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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박범계 "박근혜 9일 직무정지, 관저에서도 나와야"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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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래는 8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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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1차, 2차 청문회가 끝났습니다. 내주에도 3차, 4차로 이어갈 예정인데요. 이 시점에서 어제와 그제 진행된 청문회 내용을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은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이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모시고 자세한 평가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청문회가 뒤로 갈수록 재밌다'는 평가가 있어요.
"어제 같은 경우 차은택, 고영태 이런 사람들에 대해 대중적 상상력이 총동원되다 보니 매우 흥미진진해 보였던 것 같습니다."

-1차, 2차 청문회 전반에 대해 총평을 하신다면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청문회마다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1차는 대기업 총수를 불러서 (재벌 총수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 대가 관계에 있는 뇌물 성격을 가지고 (관련이) 있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고요. 2차 청문회는 아시다시피 어제 있었는데요. 최순실 자신이 안 나와서 맥이 빠졌지만, 차은택이나 고영태를 통해 박근혜-최순실의 역학 관계가 드러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순실 씨가 (청문회 증인으로) 불출석했어요. '공황장애를 앓고 있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 출석할 수 없다'고 했어요. 동행 명령까지 내렸지만 (최 씨가) 거절했어요. 이래도 되는 건가요?
"안 되죠. (불출석 사유서에 잘못 기재된 대로 말하면) 공황장애가 아니라 공항장애입니다. 독일로 도피했다가 들어오는 과정이 심란해서 그런 건지 공항에서 겪는 장애인지, 공황장애인지 모르겠고요. (공항장애라 잘못 쓰인 것을 보고) 과연 공황장애에 대해 아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었죠. 그걸 떠나 (최순실 씨는) 이 국정농단의 주인공이고 사실상 연출에 해당하는데요.

어제 차은택이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하면서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부인했고요. 사적인 청와대에서의 만남을 부인했던 차은택조차도 '(최순실 씨를) 대통령급에 해당하는 인물'로 표현했죠. 고영태 같은 경우에는 '박관천 경정이 지목한 권력 서열에 대해 공감이 간다'는 발언도 했습니다.

단순한 형사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최순실 씨는 본인과 몇십 년의 인간관계를 가졌던 박근혜 대통령, 더 나아가서 박근혜 정권, 더 나아가서 박근혜 정권 치하에서 고통받고 사는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 (청문회에) 나왔어야 했는데 구차한 변명을 대고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2차 청문회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청문회가 모두 최순실 씨와 관련된 의혹이라 계속 (출석을) 요구할 수 있죠?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3차, 4차 청문회는 증인들 (출석 요구를) 합의 했고요. 3차는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을 밝히고, 약물 청문회가 될 것 같습니다. 4차 청문회는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우병우-김기춘과 관련돼 있고요. 5차 청문회를 19일로 합의했습니다. 이때 최순실 씨를 포함한 그동안 출석을 불응한 증인들을 재소환해서 출석을 강제하려 합니다."

-이런 말이 있어요. '동행 명령장을 보내도 전부 거부한다. 강제성이 없어서 그렇다'. 법률적으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참에 정리를 해볼까요? 사람에 대한 조사, 수사를 위해 대인적 강제 처분이라는 게 있는데요. 우리가 아는 '구속 영장'이라 할 수 있죠. 구속 영장 전 단계가 강제로 데려올 힘이 있는 '체포 영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되고 있죠. 저는 가능하다고 보고요. 체포 영장의 효력은 48시간밖에 없습니다.

그다음 단계에서 논할 수 있는 게 동행 명령이라는 거예요. 동행 명령은 수사기관이 아닌 조사기관에게 부여되는 구속 영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심리적 강제입니다. 동행 명령에 불응하면 국회 모욕죄로 고발할 수 있고, 국회 불출석으로 고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나름의 심리적 강제가 있는데요.

동행 명령 자체에 강제 소환 능력을 주자는 것은 국회에 강제 소환의 힘을 주자는 얘기가 되는데요. 이 부분은 법률상 따져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회가 수사 기관의 지위도 확보하는 것이라서 당장 최순실 씨를 부르는 데에는 기분이 좋고 짜릿할 수 있지만 법률 체계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법무부가 절대 찬성하지 않을 것 같고요.

