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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방사장에 황새를 입식한 뒤, 마을주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단계적 방사장에 황새를 입식한 뒤, 마을주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무한정보>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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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에 드디어 황새가 돌아왔다. 과거 황새가 번식했던 큰 소나무 바로 아랫집에 사시던 이예순 할머니가 그렇게 기다리던 황새가 60여년만에 원동 제자리로 온 것이다.

예산군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야생복원을 위한 단계적 방사를 위해 지난 12일 대술 궐곡리(원동)에 설치한 방사장 안에 황새 한쌍을 입식했다. 최찬식 면장과 신양순 이장을 비롯해 주민들이 큰 박수로 황새를 마을식구로 맞아들였다.

이날 황새입식이 다른 어느 곳보다 뜻깊은 것은 황새번식장을 지은 자리가 60여년 전 야생황새가 둥지를 틀고 텃새로 살며 새끼를 키웠던 장소기 때문이다.

황새번식장 바로 위에 이를 증명하는 황새번식지 비석(일제강점기 건립)이 세워져 있고, 바로 옆에 황새가 살던 시절을 생생히 증언했던 이예순 할머니(2013년 100세에 작고)의 집이 있다.

지난 2009년 기자가 황새비석을 취재했을 때 할머니는 집 옆 큰 소나무 위에 황새가 새끼를 치고 번식하던 시절 얘기를 생생하게 들려 주었다.

한국전쟁을 전후해 새끼를 잃은 황새가 마을을 떠났고, 할머니의 남편도 행방이 묘연해 졌는데, 할머니는 황새가 돌아오면 애들 아버지도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현재 이 집에 살고 있는 할머니의 큰아들 김중철씨가 번식장 안 황새를 관리하게 됐다.

방사장 안에 풀어놓은 황새모습.
 방사장 안에 풀어놓은 황새모습.
ⓒ <무한정보>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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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를 맞이한 김씨는 "어머니가 살아계셨으면 참 많이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힌 뒤 "이제 황새가 제자리를 찾아왔으니 잘 보살펴서 새끼를 품고 텃새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이장도 "우리 마을로 황새가 와서 너무너무 반갑고 기쁘다. 특히 마을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오려고 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걱정이 큰데 오늘 황새 입식이 우리 고장의 우수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버팀목이 돼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한 뒤 "황새도 건강하게 잘 키우고 폐기물매립장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방사장에 입식한 황새는 수컷 2002년생, 암컷 2003년생으로 성숙한 한쌍이다.

황새를 데려온 생태연구원 윤종민 박사는 "다산을 한 건강한 한쌍이고, 중요한 개체다. 앞으로 이곳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적응훈련을 하고 야생으로 방사해 번식을 유도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이 사랑으로 보살피고 자연환경을 더 많이 되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군은 이날 봉산면 옥전리에도 2006년생 수컷과 2003년생 암컷 황새 한쌍을 입식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황새, #대술 황새, #황새복원, #예산황새공원,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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