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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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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 김종성
말 그대로 '부지런히' 다녔다. 4박 5일의 여행 기간동안 총 13만 9062걸음, 약 100km를 걸었다. 하루 평균 2만 7812걸음, 20km를 걸은 셈이다. 오후 5시에나 도착했던(그래서 많이 못 걸었던) 첫날을 제외하면 평균 3만 2010걸음, 22.75km을 길거리에서 헤맸다. 마냥 걷고 싶은 도시였고, 이곳을 걷지 않는 건 심지어 죄악처럼 여겨졌다. 숙소를 나섰던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몸'은 점점 지쳐갔지만 '마음'은 점점 채워지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아름다움'에 취해 헤맨 시간이었다.

'파리의 다른 이름은 아름다움인가 보다'는 제법 느끼한 말까지 내뱉게 만들었던, 그곳의 기억을 조금씩 꺼내놓고자 한다. 가능할지 모르겠다. 비루한 언어로 그 아름다웠던 시간과 공간을 조금이나마 재현할 수 있을까. 에펠탑에서 바라봤던 파리의 야경, 루브르 박물관에서 느꼈던 온몸을 짓누르는 압도감, 은은한 조명과 함께 펼쳐졌던 세느강의 풍경을 묘사할 능력이 나에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으면 못 견딜 만큼 행복했기에 주절주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련다. 그래, '행복'했다.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파리
위치 : 프랑스 일드프랑스 지방(프랑스 전체로 보면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 : 226만 5886명 (2012년 기준)
면적 : 105.4㎢ (수원시 면적 121.05㎢보다 작다. 프랑스 전체의 0.25%에 불과하다.)
시차 : 8시간 느림.

파리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다. 그래서 '걷기'에 좋다. 여느 여행 책자를 뒤적이면 '도보 여행 코스'를 추천하는 페이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파리를 가로질러 보기도 하고, 또는 종단(縱斷)해보는 것도 좋다. 마레 지구의 골목을 정처없이 걸어보고, 아베쎄역에서부터 시작해 몽마르트르 지역을 만끽해보자. 관광'으로 파리를 들른 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여행'으로 파리를 들렸다면 무조건 걸어야 한다. 애초에 걸어야 한다는 것이 여행에 대한 소신이지만, 특히 파리는 그래야만 한다.
초콜릿과 에펠탑 모형, 메르시 팔찌 ⓒ 김종성
예산
비행기 티켓(왕복) : 68만 6600원(인터파크, 삼성앤마일리지카드 결제)
숙소 : 53만 8360원(Eiffel Capitol Hotel, 에펠 캐피탈 호텔 파리)
환전 : 350유로(41만 3852원)

비행기 티켓 가격에서 놀라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분명 '왕복' 티켓이고, 게다가 해외 항공사가 아닌 '아시아나'였다. 열심히 조회를 한 덕분에 유독 저렴한 시기(11.21~11.25)를 발견했고, 여행 일정을 거기에 맞췄다. 주말을 끼게 되면 가격이 20만 원 가량 뛰어서 '평일(월~금)'로 선택했다. 지금 파리행 비행기 티켓이 100만 원을 가뿐히 넘는 것을 보면 11월, 그것도 딱 저 시기에 '황금 기간(다른 이름은 비수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숙소는 무엇보다 '위치'를 1차적으로 고려했다. 홍콩에서 머물렀던 한인 민박이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그 '편이성'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 역 인근은 상가 및 숙소들이 밀집해 있기 마련이고, 그런 곳은 유동 인구도 많으므로 덩달아 치안도 안정적이다. 아무리 가격대가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위치에서 가산점을 줄 수 없다면 재고하는 편이 좋다. 숙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기로 하자.

환전을 얼마나 해야 할지는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하게 되는 고민거리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대략 10만 원을 쓴다고 생각하고 예산을 짜라고들 하는데, 역시 그 정도를 기준점으로 잡으면 적당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좀 덜 쓸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음식'에 별다른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파리는 생각보다 물가가 비싼 편라는 점을 감안하는 게 좋다.

'VISA카드' 사용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굳이 많은 금액을 환전할 필요는 없다. 지하철 티켓을 끊을 때(기계)도 카드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현금만 왕창 챙겨갔다면 난감할 수 있다. '카드 우위론'을 좀 더 밀어붙이자면, 매번 현금을 꺼내는 불편함도 없을 뿐더러 동전이 생기지도 않는(제법 무겁다) 등 '편의성' 면에서 카드가 훨씬 유용하다. 그밖에 '로밍' 혹은 '포켓 와이파이' 대여 비용과 공항까지 가는 교통비를 추가하면 예산의 틀이 완성된다.
파리 여행 일정

♬ 1일 차
- 17:00 파리(CDG) 도착
- 숙소 도착
- 에펠탑

 ♬ 2일 차
- 몽마르트르 지역(아베쎄 광장, 사랑해 벽, 물랭루즈, 갈레트 풍차, 오 라팽 아질, 생 뱅상 묘지, 달리 미술관, 몽마르트르 박물관, 몽마르트르 언덕, 사크레쾨르 성당)
- 시테 섬(새익스피어 앤 컴퍼니, 생트샤펠 성당, 콩시에르쥬리,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 시청, 퐁네프의 다리)
- K-마트
- 몽파르나스 타워

♬ 3일 차
- 마레 지구(바스티유 광장, 보주 광장, 빅토르 위고의 집, 생폴 생루이 성당, 로지에르 거리, 피카소 미술관)
- 생제르맹데프레 지역(뤽상부르 궁전, 생쉴피스 성당, 생제르맹데프레 성당, 들라크루아 박물관)
- 루브르 박물관

♬ 4일 차
- 베르사유 궁전
- 오랑주리 미술관
- 메르시(merci)
- 오르세 미술관

 ♬ 5일 차
- 에펠탑 지역(트로카데로 정원, 샤이요 궁)
- 샹젤리제 지역(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 19:00 파리(CDG) 출발

에펠탑 ⓒ 김종성
사크레쾨르 성당 ⓒ 김종성
노트르담 대성당 ⓒ 김종성
루브르 박물관 ⓒ 김종성
뤽상부르 궁전 ⓒ 김종성
베르사유 궁전 ⓒ 김종성
오르세 미술관 ⓒ 김종성
개선문 ⓒ 김종성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정말 바지런히 일정을 소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보고 싶었던 곳은 대부분 다녀왔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제법 효율적으로 동선을 짰던 것 같다. 에펠탑 근처에 숙소를 잡아 첫날의 애매함을 에펠탑 전망대로 채우는 건 신의 한 수였다. 또, 인근 지역을 묶어 하나의 블록을 만들어 하루를 쏟아부었다. 루브르 박물관은 수요일에, 오르세 미술관은 목요일에 야간 개장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 저녁 시간을 완전히 비웠다.

어찌보면 '살인적'일 수도 있지만, 짧았던 기간(여행은 언제나 짧다)이 주는 약간의 조급함은 여행자의 발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후회는 없다. 아쉬움도 남지 않았다. 물론 또 다시 가보고 싶다. 굵직한 장소들(이른바 명소)들을 훑었으니 다음에는 좀더 느긋하게 파리의 '거리'들을 걷고 싶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길고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태그:#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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