'국정조사의 기능과 용도가 무엇이냐', '맹탕 청문회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국정조사는 말 그대로 실체적 진실을 다 밝히는 것이 아니고, 조사를 해서 여러 쟁점과 의혹을 드러내서 궁극적으로 검찰과 법원에게 던져줘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내는 겁니다. 이번에는 특검이 기다리고 있죠? (국정조사는) 특검에 대한 교두보라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검찰도 이번 국정조사를 주목해서 보겠군요.
"굉장히 열심히 보고 있을 겁니다.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 정윤회 문건 수사와 관련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검찰에게 가장 큰 약점입니다."

-최순실 씨도 (청문회)에 안 나왔지만, 우병우 전 수석도 나오지 않았어요. 국회 경위들, 입법 조사관들 총동원에서 충북 제천까지 다녀왔다고 하는데 (우 전 수석을) 못 잡았다고 합니다. 전직 검사, 한 국가의 민정수석까지 한 분인데 가족들을 데리고 도망 다녀도 되는 건지 국민들이 보기에 볼썽사나운 모습 같습니다. 피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우병우 씨의 장모와 함께 동반 도주극이 시작된 거죠. 그냥 검사 출신이 아니고 아시다시피 우병우라는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던 수사 기획관입니다. 검찰의 꽃이죠. 그걸 했던 사람이고, 청와대 민정수석을 했죠. 기본적으로 성향이나 이념적 지향을 떠나 최소한의 강직함은 갖추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미꾸라지 정도가 아니라 너무 미끄러워서 손에 잡히지 않는 것 아니겠어요? 국회 입법 조사관들을 필두로 한 경위들이 소명 의식을 가지고 어제 하루종일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도주극을 말리지 못했는데요.

(우 전 수석은) 본인의 얕은 법률 지식을 이용해서 폐문부재 방법으로 출석 요구서 수령을 거부한 것이고, 그걸 전제로 해서 저희가 동행 명령을 집행하려니까 마찬가지로 수령을 거부하려는 건데요. 아마도 국회에서 고발하지 않겠습니까? 처벌 수위가 문제가 되는데 그때 이 문제를 다툴 겁니다. (우 전 수석이) 정식으로 출석 요구서와 동행 명령장이 수령되지 않았다고 그 효력을 다투기 위한 것이고, 법률가로서 지식을 악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그중 한 분입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우병우 수석은 안 나왔지만 난 건강이 안 좋아도 국회가 부르니 나왔다'는 주장을 했는데요. (청문회에) 나와서 시종일관 '모른다', '아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야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는데요. 증거가 나오니까 '착각했다'는 식으로 답했어요. '향후 특검에 대비해 법률 대응을 하려고 나왔나'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는 청문회의 백미는 김기춘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붕괴와 같은 것이죠. 꼿꼿하기 이를 데 없고 오만하기까지 했던 (김 전 실장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연신 눈을 감고 조아렸습니다. 본인의 의혹과 관련해서는 철두철미하게 부인하고 모르는 척으로 일관했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가장 약한 고리는 본인으로 인해서 죽음에 이른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작심해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을 겁니다. 검사로서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MB 정부에 어렵게 검사장까지 승진하긴 했죠. 전형적인 TK(대구·경북) 보수 검사 출신이고요. '최경환 국회의원의 백그라운드가 아니냐'는 세간의 의심도 받았고요.

최경환 의원도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고, TK(대구·경북) 출신 아닙니까? (당시 김영한 검사장이) 민정수석이 되니까 '아니, 어떻게 김영한 검사장이 민정수석으로 가냐'고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김기춘-우병우에게 꽂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기춘,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40년 동안 권세를 부린 인물입니다. 역사의 고비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린 인물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역사 뒤집기에 있어서 일등 공신이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어떻게 (청와대로) 들어갔는지는 '장모 김장자의 활약이 컸을 것이다' 등등의 의혹이 나옵니다. 장모 김장자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차은택-고영태와 동반 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았습니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말 그대로 검찰의 꽃보직을 다 누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해서 죽음에 이르게 했던 수사 기획관 출신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병우가 (민정 비서관 시절에) 김영한에게 보고하지 않고, 김 전 실장에게 바로 보고하는 직보 체계를 밟았던 것으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 김영한 민정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에 있던 홍경식 민정수석도 비교적 검찰에서 좋은 보직을 했던 인물이었는데요. '(우 전 수석이) 홍 수석도 제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습니다. 그만큼 김기춘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고요.

