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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지리산 천황봉에 다녀왔습니다. 전북 장수에서 사과 농장을 하고 있는 지인을 돕기 위하여 며칠 머물다가 시간이 되어 농장 주인과 함께 지리산 천황봉을 하루에 다녀 오기로 하였습니다.

3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장계면 읍내에서 김밥과 간식을 준비합니다. 천황봉까지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인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으로 출발합니다.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장터목까지 5.8Km, 장터목에서 천황봉까지 1.7Km입니다. 국립공원 지리산 안내도에는 백무동에서 장터목까지 4시간, 장터목에서 천황봉까지 1시간 30분 소요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백무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전 8시입니다. 배낭을 메고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지리산 안내도를 받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평일이어서인지 산을 오르는 사람은 우리 둘 밖에 없습니다.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니 등산로 옆에 빨간 감이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물소리는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립니다. 단풍도 곱게 물들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도 촬영하며 오르니 산행 속도가 느려집니다.
백무동계곡의 단풍 ⓒ 이홍로
백무동계곡의 단풍 ⓒ 이홍로
백무동계곡의 시원한 물 ⓒ 이홍로
장터목 산장 ⓒ 이홍로
천천히 오르다 보니 참샘에 도착하였습니다. 시원한 물을 받아 마시니 가슴까지 시원합니다. 배낭을 내려 놓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산행을 하면서 휴식을 오래하면 출발할 때 오히려 힘이 듭니다.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출발합니다. 해는 떠 올랐겠지만 깊은 계곡이어서 햇볕을 볼 수 없습니다. 

천천히 쉬면서 오르다 보니 드디어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과 한 개를 먹었습니다. 계단을 오르고 산죽 사잇길을 걷다 보니 소지봉(1312m)에 도착하였습니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둘만이 이 아름다운 지리산을 만끽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산을 오르고 있는데,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립니다. 지리산을 종주하며 장터목산장에서 잠을 자고 하산하는 등산객들입니다. "안녕하세요?"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2박 3일 동안 지리산을 종주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부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산을 오릅니다.

산을 오르다가 휴식하기 좋은 곳이 있어 잠시 쉬면서 김밥을 먹었습니다. 새벽 5시에 아침을 먹었더니 오전 11시인데도 배고픔을 느낍니다. 김밥 한 줄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등산객 한 분이 올라옵니다. "안녕하세요?" "백무동에서 몇시에 출발하셨나요?"하고 물으니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보다 30분 늦게 출발하셨는데 빠른 속도로 올라 오셨습니다.

산을 오를수록 상고대가 보입니다. 하산하는 등산객들의 말에 의하면 장터목 산장 주변에는 상고대가 환상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장터목산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 30분입니다. 과연 장터목산장에서 앞산을 바라보니 온통 하얀 세상입니다. 산장에서 따뜻한 커피를 사서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천황봉으로 출발합니다.
천황봉으로 오르는길에 만난 풍경 ⓒ 이홍로
천황봉을 오르는 등산객들 ⓒ 이홍로
지리산 풍경 ⓒ 이홍로
상고대와 파란하늘 ⓒ 이홍로
천황봉 가는길 ⓒ 이홍로
장터목산장에서 천황봉까지는 1.7Km입니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장터목산장 주변은 하얀눈이 내린 것처럼 나무에는 눈꽃이 피었습니다. 백무동은 가을이었는데 장터목산장은 겨울입니다. 장터목산장에서 제석봉을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여 숨을 헐떡이며 올라갑니다. 죽은 고사목들이 자주 보입니다. 전망대에 서니 그 풍경이 장관입니다. 안개는 산봉우리를 덮었다가 벗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천황봉으로 오를수록 하얀눈꽃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머리가 하얀 어르신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을 오르십니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출발하셨나요?" 하고 물으니 백무동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셨다고 합니다. 우리보다 2시간 늦게 출발하셨는데 우리를 추월하고 계십니다. 우린 천천히 걸으며 경치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며 걸어서 늦어졌는가 봅니다.
천황봉 가는길 ⓒ 이홍로
천황봉 가는길 ⓒ 이홍로
천황봉 가는길에 만난 풍경 ⓒ 이홍로
천황봉으로 가는길에 만난 풍경 ⓒ 이홍로
천황봉으로 가는길에 만난 풍경 ⓒ 이홍로
천황봉으로 가는길에 만난 풍경 ⓒ 이홍로
구름속의 천황봉 ⓒ 이홍로
천황봉 주변의 상고대 ⓒ 이홍로
천황봉으로 오를수록 그 경치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바람이 매섭게 불어 무척 춥습니다. 습한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는 상고대가 아름답게 산을 변화시켰고, 반대쪽은 푸른산입니다. 천황봉에서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천황봉에 가시면 상고대가 환상입니다"라고 얘기해 줍니다. 과연 천황봉으로 오를수록 상고대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생각지도 않은 풍경을 보며 우리 둘은 신이 났습니다. 장수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동행자는 담배를 끊지 못하였는데, 담배 때문에 숨이 더 차는 것 같다며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말합니다.

천황봉은 구름속에서 희미하게 보입니다. 천황봉 아래 바위에서 바람을 피해 잠시 서 있는데 그 사이에 천황봉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드디어 천황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금 시간은 오후 1시입니다. 1915m 정상 표지석 옆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합니다. 중산리쪽에는 햇살이 눈부시게 환합니다. 차가운 바람 때문에 오래 머물 수가 없습니다. 천천히 하산을 합니다. 자동차가 백무동에 있으니 다시 같은 길로 하산해야 됩니다.

내려오면서 바라 보는 풍경은 오를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기온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지 하산할 때의 상고대는 오를 때 보다 많이 사라졌습니다. 백무동에 하산하여 따뜻한 두부에 막걸리 한 잔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날 생각지도 않은 상고대를 마음껏 구경하고, 단풍까지 구경한 지리산 산행 정말 즐거웠습니다.
태그:#지리산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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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취미가 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산행기록 등을 기사화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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