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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의 올해 주요 핵심사업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 교육이다. 참학력 진로진학은 성적보다는 배움 중심 수업과 성장을 중시한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 수집,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 힘쓴다. 도교육청이 지향하는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걸까? <오마이뉴스>가 학교 현장에서 수업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이들이 꿈과 끼를 어떻게 진로진학으로 연계하고 있는지를 현장 취재했다. [편집자말]
홍주중에서는 매년 '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홍주중에서는 매년 '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 홍주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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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중(교장 구철모,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서는 학부모를 위한 진로 안내 프로그램 운영이 활발하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4~6차례에 걸려 학부모진로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김현진 홍주중 진로진학 교사(부장)는 "그래도 '진로 지도보다 공부가 먼저'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며 "거듭 성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심리,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학생들은 사라질 직업 위해 학교서 하루 15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지적도 곁들였다.

진로교사를 맡기 이전보다 열 배는 더 힘들다는 그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을 보면 힘이 솟고 즐겁기만 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아이들 세대에 대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세대"라며 "아이들이 교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마음 속으로 '미래에 없어질 직업인데…'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이 더 깊어진다"고 안쓰러워했다.

김 교사는 "성적을 중심으로 고등학교까지 서열화하는 데서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며 "'흥미와 적성에 따라 진로 지도했나' 되묻고 확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최근 김 교사와 진로 지도와 관련해서 나눈 주요 인터뷰 요지다.

홍주중은 진로활동이 활발하다.
 홍주중은 진로활동이 활발하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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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중의 진로진학캠프 운영 모습.
 홍주중의 진로진학캠프 운영 모습.
ⓒ 홍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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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들은 어떤가?

"아직도 변화된 지도방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학원 만능주의 때문이다. 아이들이 부모님께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학원을 끊어달라고 하지만 듣지 않는다. 학습은 배울 학(學)에 익힐 (習)인데 습(習)할 시간을 안 준다. 배우기만 하고 익힐 시간이 없다. 당연히 성적도 안 오른다. 많은 아이들이 학원 안 가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전 과목 과외를 하면서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는 학생들도 있다."

- 학부모를 위한 진로 안내 프로그램도 있나?
"지난 2012년부터 매년 4~6차례에 걸려 학부모진로 아카데미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부모진로독서아카데미'를 통해 '핀란드교육혁명 사례를 함께 나눴다. 올해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아카데미 외에도 학부모독서 동아리도 운영했다. 요청이 오면 인근 다른 학교에도 학부모 강의를 나간다."

-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진로와 관련해 조언하자면?
"학원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취업이냐, 진학이냐를 결정하는데 중3 때가 참 중요하다. 성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심리,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국의 학생들은 사라질 직업 위해 학교서 하루 15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진로는 아이들이 원하는 길을 가도록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학생들을 위한 진로진학 프로그램은?
"진로캠프, 전시 체험 놀이 공연마당, 동아리공모전 등 매우 다양하다."

홍주중 김현진 홍주중 진로진학 교사
 홍주중 김현진 홍주중 진로진학 교사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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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중 학생들이 만든 나의 미래, 나의 명함
 홍주중 학생들이 만든 나의 미래, 나의 명함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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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전체의 진로진학교육에 대해 평가하자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있다. 진로 우수교원의 경우 러시아 연수도 다녀왔다. 진로교사 처우의 경우도 전국대회에서 만나 들어 보면 다른 시도보다 괜찮다."

- 일은 힘들지 않나?
"힘들다. (진로교사를 하기 이전보다) 10배는 힘들다. 올해 경우 토요일도 쉬지 못했다. 그렇지만 즐겁다(웃음)."

- 힘들다면서 즐거운 이유는?
"아이들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접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오늘은 뭐해요? 새로운 것 배울 수 있나요? 하고 눈을 반짝이면 힘이 솟는다. 아이들이 저녁 9시 반 이전 집에 잘 안 간다. 여기(진로활동실)에서 책 읽고, 자료 찾고, 영상 찾고, 피피티(PPT) 만들고 한다."

- 진로지도, 수업혁신을 하려고 하는 분들께 조언하자면?
"수업 혁신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평가다. 평가가 달라져야 한다. 과정 중심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작년에 '수준별 수업'을 없앴다. 거꾸로 아이들 중심으로 수업하면서 '세상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사고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고 격려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공부를 중심으로 학교를 서열화하는 데서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 '흥미와 적성에 따라 진로 지도했나' 되묻고 확인해야 한다."

- 가까이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느끼는 현실은?
"엊그제 <유엔 미래보고서 2050>을 읽었다. 저자는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가 무섭다. 제 세대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때는 대학만 나오면 직장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세대다. 아이들이 교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마음 속으로 '미래에 없어질 직업인데…'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이 더 깊어진다."


태그:#홍주중, #진로진학, #충남도교육청, #학부모, #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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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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