(우 전 수석이) 정윤회 문건이 나왔을 때 유출과 관련해서 특감반을 지휘하면서 사실상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요. 이를 통해서 검찰의 수사가 본질인 십상시, 문고리 3인방으로 이어지지 않고 (문건) 유출에만 맞춰지게 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고, 그런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우병우는 민정수석으로 승진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사실상 김기춘-우병우, 두 사람이 배제시켰죠. (김기춘, 우병우는)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에게 국회에서 민정수석을 부른다고 하니 '당신이 나가서 이야기하시오'라고 했죠. 그러자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즉시 사표를 냈고요. 그 울분으로 매일 같이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다가 급성 간암으로 죽은 겁니다. 비망록이라기보단 업무일지라 봐야 할 겁니다. 그걸 어머니에게 남겼고, 어머니가 언론사에 통째로 보내면서 진상이 규명된 겁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업무일지의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상징하는 표시, 전체 비서관 회의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다른 수석과 관련해 일방적인 지시를 내린 대목 등을 보면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의) 증거 가치와 증거 능력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다가올 형사 책임과 관련해서 이 비망록의 증거 능력을 부정하기 위해 어제 하루종일 그런 자세로 일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김 전 실장이 청문회에서) '(김 전 수석이) 몹쓸 병에 걸렸다'고 표현을 하던데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 몹쓸 병에 걸리게 한 사람이 누구냐'고요."

-특검 조사는 피할 수 없겠죠? 지금 나온 의혹이 너무 많아요.
"다시 강조드리겠습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은 이 국면에서 정호성 녹음 파일, 안종범 수석의 업무 노트와 함께 3대 증거물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을 특검이 수사하지 않으면 국민의 비판을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황영철 새누리당의 질문을 받자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박 대통령에게 가방과 옷 100여 벌을 줬는데 그 비용을 모두 최순실 씨가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서 지급했다'고 답을 했는데요. '뇌물죄'라는 국조 특위 위원들의 지적이 있었는데요. 법조인의 시각에서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제가 보기에 뇌물은 맞죠. 곁가지 뇌물이거든요.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느냐면요. 앞으로 삼성을 포함해서 등장한 8대 기업 총수들, 추가적으로 KT나 포스코 등등도 부를 겁니다. 그런데, 미르 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이 출연된 자체가 뇌물로 보이는 거죠. 삼성이 (재단 설립에) 204억 원을 냈고, 별도로 50억 원 정도 최순실, 정유라에게 보낸 것 아닙니까?

이 부분을 특검이 수사 해야 하는데 제대로 파헤쳐지고 죄명이 적용되고 있지 않다 보니까 딱 떨어지는 것에 집중한 거죠. '최순실이 고영태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을 가져다준 것, 이게 뇌물이냐'. 뇌물이죠. 곁가지 뇌물이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옷값과 가방값은 최순실 씨에게 정확히 지급했다'고 청와대가 입장을 내놨어요.
"현금으로 줬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렇게 나올 줄 알았습니다."

-미꾸라지가 너무 많네요.
"하이라이트가 세월호 7시간, 그 엄중한 시간에 부스스한 머리를 연출하기 위해 미용실 원장을 (청와대에) 들였다는 거 아니겠어요? 당초 언론에서는 '1시간 이상 머리를 만졌다'고 하니까 '20여 분 만졌다'고 (청와대가) 나오는 거 아닙니까. 미꾸라지 정도가 아니라 청와대가 완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거죠."

-대통령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거죠?
"거기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 다... 청와대는 제가 들어가기도 했지만 이상합니다. 거기 바람은 달라요. 참여정부 바람은 괜찮은 바람이었는데요. 이렇게 말하면 편향됐다고 얘기하겠지만, 참여정부 바람보다 100배 정도 탁한 바람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4차 청문회 증인 대상 가운데 정윤회 씨, 박관천 전 경정, 한일 전 경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윤회 문건 파문, 이른바 '십상시 파문'도 국정조사에서 판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박 의원님이) '김영한 전 수석도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최경락 전 경위도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요? '조사하면서 가혹 행위도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어떤 방향으로 추궁이 이뤄질까요?
"폭넓게 보면 2014년 2월에 정윤회 문건이 <세계일보>에 유출되고, 4월에 보도됐습니다. 2차 유출이 있었는데 제가 알기로는 복수의 유출이 있었습니다. 결정판으로 11월에 <세계일보>가 나흘에 걸쳐 보도하게 됩니다. 정윤회 문건을 포함한 청와대 문건은 100여 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요. 한 번에 유출된 것이 아니라 유출한 사람이 일종의 맛보기를 해주는... 던져주고, 봤는지 보는 단계를 거치면서 유출된 겁니다.

