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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청년미래부는 '최순실 게이트'를 맞닥뜨린 대한민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아 '박근혜에게 레드카드를'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각자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정의당 청년 당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장해야 하는 이유를 <오마이뉴스>에 연속기고합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의 다양하고도 거침없는 목소리가 독자 여러분께 가감없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편집자말]
필자는 전직 20대 총선 정의당 청년출마자이자, 여전히 학생들에게 "스승"으로 남고 싶은 학원 강사이다. 이제 곧 5년차에 접어드는데, 요즘처럼 수업하기 힘든 적이 없었다.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유일하게 내가 투여한 노력만큼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공부라고 가르쳐 왔지만, 정작 한 집단에 의해 철저하게 부정당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이나 정치 수업에서는 박근혜(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생략하겠다. 헌법을 지키지 못한 자에게 대통령은 과분한 호칭이다) 덕분에 학생들은 "어차피 현실에서 지켜지지도 않잖아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들에게 반론할 말이 없다.

학생들의 교과서가 알려준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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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가르칠 때면 학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과거의 일을 우리가 알아서 뭐해요?"이다. 그때마다 난 이렇게 답한다.

"역사도 정치와 같이 생물이다. 해결되지 않은 역사, 해결해야 할 역사, 다시 평가해야 할 역사 등 현재 우리의 삶을 설명할 고리들이 역사에 있으며 역사는 계속 변화한다. 너희는 여기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역사가 계속 살아 숨을 쉴 수 있게 미래를 위한 책임감을 길러야 한다."

수업 목표를 명확하게 천명했기 때문인지, 그동안 필자를 거쳐간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사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 그들이 배웠고, 작게나마 가지고 있었던 희망을 권력을 가진 자들이 철저하게 망쳐놨기 때문이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가가 저지른 행위는 학생들의 수업 교재만으로도 비판이 가능한, 적어도 중등교육을 마쳤다면 옹호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하나, 박근혜는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주권을 최순실과 연결된 집단에게 다시 넘겼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개인의 주권을 정치인에게 넘겼다고 하여, 그 주권이 정치인의 소유물은 아니다(법과정치 교과서 정치체제로서의 민주주의 부분).

즉, 박근혜는 개인 소유도 아닌 주권을 일개 개인과 그와 연결된 집단에게 넘기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한 것이다.

둘, 대표자는 국민의 주권을 양도받았기에 권력행사의 방향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어야 함에도, 박근혜 뒤에 있던 최순실 집단의 권력행사 방향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의 반대였다.(생활과윤리 교과서 부패이론 부분)

셋, 비정상적인 권력행사에 대해 주권을 가진 국민은 저항권을 발동할 수 있다.(법과정치 교과서 사회계약론 부분) 이것이 의무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타나지만, 저항권을 발동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이에 박근혜와 최순실 일가 뿐만 아니라 그들의 추종자들의 반응은 비민주성을 넘어 반민주적이다.

넷, 바른 사과는 듣는 사람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 사과해야할 행위가 정확해야 하고, 그에 의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발화자가 인지하고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 동시에 재발 방지에 대한 내용도 추가할 수 있다. (국어 교과서 화법 부분) 박근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사과할 줄 모르는 대표자였다.

박근혜가 물러나야할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그 누구보다 최근까지 정규 교과과정을 잘 숙지해온 학생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청소년들도 시국선언, 너무나 반갑다

지난 11월 1일 오전 전북 익산시 원광고등학교 교내에 붙은 학생회 명의의 정부 비판 대자보.
▲ 원광고 교내에 붙은 정부 비판 대자보 지난 11월 1일 오전 전북 익산시 원광고등학교 교내에 붙은 학생회 명의의 정부 비판 대자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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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들도 시국선언에 가세하고, 거리로 나온 것은 너무나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기성세대가 "불완전한 존재"라고 판단하는 그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했고, "더 성장하고 있음"을 그들 스스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시국선언은 천편일률적으로 줄을 세우는 교육 제도 속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의 부정의함을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정의로움을 외치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필자가 정치에 뛰어들었음에도 가르치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 역시 청소년들을 통해 희망은 끊임없이 생산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청소년의 시국선언, 더 나아가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해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이들도 시민의 자격으로 당당하게 거리로 나온 개인이다.

하야는 당연하고, 그 이후에는?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분노로 뒤덮인 광화문... "박근혜 하야하라"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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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하야한다고 당장 사회가 공정해진다고 믿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다. 정권이 교체된다고 사회가 공정해진다고 믿는 것도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다.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그 이후에 만들어갈 사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들을 가르쳐온 강사로서, 교육정책의 변화를 주장한 출마자로서, 미래세대의 고민을 해결해나갈 청년미래부의 부본부장으로서, 이제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참정권에 대해 실효적인 고민과 정책들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투표권을 부여하는 나이 제한을 더욱 낮추고, 청소년의 정당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번 시국선언을 통해 청소년들은 시민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가, 그리고 이들과 한 집단인 새누리당까지 모두 미래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다. 박근혜는 당장 하야해야하며, 그 이후의 사회를 위한 답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태그:#시국선언, #청소년, #정의당, #최순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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