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미국 37대 대통령) 닉슨 탄핵 때도 공화당 모두가 안 떠났고, 르윈스키 사태로 클린턴 전 (미국 42대) 대통령이 어렵다고 민주당이 다 떠난 것은 아니다. (대통령 비자금 사태인) '20억+알파'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곤혹을 치를 때도 국민회의가 하나 되어 사죄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 됐을 때도 당 사람들이 다 떠나지 않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미국의 탄핵 사례까지 가져와 '우리가 당을 떠나면 안 되는 이유'를 길게 설명했다. 22일 오전 새누리당을 떠난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향한 비판이자, '연쇄 탈당' 우려에 대한 읍소였다.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새누리여야 진짜 정치"

이 대표는 22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하며 "좋을 때도 새누리고, 나쁠 때도 새누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진짜 책임 정치고 정치다운 정치다"라고 강조했다. 당 상황이 악화됐다고 섣불리 탈당 결정을 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자간담회 초반, 남 지사와 김 의원에 "두 분을 위해 축복의 기도를 한다"고 말했던 이 대표의 말은 당내 탈당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서 180도 달라졌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당대표로서 오늘은 정말 슬픈 날"이라고 탈당 소식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워낙 자유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니 잠시일지라도 새누리라는 틀을 벗어나 대한민국 창공을 나는 송골매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응원했다.

반면, 연쇄 탈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당이) 좋을 때는 어떤 식으로든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되려고 발버둥 치면서, 당이 어떤 곤경에 처했다고 마치 조직원이 아닌 것처럼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이슬 먹고 큰 사람처럼 하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남 지사가 기자간담회 도중 '서청원 전 대표가 친박 지도부를 압박해 탈당 예비자에 모욕을 주거나 조직적 방해를 조종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이런 것에 담력이 약한 상태로 당 대표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의견으로 듣는 것이지, 좌지우지되는 그런 형태의 리더십은 발휘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관련 기사 : 남경필 "조폭들이나 하는 정치, 서청원 은퇴하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 새누리당 탈당 선언한 남경필-김용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나는 배신의 정치하는 사람 아니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이정현 대표의 지역구인 순천에서 한 시민단체가 상경,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순천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정론관에서 "순천 망신, 부끄럽다. 이정현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제게 손가락질하고 비웃고 비난한다고 하면 감내하겠다"면서 "하지만 상대방이 힘 없어졌다고 등짝을 걷어차고 내쫓는 이런 비정한 정치, 배신의 정치, 얄팍한 계산의 정치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악화된 여론에 휘말리기보다는 당에 남아 재건에 힘쓰겠다는 주장이자, 사퇴를 압박하는 비주류 의원들을 '배신의 정치'로 규정한 비판이었다.

한편, 이 대표는 초·재선 모임과 중진의원 모임 등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로드맵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렇게 안들이 나온다면 최고위와 상의해 제로 그라운드에서 모든 문제를 다룰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애당초 비대위 구성 제안이 구체화되면, 이 대표가 제시한 로드맵인 '오는 12월 21일 사퇴 및 다음해 1월 21일 조기 전당대회'를 백지화하고 조기 사퇴의 가능성도 열어두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만약 진지하게 비대위든, 전당대회든 논의를 해서... 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대안이 나오면 논의한 것을 놔두고 다시 새로 논의하는 것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태그:#이정현, #새누리당, #최순실, #박근혜, #남경필
댓글1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