2014년 2월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 유출되거든요. 그 당시 제가 진상조사 위원장을 맡았고, 저에게 입수된 문건이 하나 있어서 유출 경위서를 국회에서 흔들었습니다. 그 경위서 내용을 보면 최 경위, 한 경위가 청와대를 사직하고 나온 박관천 캐비닛을 통해 (문건을) 복사하고, 유출했다는 검찰의 결론과 다른 유출 루트가 있었습니다."

-(다른 유출 루트가) 어떤 겁니까?
"이 문건은 형식이나 내용으로 봐서는 청와대 민정 쪽에서 작성한 것처럼 보였고요. 그 당시 제가 흔들었던 (유출 경위서의) 내용을 봐주시고요. 정윤회 문건에 최순실 씨도 나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사이가 안 좋아서 별거는 하고 있지만 그런 내용이 있었죠. 박관천 경정이 방담 형식이지만 권력 1순위로 최순실 씨를 말했죠. 이 문건 유출의 배후는 분명 박근혜 정부가 심각한 국정농단을 하고 있고, 그 정점에 정윤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언론에 흘려서 경종을 울리고 무언가 제대로 잡아 보려 했거나 권력 투쟁을 위해 정윤회, 문고리 3인방을 견제 내지는 제거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가지 다일 수도 있고, 전자일 수도, 후자일 수도 있는데요.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이 쫓겨나고 민정수석실에 있는 특감반이 원래 공직기강비서관 산하 지휘를 받는데요.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이 쫓겨난 뒤 5월에 우병우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특감반을 지휘합니다. 그러면서 유출 건 경위 조사를 합니다. 박지만 씨를 필두로 하는 '만만회'라는 게 나오고요. 김영한 비망록에도 만만회가 나옵니다. 거기에 대해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언급했다는 취지의 글도 나옵니다. 검찰 수사가 문고리 3인방, 십상시, 정윤회의 국정농단 쪽으로 가지 않고 유출에만 방향이 잡히고요.

결론적으로 박관천 전 경위나 조응천 전 비서관을 기소하기에 이르고 정윤회나 문고리 3인방에게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거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있게 된다면 과연 그때 우병우가 어떤 역할을 했고, 우병우를 지휘한 김기춘 비서실장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드러나겠죠. 제가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은 문건 유출 상황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정호성 비서관도 보고를 받았고요. (김 실장은) 아니라고 하죠. 자료에 의해서도 나오고 있고, 제가 가진 정보에 의해서도 그런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 이걸 묵인하고, 수사 방향을 틀게 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거죠."

-그 배후가 누구인지 4차 청문회 때 밝혀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해봐도 되겠죠?
"저는 4차 청문회에서 이 점에 집중할 겁니다. 우리 의원님들 중에서도 관심을 가질 분들이 계실 거고요. 한 경위가 꼭 (청문회에) 나와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입장과 내용을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탄핵 얘기 좀 여쭐게요. 내일입니다. 민주당 경우 밤샘 농성을 결정하고 오늘부터 돌입한다고 하는데요. 주요 쟁점이 세월호 7시간입니다. 새누리당 비박계에서 '(탄핵안에) 빼라', '논점이 이탈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요. <조선일보>도 그러는데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재까지 나와 있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들은 법률적으로 표현하면 개연성이 높죠. 즉, 박근혜 대통령이 304명의 아이들이 수장될 때 대한민국 최고 통치 책임자, 국가 원수로서 직무 유기하고 방관했다는 직무 유기의 개연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오후 3시 20분부터 머리를 했다니, 기가 막힐 일 아닙니까? 여러 의혹도 제기되어 있습니다. 물론, 탄핵 소추안을 보면 세월호 7시간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10가지가 자세히 열거돼 있습니다. 그중 3~4개만 인정되더라도 탄핵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왜 세월호 7시간이 들어가야 하느냐. 특히, 새누리당 비박계 권성동 위원장이 '입증되지 않은 세월호 7시간은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압니다. 제가 말했다시피 박 대통령의 직무 유기 개연성이 높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이게 탄핵 소추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박영수 특검이 이것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탄핵에 찬성하는 비박계의 입장은 나름 (좋게) 평가합니다. 갈지 자이긴 하지만, 그런 오해를 받기 싫다면, 역사의 정의 편에 서기로 했으면 세월호 7시간이 탄핵 소추안에 들어가는 걸 반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영수 특검이 수사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 탄핵 소추안에 세월호 7시간을 넣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건 아닐까요?
"네. 맞는 말씀입니다. 탄핵하면 대통령이 없어지는 거 아닙니까? 헌법에 나와 있는 마지막 칼을 쓰는 건데요. 세월호 7시간으로 티격태격하는 건... 탄핵 소추 의결문에 세월호 7시간이 들어가는 순간 특검의 강력한 수사를 피할 수 없는 거거든요. 이미 박영수 특검이 수사하겠다고 천명했지만, (탄핵 소추 의결문에 세월호 7시간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차이가 있겠죠."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사정 기관을 총동원해서 탄핵 표결 처리를 방해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이 상황에서도 청와대는 끊임없이 탄핵을 부결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지금이라도 탄핵은 부결돼야 한다. 대통령이 내년 4월 퇴임하고 대선 하면 되지. 왜 그렇게 탄핵을 하려고 하느냐'고 해요.
"헌법재판관들도 촛불 민심을 거역하기 어려울 겁니다. 헌법재판관에 이런 빌미를 줄 수는 있습니다. 당초 저는 탄핵 소추문에 대통령의 위법, 위헌 사안을 자세히 열거하고 망라하는 건 소극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하나씩 일을 다시 해야 합니다. 아마 지금 헌법재판소 구성상 재판관들은 여러 방법으로 결정을 미루려고 할 겁니다. 많은 사안을 망라하면 조사할 내용이 많아지고 자연히 시간이 많이 걸리겠죠.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 한 직무 집행은 중지되지만 신분은 유지되죠. 특검에 의해서 자연인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수사를 받게 되는 게 대통령으로서 가장 견디기 어려울 것이고, 그 뒤에 따라올 자연스러운 구속 수사, 신병 처리에 대한 부담이 어려운 대목 아니겠습니까?

