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그러나 한 번도 여성 인권의 대변인이 아니었다."


미국 최대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각)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한국의 여성 인권이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NYT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둘러싼 국정농단 사건으로 한국에서는 여성을 지도자로 뽑으면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라며 "가뜩이나 전 세계 양성평등 순위에서 하위권인 한국에서 여성 인권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와 여론조사는 박 대통령이 남녀 모두에게 지지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특히 촛불집회에는 박 대통령의 모교인 후배 여중생들도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NYT는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하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국 최초의 미친 대통령이 된다는 데 한국은 지난 2012년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해냈다"라는 가수 이승철의 트위터 내용도 소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노년층 보수표를 겨냥했고,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를 내세웠다"라며 "박 대통령의 이미지는 여성과 거리가 멀었다"라고 분석했다.


NYT는 대선 토론 당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 후보는 여성 대통령이 아니라 여왕이 되려고 하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실망감을 전했다.


또한 "많은 국민이 역대 남성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을 기대했으나, 박 대통령은 더 심한 특권의식을 보여줬다"라며 비가 와도 다른 사람이 우비를 씌워줄 때까지 기다린 박 대통령의 일화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 여성 장관은 단 2명"


NYT는 "박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으로서나 여성 인권의 대변인으로 나선 적은 없었다"라며 "박 대통령 취임 후 한국의 양성평등은 더욱 악화되고, 성범죄와 남녀 간 소득 격차는 더욱 늘어났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호 변호사가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라고 말한 것을 전하며 많은 여성단체들이 오히려 성차별을 조장하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NYT는 "우리는 군주 시대를 살았다. 박 대통령이라는 여왕 밑에서 충실한 새누리당의 신하들만 있었을 뿐이다"라며 "반성하고 뉘우친다"라는 김성태 새누리당의 지난 13일 비상시국회의 발언을 덧붙였다.


<LA타임스>도 지난 20일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19명의 장관직 중 여성은 단 2명만 기용하는 등 여성 인권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태그:#박근혜, #최순실, #여성 인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