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55)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법리 검토 등의 이유를 들면서 검찰에서 요구한 16일 대면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통령도 사생활이 있다.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보호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증거인멸을 위한 시간벌기용 꼼수", "끝까지 책임을 모면하려는 정치기획"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다시 상기시켰다. 이에 대해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담화문에서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 박 대통령의 약속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라 물었고,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 사과는 결국 국민의 비판을 잠시 피하려는 새빨간 거짓말임이 분명해졌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유 변호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경미 대변인은 "대통령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무엇인지 해명해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검찰 조사를 지연시켜 검찰의 책임 추궁에서 빠져나갈 묘수라도 찾으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선의로 추진한 일이었고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한 유 변호사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이 여전히 변명으로 일관하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대통령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도 비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검찰 수사 마무리 시점에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는 유 변호사의 발언을 지적하며 "대통령 자신이 국정을 마비시키고 수사를 지연하면서 원활한 국정운영과 성실한 수사를 강조하는 뻔뻔함에 할 말을 잃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통령의) 사생활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려 하는 것은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할 수 없는 변명"이라며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아야 한다. 박 대통령이 국가수반으로서 마지막 해야 할 일은 비겁한 회피가 아니라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