첫 번째는 헌법재판소에 의한 결정이 가능한 늦게 이뤄지는 걸 원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혹시라도 헌법재판관에 의해 부결되거나 기각되면 더 좋다고 생각할 것이고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촛불민심은 검증되지 않았습니까?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모든 걸 소추문에 망라해서 죄상을 엄격하게 적시하고, 국민의 힘으로 조속한 헌재 결정을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명문으로 규정돼있지 않지만 관습 헌법을 행정 수도 이전에 썼거든요. 헌법에 명시돼있지 않은 국민의 마지막 기본권, 저항권이 있습니다."

-탄핵은 가결되겠죠?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저도 새누리당 의원분들에게 여쭤 보는데요. 탄핵 소추를 새누리당에서 주도하시는 분이 김성태 국조 특위 위원장입니다. 매일 심기를 물어보는데 결론은 잘 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탄핵이 가결되면 그날로 대통령 집무가 정지되는 거죠? 그다음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게 됩니다. 야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황교안도 탄핵 대상'이라고 하시는데요. 두 가지 입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추미애 의원님은 '정치 협상을 통해 새로운 총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계시고요.

우리 헌법에 의거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 유고 시에는 국무총리, 국무총리가 없으면 경제 부총리로 내려가도록 위계질서가 돼 있단 말이에요. '헌법대로 해야지. 정치 협상을 하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제가 추미애 대표님과 대화를 나눈 게 없어 예단하기 어렵지만 거기서 말한 정치 협상은 '황교안 총리는 곤란하다'는 전제하에 말씀하신 것 같아요. 내일부터 대통령 집무가 정지되면 황 총리가 권한을 대행하게 됩니다.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아 적합한 총리를 앉히는 것도 결국은 황교안 총리와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오죠.

그러니까 '황교안 총리도 탄핵 대상이 아니냐'는 논의까지 번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박근혜 대통령 집무가 정지되는 순간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로서 국정 농단을 적극 가담하진 않았지만, 국회로부터 방패 역할을 충실히 했던 사람들은 받아 들이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추미애 대표가) 해법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이고요.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합니까?
"오늘 다 하지 마시고요. 한국 현대사에서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모색해볼 수 있습니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거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내일 대통령 집무 정지가 되면 관저로 들어가게 됩니다. 박근혜 정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관저에서도 업무를 본다'고 했습니다. 집무 집행이 정지돼 있는데 집무할 수 있는 관저에 가면 안 되거든요. 심각한 측면입니다. 관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두 사생활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새누리당 의원 중 '고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중에 관저에서 업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김신일 납치·살해 사건이 보고된 것이 새벽입니다. 그 시간은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관저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은 그런 보고를 받고 본관으로 즉시 나가서 집무를 시작했고, 국무회의도 진행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관저 사생활과 비교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관저에도 집무실이 있다고 하니까 대통령이 관저에서 나오셔야 하는 거네요?
"그렇죠."

-저희가 관저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판단을 (야당에서) 하실 줄로 믿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함께 했습니다.

<끝>



태그:#박범계,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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