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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3이 나선다. 박근혜 하야하라"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친 고3 수험생과 학생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고3 집회'에 참석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여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고 바로 거리로 나온 고3 수험생들이 있다. 이들은 촛불을 들고 행진하며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한 시민은 "기성세대로서 너무 부끄럽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은 1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고3 수험생을 비롯한 중·고등학생 100여 명이 모였다. 학생들은 '이제는 고3이 나선다 수능 끝 하야 시작'이라는 펼침막을 내걸었고, '길라임은 하야하라',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등의 팻말도 들었다.

수능을 치르고 집회에 참여한 안혜연(18)양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지난 주말 민중총궐기 집회 때도 나왔지만, 수능을 끝내고 (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화가 나 있는 고3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 나왔다"라고 말했다. 혜연양은 정유라씨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출결·성적처리 특혜를 받은 사실에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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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기분 나쁘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맨날 공부만 학생이 전국에 한두 명이 아니다. 자기 실력도 아니고 엄마의 인맥으로 대학에 쉽게 들어가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세상에서 태어난 게 실망스럽다. 저희가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혜연양은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비판하는 일부 기성세대의 지적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혜연양은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졌고 의식이 깨어났다. (정치·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모습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자랑스럽다"라며 "민중총궐기 때 전국에서 많은 학생이 올라와 행진했다.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이에는 제한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온 고3 수험생도 있었다. 홍성민(18)군은 "친구들과 만나면 '헬조선'이라고 하면서 대한민국이 망했다고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종범이 아니라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데, '엘시티 비리 사건을 신속·철저하게 수사하라'고 했다. 책임 회피다"라고 지적했다.

성민군도 정유라씨가 받은 특혜에 분노했다. 그는 "이화여대에 가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제 친구는 수시모집 예비합격 6번을 받고 힘들어하고 있다. (정유라씨는) 이런 꿈의 학교를 부모 믿고 들어가고 대학생활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성민군은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성과연봉제와 철도민영화 논란도 강하게 비판했다.

분노의 자유 발언...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수능 끝내고 박근혜 하야 집회 참석한 학생들 "청와대 방 빼" ⓒ 유성호
촛불 든 고3 "대통령님 제발 국민들 앞에 부끄러운 줄 아세요" ⓒ 유성호
이날 촛불 집회에서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하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고교 1학년생 장윤지(16)양의 발언이다.

"저는 이 나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성공하면 잘 살 줄 알았다. 평일과 주말에 밤 12시까지 '야자'하며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정유라씨는 열심히 공부하고 출석해 대학에 갔나. 정유라,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의 삶은 노력 없이 모든 것을 얻어가고 잘못해도 처벌받지 않는 삶이다.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공부하고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그 첫걸음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정한 수사를 받고 물러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는 학생도 많았다. 고교 1학년생 이하령(16)군은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이 지난 후 나타난 박 대통령은 '구명조끼 입고 있었다는데, 학생들을 그렇게 찾기 힘듭니까'라고 했다. 7시간 동안 보고받았다는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꼭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해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의료시술을 받았는지, 잠을 잤는지, 밀린 드라마를 봤는지 국민 앞에 나서 무엇을 했는지 꼭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온 한 학생은 "어른들은 저희에게 공부하라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배운 민주주의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이상, 민주주의를 공부하고 100점을 맞을 필요가 없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집회를 끝낸 후, 청계광장 옆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촛불집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촛불 시민들, 고3 수험생 향해 "부끄러운 세상 보여줘서 미안하다" 세월호 참사 자원봉사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고3 집회'에 참석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나온 고3 수험생과 학생들을 격려하며 이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나라를 위해 제발 하야 하세요" ⓒ 유성호
수능 끝내고 박근혜 하야 집회 참석한 학생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 유성호
박근혜 하야 촛불 든 고3 수험생과 학생들 ⓒ 유성호
태그:#고3도 "박근혜는 하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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