냐"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이 인적청산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이 인적청산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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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인적 청산 기준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인 비대위원장이 ▲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 4·13 총선패배에 책임있는 자를 탈당 대상으로 꼽은 것을 두고 "아니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일한 사람이 무슨 죄냐"고 반문했다. 또 "저도 최순실 그림자를 모르고, 그 사람들도 몰랐다"며 "제가 중요한 자리 있는 동안 최순실 문제 막아달라고 한 사람이 없어서 못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우리 당 책임이 크지만 거기에 앞장 선 사람들이 누구냐? 나간 사람들이다"라며 바른정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일주일 넘게 침묵을 지키던 최경환 의원 역시 반격에 나섰다. 그는 10일 오후 3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2선 후퇴 약속을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제가 당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 1인이 남을 때까지 새누리당을 지키겠다"던 이전 발언처럼 '탈당 불가'를 다시금 공언한 셈이다.

최 의원은 또 "무조건 대통령을 지우고 대통령을 부정하는 일에 동참하라고 강요하는 일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저 보고 탈당하라는 말은 탄핵을 당연시하고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라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모두가 대통령 곁을 다 떠난다 하더라도 저 혼자만이라도 당에 남아 대통령을 지키고 인간적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것이 신념"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책임과 결단은 저의 소신과 양심에 맡겨두고 당은 이제 제 탓은 그만 하고 개혁하고 또 개혁하는 일에 진력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진태 "인명진 비대위원장? 내가 민주당 비대위원장 맡은 격"

김진태 의원도 동참했다. 그는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총 발언을 공개하며 '인명진이 당을 떠나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 의원은 "인적청산은 마녀사냥"이라며 "나 살겠다고 새누리호 갑판에서 남을 떠밀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인 비대위원장이 전날 상임전국위원 6명을 면직해 의결정족수를 채운 일을 두고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며 "이런 무리수에는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왜 우리 당에 오셨는지 이해가 안간다. 내가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괜히 정치판에 와서 고생하실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시기 바란다. 성을 지키려면 10명이 있어도 모자라지만, 성을 뺏기려면 1명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이 인적청산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이 인적청산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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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인 비대위원장은 서 의원의 발언 내내 굳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3시 40분쯤 회의장을 나선 인 비대위원장은 서 의원의 퇴진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친박계와 동반사퇴' 요구를 두고는 "누굴 물귀신처럼 물고 가겠냐"며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한 번도 누구 보고 자진탈당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정확히는 책임을 지는 것, '일본 같으면 할복을 하는데 여러분 할복하지 마세요, 국회의원직도 버리지 말고 그냥  당을 좀 떠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런 정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도 같이 책임져야겠다'  이것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 아니겠느냐"며 거듭 친박계의 결단을 요구했다.


태그:#새누리당, #인명진, #서청원, #최경환,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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