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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9일 오후 9시 20분]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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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북한의 의견을 확인해 보고했다는 이른바 '북한 쪽지' 문제와 관련해,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 국정감사에서 "'이 쪽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의 존재 여부 자체가 기밀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이날 정보위 관련 브리핑에서 "이 원장이 '쪽지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을 때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기준에서 볼 때, 지금은 말할 시점이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도 "북한이 아무리 불량국가라 해도 이건 국정원의 '신의에 관한 문제'라며 쪽지 관련 내용에 대해 NCND(확인도 부인도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완영 의원은 또 이 원장이 "회고록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회고록이 구체적이고 사리에 맞기 때문에 사실이나 진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회고록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이라고 본다. 치밀한 근거를 갖고 기술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장의 그 발언의 전제는 '개인 의견'이라는 것"이라면서 "(개인이 아니라) 국정원장으로 말해달라는 야당의원들의 요구에 그는 'NCND가 원칙이다. 국정원장이 확인해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때 기밀이면 지금도 기밀이다.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07년 11월에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회의에서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에 확인하자고 제안하고 문 실장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원장이 "개인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어떤 자료에 근거한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자료 본 건 아니고 확인 중에 있으며, 제 개인적인 생각에 상식적으로 볼 때 그렇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원장이 자료가 있느냐는 여당의원들의 반복된 질문에 "'확인 중이다.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확인 못 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완영 의원은 "이 원장은 '(논란 내용이 '송민순 회고록을 통해) 나올 것은 이미 다 나왔다. 그러니 현 시점에서 그에 대해 국정원이 공식 확인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구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황당하고 이해가 안 된다, 수치스럽다"고 답했으며, 사후 통보에 대해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이른바 '북한 쪽지' 자료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계속 찾아보고 좀 더 검토한 뒤에 기회가 있을 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공개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이병호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송민순 회고록' 내용이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국정원장 자격으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두 개의 스탠스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호 원장이 "'송민순 회고록' 내용을 진실이라고 본다"고 말한 부분과 관련해 김병기 의원은 "어떤 자료를 보고 한 발언은 아니"라고 말했고, 이태규 의원은 "국정원의 성격상 뭔가 자료를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병호 "국정원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 경계"

19일 오전 국가정보원에서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직원들이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19일 오전 국가정보원에서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직원들이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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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감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송민순 회고록'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에서) 이번 사안은 정쟁이 아니며 '북한 쪽지'를 공개하는 것이 국가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면서 "우리 당의 주장에 대해 '색깔론'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진실이 뭔지 규명하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관련 내용을 첫 번째로 해서 역대 정권의 종북 의혹을 다 공개하고 털고 가자는 전제하에 이른바 '북한 쪽지' 관련 자료도 공개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태규 의원은 "새누리당은 '북한 쪽지' 중심으로 사실여부를 밝히라는 것이고, 민주당은 사실상 자료를 공개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런 정치공방을 조속히 매듭짓는 차원에서 국정원이 북한과의 접촉 내용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병호 원장은 "국정원이 다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정치에서 떨어지려 한다"면서 "이런 논란에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휘말리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기 때문에 정치에서 벗어나는 게 국정원 운영의 요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태그:#송민순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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